ICM이 끝났다.

지난 1년 정도를 이에 대한 준비를 하며 지낸 듯하다.

정작 ICM의 본 행사에는 별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미 연구의 일선에서 멀어진 듯도 하고 History Symposium에 신경도 쓰이고, 앞에서 진을 다 빼 놓으면 마지막쪽에 있는 심포지움에서 제대로 못할지도 모른다. 특히 발표할 자료를 미리 만들어 두지 못해서 이 자료를 검토하고 작성하는 일을 병행하다 보니 발표를 들은 것은 Simons 교수님의 일반 강연, 개막식, Milnor 교수님의 Abel Lecture와 Mark Green 교수님의 Griffiths 교수님 연구 결과 소개 정도만을 들어가 들은 듯하다. 아 Hairer 교수님의 강의도 들어 보았다. 나머지는 시간을 내서 동영상으로 들어볼 예정임...


우리나라가 ICM을 진행하면서 아직 선진국과 같이 계획적으로 대회를 운영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인도의 ICM에 비하면 100배 낫고 중국의 ICM 보다도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진한 점, 계획적이지 못한 점이 많이 눈에 띈다. 이것은 차차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겠지. 단지 대회에 대한 예산이 마지막 순간에 가서 많이 깎인 점은 아무리 나라가 어려운 때이지만 국회가 더 계획적이 되어야 한다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원래 적은 예산으로 해야 할 회의라고 본다면 미리부터 이를 알려주어야 한다. 몇 년에 걸쳐서 계획하고 공고한 것을 예산만 깎으면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다고 지금의 국회 의원들은 생각하는 것인지?


History Symposium은 마지막 이틀에 걸쳐서 열렸고 이 행사는 한국수학사학회가 IMU에 신청하고 IMU가 ICM LOC와 협의하여 진행이 결정된 형식의 심포지움이었다. 이 진행은 LOC가 주관하여 하는 것이므로 ICM의 본 행사이지만 우리나라가 계획한 행사 처럼 되었다. 이 계획을 실제로 시작한 것은 프랑스의 Chemla 교수님이었고 이 심포지움은 이 Chemla 교수님과 함께 계획하고 진행하였다. History Section (19)에 초청된 3분의 연사 말고 12분의 연사를 더 초빙하였는데 2분은 마지막 순간에 올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10분만 참석하였다. 영국,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에서 각각 한 분, 한국 둘, 프랑스 셋이다.


프랑스 파리 대학의 Chemla(쉐믈라) 교수님 (오른쪽)


더 많은 참석자를 모으려고 했지만, ICM이 배정해 줄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이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8월 19일에 초청강연 3분의 발표 이후, 2분 심포지움 강연을 듣고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8월 20일에는 나머지 10분의 강연이 있었고 매우 수준 높은 강연을 들었다.


저녁 식사에 초대된 연사들


참석자 중에는 Siegmund-Schultze 교수님(위의 사진 왼쪽)에 동반하여 참석하신 June Barrow-Green 교수님(왼쪽에서 두 번째)도 계셨다. (옆의 Jeremy Gray 교수님과 환담 중) 내가 샀던 (아직 제대로 못 보았음) 삼체문제의 역사에 대한 책의 저자이다. 


두 번째 날에는 배정된 강의실이 30명 남짓 들어가는 작은 방이었다. 외국인 교수님들도 항상 수학사에는 좋은 방을 배정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런데 우리 학회 이장주 교수님과 그 방을 맡았던 두 도우미 학생의 활약으로 조금 지나서 방을 바꾸어 받을 수 있었다. 옆에 빈 방이 생겼는데 우리 방은 너무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학생들이 본부에 건의한 듯. (이 사건의 배후에 이장주 교수님이 계셨다는 이야기가...) 덕분에 넉넉한 강의실 (넓이 두 배)에서 강연을 들었고 이 강연장도 꽉 찼었다.


