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68

펜로즈의 책

우연히 Roger Penrose가 쓴 책 The Road to Reality를 보게 됐다. paperbound로 된 두꺼운 책이라 잠시 빌려 놓고 언제 읽어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오늘 잠시 서문을 봤는데 수학 공식을 쓰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써있다. 그러니까 그냥 수학으로 설명한다는 말 같아서... 알라딘, 교보 등의 책방에 들어가니 한글 번역도 있다. 누가 이런 책을 번역하지 싶지만 정말 힘든 일을 했다고도 생각되고 여기 나오는 수학을 다 아는지도 궁금하다. 어떤 의미에서 이 내용의 일부분이 내 전공이지만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하지만 책에 대한 평에 보니 사람들이 자연의 실체를 수학으로 설명해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들 썼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수학/수학책 2021.08.14

후카야 켄지 교수의 수필 (1)

* 오래 전에 번역했던 글을 옮긴다. 원래 나의 홈페이지에 있었는데 사정상 홈페이지가 변경되고 글을 옮겨두지 못했다. 후카야 교수의 허락을 받은 번역은 아니다. 이 것을 보고 후카야 교수의 글을 읽는 사람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이 책은 일본의 젊은 수학자(기하학자)인 후카야 켄지 교수가 쓴 책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을 써 두는 것은 우선 내가 읽고 싶기 때문이다. 여러번에 걸쳐서 읽고 싶은 책이지만 일본말을 모르는 나로서는 원서를 두 번씩 사전을 찾아가며 읽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렇게 번역한 것을 적어두기로 한다. 혹시 일본말을 모르는 사람들이 후카야 교수의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수학자의 시점(視点)후카야 켄지(Fukaya Kenji) 머리말 이 책은..

인공지능을 공부하기?

페친분을 통해 읽게 된 어떤 글에서 이 분야 박사 한 분이 미래의 인공지능에 대하여 말씀한 것이 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모든 사람이 사용하게 될텐데 모두 수학을 공부할 수 없을 것이고 인공지능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어려운 수학공부는 필요 없고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자신이 하는 일, 또는 사업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들은 지금과는 달리 (마치 통계패키지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우선 인공지능의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사용할 것이 아니면 뭣하러 배우겠는가? 하지만 위의 견해는 한 가지 가정을 하고 있다. 즉 인공지능이 가르쳐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수학교육의 파행에 대한 어느 분의 글에 대해서

내 페북 친구중의 한 분이 쓰신 글을 읽고 생각해 본다. 제목은 "중고등 수학의 기형성"이고 몇 가지 문제와 해법을 제시하셨다. 이분의 문제제기는 너무 타당하고 오랜 동안의 문제이지만 젊은 분의 생각은 근래의 경험만으로 결정되기 쉬워서 몇 가지 반론 아닌 반론을 써서 이 분 글을 지지하려 한다. 1. 첫째 문제 제기는 고등학교 문제들이 미적분 일색이지만 뉴턴과 상관없이 수학적 내용만 있다는 것이다. 맞다. 원래 만들어 놓았던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거기서 물어볼 수 있는 문제를 너무 제한시켜서 원래 목적과의 연계는 완전히 끊어졌다. 기술된 방식이 현실문제와 연관 없는 방식이라고 썼지만, 문제는 원래 교과서(예를 들어 3차 교육과정)를 봐야 한다. 당시는 물론 지금도 교과서 분량을 크게 하지 않아야 하는 제약..

수학/수학교육 2019.04.14

기하학과 확률론에 대한 조건희 군의 댓글

조건희 군이 메일로 보내느라 앞 뒤에 인사가 있는 것은 빼고 본문만 옮겨 놓습니다. 개인적으로 근래에 sub-riemannian geometry에서 미분기하의 문제들을 확률론으로 접근하는 게 명확히 보여서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보고 하나하나 관련된 도구들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나가기 시작한 단계입니다.제 개인적으로는 확률론의 도구들이 기하학적인 대상들을 이해하는 요긴한 도구임을 알려주는 페이퍼 중 하나는 Atiyah-Singer theorem을 확률론으로 증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1] 제가 현재 이해하는 선에서는 sub-riemannian geometry는 미분다양체의 탄젠트-번들의 부분-번들(sub-bundle)에 대한 정보만 들고있는 경우, 부분-번들에 bracket-generating cond..

