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M이 끝났다.

지난 1년 정도를 이에 대한 준비를 하며 지낸 듯하다.

정작 ICM의 본 행사에는 별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미 연구의 일선에서 멀어진 듯도 하고 History Symposium에 신경도 쓰이고, 앞에서 진을 다 빼 놓으면 마지막쪽에 있는 심포지움에서 제대로 못할지도 모른다. 특히 발표할 자료를 미리 만들어 두지 못해서 이 자료를 검토하고 작성하는 일을 병행하다 보니 발표를 들은 것은 Simons 교수님의 일반 강연, 개막식, Milnor 교수님의 Abel Lecture와 Mark Green 교수님의 Griffiths 교수님 연구 결과 소개 정도만을 들어가 들은 듯하다. 아 Hairer 교수님의 강의도 들어 보았다. 나머지는 시간을 내서 동영상으로 들어볼 예정임...


우리나라가 ICM을 진행하면서 아직 선진국과 같이 계획적으로 대회를 운영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인도의 ICM에 비하면 100배 낫고 중국의 ICM 보다도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진한 점, 계획적이지 못한 점이 많이 눈에 띈다. 이것은 차차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겠지. 단지 대회에 대한 예산이 마지막 순간에 가서 많이 깎인 점은 아무리 나라가 어려운 때이지만 국회가 더 계획적이 되어야 한다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원래 적은 예산으로 해야 할 회의라고 본다면 미리부터 이를 알려주어야 한다. 몇 년에 걸쳐서 계획하고 공고한 것을 예산만 깎으면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다고 지금의 국회 의원들은 생각하는 것인지?


History Symposium은 마지막 이틀에 걸쳐서 열렸고 이 행사는 한국수학사학회가 IMU에 신청하고 IMU가 ICM LOC와 협의하여 진행이 결정된 형식의 심포지움이었다. 이 진행은 LOC가 주관하여 하는 것이므로 ICM의 본 행사이지만 우리나라가 계획한 행사 처럼 되었다. 이 계획을 실제로 시작한 것은 프랑스의 Chemla 교수님이었고 이 심포지움은 이 Chemla 교수님과 함께 계획하고 진행하였다. History Section (19)에 초청된 3분의 연사 말고 12분의 연사를 더 초빙하였는데 2분은 마지막 순간에 올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 10분만 참석하였다. 영국,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에서 각각 한 분, 한국 둘, 프랑스 셋이다.


프랑스 파리 대학의 Chemla(쉐믈라) 교수님 (오른쪽)


더 많은 참석자를 모으려고 했지만, ICM이 배정해 줄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이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8월 19일에 초청강연 3분의 발표 이후, 2분 심포지움 강연을 듣고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8월 20일에는 나머지 10분의 강연이 있었고 매우 수준 높은 강연을 들었다.


저녁 식사에 초대된 연사들


참석자 중에는 Siegmund-Schultze 교수님(위의 사진 왼쪽)에 동반하여 참석하신 June Barrow-Green 교수님(왼쪽에서 두 번째)도 계셨다. (옆의 Jeremy Gray 교수님과 환담 중) 내가 샀던 (아직 제대로 못 보았음) 삼체문제의 역사에 대한 책의 저자이다. 


두 번째 날에는 배정된 강의실이 30명 남짓 들어가는 작은 방이었다. 외국인 교수님들도 항상 수학사에는 좋은 방을 배정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런데 우리 학회 이장주 교수님과 그 방을 맡았던 두 도우미 학생의 활약으로 조금 지나서 방을 바꾸어 받을 수 있었다. 옆에 빈 방이 생겼는데 우리 방은 너무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학생들이 본부에 건의한 듯. (이 사건의 배후에 이장주 교수님이 계셨다는 이야기가...) 덕분에 넉넉한 강의실 (넓이 두 배)에서 강연을 들었고 이 강연장도 꽉 찼었다.


이런 성황에 모든 강연자들이 만족했고 이 가운데 3분은 다음날에 우리와 함께 간송 소장품 전시회와 경복궁을 구경했다. 경복궁은 나도 2002년에 들어가 보고 나서 처음인데 놀라울 정도로 잘 단장해 놓았다. 예전의 썰렁했던 경회루 주변이 정말 잘 정리되어 있었고 장독대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너무 많은 중국 관광객 덕분에 마치 중국에 온 듯했는데, 이 분들은 중국말도 잘 하는 분들이어서 들리는 중국어 소리도 알아듣고 별로 이질감을 느끼지 않은 듯...)


어쨌든 예상 외로 성황리에 끝났고, 우리가 원했던 우리 나라 소개도 별 과오 없이 잘 한 듯하다. (우리 나라 역사/문화 소개, 우리 수학사 소개, 우리 학회 소개 등등...) 이 과정에서 학회 부회장님들, 여러 이사님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셨고 이 분들은 중국에서 보다 더 감동한 듯이 보였는데... (음식이 중국보다 더 좋았을리는 만무고 사람들의 마음이 더 중요했을 듯...)


우리 나라의 현대미술관(MoMA)에서 수학 전시회를 보면서...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