이런 성황에 모든 강연자들이 만족했고 이 가운데 3분은 다음날에 우리와 함께 간송 소장품 전시회와 경복궁을 구경했다. 경복궁은 나도 2002년에 들어가 보고 나서 처음인데 놀라울 정도로 잘 단장해 놓았다. 예전의 썰렁했던 경회루 주변이 정말 잘 정리되어 있었고 장독대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너무 많은 중국 관광객 덕분에 마치 중국에 온 듯했는데, 이 분들은 중국말도 잘 하는 분들이어서 들리는 중국어 소리도 알아듣고 별로 이질감을 느끼지 않은 듯...)


어쨌든 예상 외로 성황리에 끝났고, 우리가 원했던 우리 나라 소개도 별 과오 없이 잘 한 듯하다. (우리 나라 역사/문화 소개, 우리 수학사 소개, 우리 학회 소개 등등...) 이 과정에서 학회 부회장님들, 여러 이사님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셨고 이 분들은 중국에서 보다 더 감동한 듯이 보였는데... (음식이 중국보다 더 좋았을리는 만무고 사람들의 마음이 더 중요했을 듯...)


우리 나라의 현대미술관(MoMA)에서 수학 전시회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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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대전의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의 CAMP 시설에서 "동서양 수학사 여름학교"가 있었다. NIMS의 후원을 받아 한국수학사학회가 주축이 되고 수원대 고영미 교수님께서 주관하여 조직하고 행사를 진행하였다. 나도 조직위원의 한사람이긴 했지만 행사 전날까지 외국에 있었던 관계로 행사에 즈음하여는 하나도 기여한 바가 없고 행사 중에도 시차 문제로 제대로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 행사는 한국수학사학회의 여름 행사로 항상 있어왔던 태백 컨퍼런스 대신 열렸다고 할까 이를 희생하고 열렸다고 할까... 태백 컨퍼런스가 중요한 행사인데 올해는 국제수학자대회(ICM)가 서울에서 열리는 관계로 이와 관련된 행사를 하자는 아이디어에 따른 행사였다.


실제로 이 행사 동안에 숙식은 CAMP에서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바람에 정말 쾌적한 공부 환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깨끗한 숙박시설에서 쉬고 행사장과 그 인근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충분하기를 넘었다. 비록 CAMP에 준비되어 있는 수학 도서가 역사와는 많이 떨어져 있어서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지만 이 밖의 토론장과 강의실의 시설은 부족함이 하나도 없다. 마지막 시간에 감사의 인사 중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행사 동안 "이런 것이 잘 안된다"는 식의 말을 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이 시설을 준비 운영하는 분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행사를 한 두번만 해 봐도 이런 말을 안할 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김동수 소장님이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고군분투 하고 계시는데 이를 직접 도와드리기는 힘들지만 그 분들의 노력이 수학계의 발전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입이 열 개라도 다 말하기 힘들다는 점은 짚고 나가지 않을 수 없다.


거기서의 강의 내용은 대부분 현장에서 마련해 준 강의록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양수학사에 6시간 강의와 2시간 워크숍, 서양수학사에 8시간 강의와 3시간 워크숍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실 3박 4일 일정이면서도 실질적으로 1시에 시작하여 12시에 끝사는 3일 간의 일정으로는 벅찬 감이 있다. 특히 나의 제안으로 강의가 한 시간 늘어난 것을 생각하면 많은 분들의 여름학교 생활을 너무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홍성사 교수님께서 정리하여 주신 동양 방정식론의 역사는 중국, 한국, 일본을 한 시간씩 나누어 정리하여 주셨으며 매우 균형잡힌 정리였다고 생각된다. 한편 동양 산학의 방정식 풀이법에서 산대를 이용한 풀이법을 직접 경험해본 윤혜순 박사님의 강의와 워크숍은 매우 신선했다. 말로만 들어 본 계산법을 직접 해 보면서 숫자로 써 볼 때랑 얼마나 다른 경험인지를 처음 느꼈다. 여러 해에 걸친 연구와 조사도 이러한 경험과 같은 것을 느끼게 해 주지 못했다. 역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옛 말을 바꾸어 해 주셨던 옛날 선생님의 말씀 "백견불여일행(不如一見行)"이라는 말이 꼭 맞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장주 교수님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역사적 추론은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양 방정식론의 역사는 전체적으로 고영미 교수님의 작품이다. 전체 계획부터 자세한 내용까지 고영미 교수님의 각고의 노력의 결실이다. 이와 함께 장혜원, 한경혜 교수님의 강의도 새로운 역사적 안목을 뜨게 해 주는 강의였다. 준비가 미비한채로 강의에 임하게 된 나의 갈루아 이론은 역시 전체적인 이론의 조망도 다 감당하기 어려웠다. 안그래도 어려운 이론을 짧은 시간에 감당할 수 없어서 매우 간략한 조망으로 끝내고 마지막 시간은 이 여름학교 동안에 다른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생각하게 된 점들을 요약하여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지막 시간을 마쳤다.