오늘날의 기하학이란 (3)

그래서 기하학이란 무엇인가? 앞에서 한 이야기에서 여기 저기 기하학이 나타나지만 기하학이 순수하게 도형만을 써서 기하를 한 것은 논증기하학 뿐이다. 당연히 데카르트를 지나면서 가하학은 좌표를 사용하게 되었고 미분가능한 함수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까 당연히 선형대수와 미적분학을 사용한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편미방을 풀어야 할 때는 해석학도 많이많이 사용한다. 그러니까 기하학이란 무엇인가? 요즘은 대부분 기하학이란 미방을 풀어서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기하학적 대상을 구성하는 것이다. 아니면 주어진 기하학적 대상의 성질을 여러 해석학적 방법으로 연구해서 그 대상의 위상적 성질을 발견하는 것 정도로 생각한다. 꼭 말하고 싶은 미분기하학의 기초적 이론은 그 출발을 미적분에 둔다. 그 밑에는 수렴을..

오늘날의 기하학이란 (2)

기하학을 설명하려니까 결국 기하학은 없는 이야기가 되고 만다. 좋은 일이다. 무엇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이 아닌 것을 모두 이해하는 것과 원리적으로 똑같고 방법적으로는 이 편이 더 낫다. 그러나 기하학에 대해서도 할 말은 있다. 19세기 말 - 20세기 초반의 수학 및 물리학 발전은 우리에게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었다. 리만이 한 일 (오일러가 단초를 놓은?)이 발단이 되었지만... 오일러 수, 한붓 그리기, 리만의 타원함수이론과 리만면,... 이런 것을 보면 문제의 해결에는 국소적인 계산과 이것을 이어 붙여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독특한 방법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오일러 수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소적 현상(꼭지점, 모서리, 면 등)을 잘 붙이면서 곡면 전체의 모양을 설명해 주는 무엇인가..

오늘날의 기하학이란 (1)

제목을 '기하학이란'이라고 써 놓고 나서 세부 카테고리를 수학으로 할까 기하학으로 할까 잠시 망설였다. 수학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그냥 누구나 생각하듯이 기하학으로 잡았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문제일까? 2-3일 기하학의 한 가지 문제에 대한 오타교수의 개요논문 번역을 마저 하느라 시간을 들이고 나서 열심히 노력하는 임박사에게 전해주며 페북에 쓴 글을 보니 거리와 위상이 있는 수학이 해석학이라고 주장해서 딴지를 걸었다. 왜 거리와 위상을 가지고 하는 것이 기하학이지 해석학인가? 요즘 해석학은 아마도 비선형 함수해석학에 확률도 들어가다 보니까 거의 기하학 근처에 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해석학이 언제 위상과 가까워졌는가를 더듬어 보았다. 해석학의 시작에 있는 극한 개념을 사용한 미분은 비록 이것..

수학에 대한 소고 1

페북 수학그룹에 올라온 질문 중에 "고교 수학 교육과정을 따라가며 힘들거나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질문한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답을 해서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댓글마다 여러 이야기가 있다. 이 중의 몇 개에 대한 댓글을 여기다 단다. (순서는 대략 댓글 순서다.) 기하에서 보조선 긋기 기하에 보조선을 긋는 방법을 설명해 주지 않아서 답답하다는 것이 여러 사람이 느끼는 것일 것이다. 기하의 보조선 긋기는 왜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가 하면 이렇습니다. 이것 자체는 우리가 실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논증기하와 보조선에 의존하는 기하를 배우는 목표로 2차원, 3차원 공간지각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것 뿐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는 꼭 필요한 능..

데이터과학을 위한 수학

오늘 새벽에 페북에 데이터 분석을 하려면 수학을 얼마나 공부해야 하나 하는 질문이 있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일텐데 대부분 조금만 하면 좋겠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궁금할 것이다. 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부쩍 늘어나는 중이라 나도 이 질문의 답이 궁금하다. 답글 달린 것처럼 많이 알면 좋겠지만 시간이 부족하니...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웹페이지 하나를 보면 몇 가지 수학을 들고 있다. pie chart를 써서 나타내 준 것에는... linear algebra, prabability, statistics, multivariate calculus, algorithm & complexity 등등이 있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아마도 누구나 알아야 하는 것이겠다. 앞의 세 가지는 꼭 필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