워크숍 시간에 참가자들이 보여준 열의는 모든 진행자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고, 시작부터 끝까지 한 시간도 빠지지 않고 강의실에서 경청했던 참가자들의 열의 또한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시차로 잠을 잘 못자서 시간중에 졸음과 싸우느라 고생했지만 올라오는 길에는 보통 학회 때와는 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의 사진 가운데 몇 장을 올려 놓아 본다.


시작 전에 강의 내용을 점검해 본다.


아리랑으로 시작된 환영사


홍성사 교수님의 강의


이재화 박사님의 강의


고영미 교수님의 강의


이상욱 교수님의 강의


강의중인 장혜원 교수님


내가 한 강의(워크숍)


한경혜 교수님 강의


이장주 교수님 강의


윤혜순 박사님과 임정미 선생님의 워크숍



저녁식사와 다음날 점심 식사



끝 시간 워크숍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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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서 점심을 마친 일행은 영도로 들어가 해양박물관을 구경했다. 해양대학 근처에 세워진 건물이면서 꽤 큰 규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별로 볼 것이 많지 않았다. 역시 수족관이 커야 하겠지만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수족관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은 것 하나 뿐이어서 아쉽다. 동식물을 보여주는 것은 별로 많지 않았고, 이보다 나은 것은 우리나라 옛 선박의 모형과 역사적 자료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몇 가지 새로운 것, 유물 등을 관람하고 3층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몇 가지 논의를 한 다음 다시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 맞은편의 차이나 타운에서 유명하다는 만두집을 찾아 들어갔다. 여기서 우리나라 중국 음식의 진수를 맛볼 줄은 몰랐다. 푸짐한 탕수육과 깐풍새우(?) 두 접시에 6명이 넉넉히 먹고 추가로 시킨 찐만두와 물만두 두 접시는 거의 남길 뻔 하였다. 다른 상에 앉은 젋은이 4명은 우리와 비슷하게 먹었다. (만두만 한 접시로 줄인 정도) 비가 많이 오는데 택시로 다시 영도로 들어와 고신대학교를 찾아 올라갔다. 산 정상 부근에 학교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안개가 끼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채로 학교 기숙사에 들어와 잤다. 


기숙사는 정말 깔끔했는데 아마 게스트룸이었던듯. 편안하게 10시 좀 넘어서 잠을 잤고, 아침에 7시 반 정도까지 잤으니 푹 잤다. 일어나서 샤워하고 안개낀 캠퍼스에서 사진을 조금 찍었다.



약속한대로 9시가 되어서 계영희 교수님의 안내로 발표장인 월드미션센터로 향했다. 안개가 낀 캠퍼스를 걸어가며 찍은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오른쪽 안개 속에 잠긴 건물이 월드미션센터이고 홍성사 교수님과 계영희 교수님이 걸어가시는 모습이 보인다. (이 사진에서 사진사의 키가 앞에 보이는 두 사람보다 큰지 작은지 알아내 보십시요.)


여름컨퍼런스를 하게 된 발표장은 새로 지은 건물에 아주 깨끗한 교실이어서 웬만한 세미나실 보다도 더 좋다. 여기에 고신대학교 학생들이 전날 떡과 과일, 차와 과자 등을 정말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아침 식사를 제대로 했다고 할 정도로 대접이 좋았다. 참석하신 분들도 20명이 되고 고신대학교 학생들도 도우미 겸 와서 있었다. 발표장이 꽉 찬 느낌이었다. 오전에 홍성사 교수님께서 일본의 세키 타카카즈가 일으킨 일본 산학의 특징을 이야기해 주셨다. 계속해서 조재근 교수님의 통계학사와 김종명 교수님의 삼각법의 역사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점심은 고신대에서 많이 멀지 않은 고기집에서 푸짐한 갈비를 먹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발표장으로 돌아와서 오후 세션을 계속했다. 오후의 유일한 발표는 박창균 전회장님의 발표였고 수학의 방법론을 잘 정리하여 소개해 주셨다. 곧이어서 이상욱 부회장님의 수학사 연구의 방법과 그 의의에 대하여 여러 수학사가들의 관점을 설명해준 워크숍이 있었다. 청중에게 질문도 하시고 해서 1시간이 길지 않은듯 잘 듣고 이어지는 break에 홍교수님 내외분은 일찍 서울로 향하셨다. 너무 늦으면 힘드셔서 우리도 나가 배웅하고 나머지 워크숍을 계속했다.


둘 째 시간은 고영미 교수님께서 19세기 초반의 duality의 성립 과정에서 있었던 일종의 paradox 같은 문제를 수학자들이 어찌 해겼해 갔는가를 설명해 주었으며 이것은 사영기하학을 강의할 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내용이었다. 아직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3차곡선을 가지고 한 번 계산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짧은 40분 동안에 사영기하의 기초부터 다 강의하느라 정말 속도감 있게 이야기하셨는데 나중에 시간을 가지고 계산을 해 보아야겠다. 


마지막 시간은 내가 19세기의 기하학 발전과 클라인의 Erlangen 목록을 번역하는 작업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로 했었지만, 화요일 밤에 왕승호박사와 이야기하던 것이 머리에 남아 있고 정작 이야기 해야 할 내용은 별로 더 읽어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새로이 생각하게 된 것을 이야기했다. 결국 처음으로 발표자료를 준비하지 않고 발표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한 이야기는 별로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어서 조금 더 생각해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된다. 


최대한 빨리 컨퍼런스를 마치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에 도착하여 롯데리아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졸면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작한 시간은 9시 15분. 예정보다 3분 늦었다. 지하철로 갈아타고 집에 들어오니 식구가 모두들 기다리고 있는 듯. 큰애만 나보다 늦게 퇴근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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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5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것은 공식적인 후기는 아니고 어느분인가가 학회 뉴스레터에 공식 후기를 쓰시기를 기다리며 간단한 기록을 한다.


HPM이 무엇인가는 앞에 짧게 소개하였지만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 일요일 오후에 여행가방을 끌고 DCC에 도착하여 처음 한 일은 선물로 주는 가방에 Proceeding과 ProgramBook을 넣는 일. 모든 사람들이 한 시간 가량 이 준비를 했다. 그리고 숙소로가서 가방을 놓고 나와서 갑천을 건너서 수목원을 산책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대전 수목원은 정말 잘 되어 있고 많은 수종과 꽃이 있었는데 한 중간에 있는 공연장에서는 '국카스텐'이 공연을 하고 있는 듯. 그러나 대부분의 동행자들은 '국카스텐'의 이름도 모르는 분들. 무시하고 나무와 풀들을 보러 갔다.^^ (나무와 풀에 밀린 국카스텐ㅠㅠ)

수목원의 서쪽 반을 보고 빠져나가니 동네는 만년동. 먹자골목이 눈앞에 펼쳐졌다. 일요일이라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어디를 가나 찾다가 들어간 집은 칼국수와 뭔가 매운 것을 파는 집이었는데 사진찍은 것이 없는듯. 오징어와 두부 두루치기인가를 하나씩 시켜 먹고 막걸리도 한잔씩 돌리고 칼국수를 먹었던듯. 그리고 사람 하나도 안 다니는 수목원 담장길을 따라서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때가 되어 아까 낮에 받은 프로시딩이랑 프로그램북을 보는데 프로그램북에 어디에도 플레너리 강연의 초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안되는데... 열심히 찾아봐도 없어서 파일을 보니 플레너리는 삽입하지 않았네... 이런. 급히 학생에게 연락하여 세 페이지를 편집하고 인쇄소에 물어보니 일요일은 문을 닫았고 월요일 오전까지 일하기는 어렵다고, 그냥 복사집에서 하는 것이 빠를거라고 한다. 학생이 인터넷을 뒤져서 대전 토요코인 바로 밑에 있는 복사집을 알아가지고 김간사에게 전화하여 직접 뛰어가서 인쇄를 했다. 밤 11시에 가서 거의 한 시간 걸려서 한 듯. 이것을 다음날 아침에 프로그램북과 함께 나누어 주었다.


다음날 아침에 식사는 숙소 꼭대기의 식당에서 컨티넨털 스타일의 양식으로 하고 학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학회 동안 사진 몇 장 찍은 것은 나의 페북에서 보시기를. 개회식에 이어 단가 공연이 있었고 곧바로 Plenary 강연으로 들어갔는데, 나는 골치아픈 것이 시려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 시간때우기 작전을 썼음. 덕분에 무슨 이야기 했는지는 잘 모름. 홍교수님께서는 정말 열심히 들으셨는지 모두 재미있었다고 하셨던 듯 하다. 그리고 논문 발표 세션이 시작되었다. 한 세션 끝나고는 점심시간.  만년동에 나갔다. 이창구 교수님께서 일찍 오셔서 모시고 강교수님께서 소개하신 대나무밥집으로 갔다. 여러 가지 우리 음식이 나와서 맛있게 먹고 잘 돌아왔다.


저녁때는 동양사람들이 모임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 발표회를 했는데 제목이 Preparatory Meeting for Asian HPM이었던가? 홍성사 교수님께서 사회를 보시고 발표는 전 한국수학사학회장이셨던 이창구교수님과 일본의 모리모토교수님께서 발표해주셨다. 이것은 경청하였는데 이창구 교수님은 조선시대의 수학과 이 때 사용했던 중국의 수학책들에 대한 말씀이었고, 모리모토 교수님은 17세기 일본의 위대한 수학자 세키 다카카즈의 제자 가운데 형제인 두 사람의 업적에 대한 소개였다. 


이것이 끝나고 만찬을 들었는데 DCC 2층의 식당에서 부페로 했다. 음식 수준은 괜찮은 정도. 그래도 간단한 회와 메일국수 그리고 충분한 메뉴와 디저트가 있어서 모두들 즐거웠던 듯 하다. 황선욱 교수와 바방(Barbin) 교수가 인사를 하고 몇 사람이 돌아가며 인사하고 식사했다. 우리는 일본 교수님들과 마주 앉아서 식사했고 내 앞에는 이소다 마사미 교수가 식사했다. 이 친구는 낮동안에 자기가 만든 여러 가지 교육용 자료를 보여주었고 여기서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특히 자기 어머니는 백제계 사람이어서 백제 사람들이 이주해서 사는 동네 이야기를 했다. 모리소바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좋아했던 친구.

저녁을 먹고 헤어져서 숙소에 와서는 꼭대기층 식당에 모여 맥주 한 잔을 했는데, 맥주사러 나와 이상욱교수님이 나갔다 왔다. 넉넉히 6팩을 사와서 한 두팩을 마셨다. 나머지는 나중을 위해서 저장... 


다음날 아침은 일요일날 이승온선셩님이 사다 주신 토마토와 빵으로 때우고 나가서 플레너리 강연 듣다 말다 하고 세션을 돌아가며 듣고, 참석하신 박창균 회장님과 좌장을 바꾸어서 박회장님이 오후의 내 시간에 대신 좌장을 맡으시고, 나는 저녁때의 두번째 Asian HPM 사회를 했다. 이번에는 중국의 취안징 교수님의 중국 HPM의 역사 소개와 Chairman 바방 교수님의 본토 HPM의 역사 소개가 있었다. 이것이 끝나고는 아시안 HPM에 참석했던 몇분 교수님들과 저녁식사를 하러 만년동으로 갔다. 중국집 차이나공에서 식사는 했는데 음식은 그냥 그런 정도. 예산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듯. 그래도 거기의 최 연장자인 곽서춘(구오 슈 츈) 교수님은 매우 좋아하시는 듯. 술도 잘 드시고 부인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바방 교수와 남편은 황선욱 교수님, 김성숙 교수님, 이상욱 교수님과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 듯. 홍교수님 내외분은 곽서춘교수님 내외분과 잘 지냈고 모리모토교수님과 이소다 교수님은 나와 취안징교수님과 또 홍콩의 린선생님 그리고 시안에서 같이 오신 첸교수님과 모두 어울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다시 들어와서는 꼭대기층에 갔었나 기억나지 않는다. 이승온 교수님은 아마도 학교일로 학교에 돌아가셨다가 다음날 오신댔나 해서 우리끼리만 올라갔던 듯.


그 다음날은 수요일이고 오전에 Plenary 강연을 듣고 워크숍인가가 있고는 Excursion으로 공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물론 갔다. 나는 발표준비를 해야 해서 빠졌고 홍교수님 일행은 공주는 보실 필요가 없어서 선운사를 향했다. 그런데 수요일 오후에는 비가 오기로 되어 있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모두들 돌아올때까지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듯. 나는 학회장 앞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방에 들어가서 발표준비를 하려고 했으나 피곤하여 잠시 잤던 듯. 4시쯤 방이 더워서 1층에 내려와서 발표준비를 하니 어느새 모두 돌아와서 5시 반쯤인가 저녁먹으러 나가자고 한다. 조금 준비한 것을 뒤로하고 다시 만년동으로 나갔나? 가서 먹은 것은 내 기억이 맞다면 순두부. 모두 순두부를 먹고 이상욱교수님만 콩국수로... 그리고 들어와서는 꼭대기층에서 또 맥주 한 잔 하면서 이승온교수님 오시기를 기다렸다. 8시가 넘어서 회의가 끝나고 그리고도 조금 걸려서 도착하신 이승온교수님과 또 11시까지 마셨던 듯. 마신 양은 맥주 한 캔. 결국 발표준비는 못했다.


수요일 밤부터 태풍이 올라온다는 말이 있었는데 목요일 새벽이 되어 갑자기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비도 좀 오고 해서 바람소리에 새벽부터 깨서 잠을 설쳤다.

오늘은 기필코 발표준비를 하려고 오전에 플레너리를 듣고 저녁때의 LOC 식사도 마다하고 낮부터 방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점심에 중국 교수들을 데리고 만년동에 다시 갔다. 곽서춘교수님과 취안징 교수님을 모시고 한국수학사학회 관계자들과 모인 자리라서 또 한참 식사를 했고 발표시간인 2시반이 다 되어서야 돌아왔는데... 다시 Jin교수님이 따님과 대전 구경을 한다고, 또 김성숙 교수님 생신이고 해서 케익이나 사야지 하고 둔산동에 나갔다. 윤혜순 박사님은 김창일 교수님 호텔을 옮기러 토요코인에 들리고, 그리고 나서 방에 들어와 피곤한 중에 준비를 한 1/4 정도 했는데 저녁때가 되어 다시 홍교수님과 식사하러 갔다. 이번에 간 집은 사리원면옥. 저녁은 이승온 교수님께서 사셨다. 돼지불고기와 냉면을 맛있게 먹고 소주도 한 잔 했는데, 돌아오니까 피곤해서 잠시 누워서 쉬고 해야지가 깜박 잠이 들어버렸다. 자다 깨 보니 새벽 2시반. 물을 한병 반을 마시고서야 정신이 들어서 발표준비를 했는데 한 시간 반 정도에 대충 끝내고 잠이 들었다. 


금요일 아침에 8시 20분에 눈이 떠져서 급히 간단히 요기하고 세수하고 (면도도 못한 채로) 9시 홍성사 교수님의 Plenary 강연에 참석했다. 한 5분 늦은 듯. 오후에 내가 할 발표 내용의 상당부분을 이 강연에서 해 주셔서 내 강연은 편해지게 되었다. 플레너리를 듣고 나서 다시 올라가서 짐을 싸가지고 체크아웃 하고 내려왔다. 오전 세션에 배교수님이 발표하는 것을 우리말로 하시는데, 갑자기 영어 해설을 조금 넣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거기 있던 영문과 학생들과 번역 원고를 만들었다. 발표 20분 전에 시작해서 조금 하다 보니 도저히 불가능해서, 발표 시간을 다음분과 바꾸어 놓고 번역을 했다. 발표 시간 1분 전에 끝을 내고 나니 정신이 없다.

점심은 우리끼리 갔었나? 김소영 간사만 두고 우리끼리 사리원 면옥에 가서 만두 한개랑 냉면 한 그릇을 먹었다. 이번에는 김창일 교수님이 점심을 샀나? 맛은 괜찮은듯. 그리고는 들어와서 조금 있다가 마지막 우리 세션이 있었다. 첫째 발표시간은 나와 Jin Yuzi 교수의 발표 (발표는 Jin교수님이), 둘째는 나와 홍교수님 내외의 발표 (발표는 내가), 그런데 발표장이 달라서 이쪽에 있다가 저쪽 방으로 뛰어가는 식이었는데, 그런대로 무난히 넘어갔다. 발표는 준비가 안 된 것에 비해서는 그런대로 무난히 잘 한 듯. 영어야 그저 그러했지만 내가 준비를 잘 못한 홍정하의 부분은 아침에 홍교수님께서 잘 설명해 두셔서 나는 말만 꺼내고 자세한 부분은 안해도 되어서 다행이었다. 원리 부분만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서 그런대로 넘어가고 나니 좌장을 맡았던 Pengelley 교수가 자기도 비슷한 것을 공부한다면서 내 발표 부분의 한 가지가 흥미로왔다고 했다. 처음 보는 친구(나보다 4-5년 위인 듯)여서 뭐를 공부하나 홈페이지를 나중에 들쳐보니 Algebraic topology를 공부하면서 수학사도 강의하는 것이 나와 비슷한 것에 관심이 있는 친구인 듯. 내 발표 끝나고 홍교수님의 발표를 듣고 나니 학회 일정이 모두 끝났다. Closing ceremony에는 못들어가고 Jin Yuzi 교수 보내고 나서 학회가 파하니 모두들 헤어졌다. 나는 OC가 준비해온 쵸콜렛과 와인 선물을 받고 회의장을 모두 치우는 간사님 등의 일을 보고 거의 마지막으로 회의장을 나왔다.


올라오는 길은 수학사학회 간사님 등이 같이 올라오는 차편에 끼어탔고, 많은 물건들을 실어서 트렁크는 꽉 찼고 앞자리에까지 가방을 싣고 올라왔다. 역시 안성에서 고속도로가 막혀서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올라오니 10시다. 거의 4시간 걸린 셈. 중간에 윤박사님을 내려드렸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김간사님과 정박사님은 집이 가까워서 나를 내려주고 같이 떠났다.


써 놓은 것을 다시 보아도 먹은 이야기 밖에는 없고, 정신없이 지냈는데 별로 한 것도 본 것도 없는 것 같다. 결국 내가 빠진 저녁식사장에서 이상욱교수님이 나를 대신해서 학회의 계획을 외국 교수님에게 전했던 듯. 그래도 빠트린 일은 없는 것같고, 참가했던 사람들도 기분나쁜 기억은 없을 듯하다. 이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할만 한 듯. 가장 많은 일을 한 분은 배재대 김성숙 교수님이고, 그 다음으로 비슷하게 많은 일을 한 분은 숭실대 황선욱 교수님이다. 아마 학회 성공의 공은 이 두 분에게 돌려야 할듯. 


이 학회의 후속으로 몇 가지 학회가 계획되어 있다. 조만간에 중국에서 모임을 만들겠다는 취교수님과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ICM의 위성학회를 일본에서 연다는 모리모토교수님이 있고 또 중국 하이난에서는 내년에 모임이 한가지 이미 계획되어 있다. 우리 학회로서는 갑작스럽게 국제화가 진행되는 듯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빠지게 될거 같다. 모두 힘을 합해야 겨우 해나갈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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