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예전에 하이텔에 논쟁이 되었을 때 쓴 글 가운데서 발췌한 것입니다. 조금 자세한 것은 이곳에서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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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학교 수학에서 나오는 0.999... 라는 무한소수가 1과 같은가 정확히 같지는 않은가라는 논쟁에 있습니다. 이 논쟁은 이 표현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것으로서 잘못된 수학교육이 야기하는 혼동의 대표적인 예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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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계속된 논쟁의 일부를 읽어보고 이 글을 씁니다.

아래 두분의 논쟁을 보면 수학의 여러가지 면이 들어나고 있으며 또한 수학과 수학 밖의 학문과의 관계도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수학의 여러 측면을 혼동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우선 0.9999...라는 표현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에 대하여 두분이 나누는 이야기는 서로 전혀 다른 대상과 방법에 대한 것으로 서로 이야기가 될 리가 없습니다. (아래에 설명할 것입니다.)

1. 이에 대하여 수학자들의 입장을 봅니다.

수학자들은 (저를 포함해서) 수(number)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집합이라는 매개체를 써서 자연수, 정수, 유리수, 실수,... 등의 과정을 통해서 인간이 서로 공통으로 인정하는 양(量)의 개념으로서 수를 정의합니다. 그 이후에 이러한 (이미 존재하는) 수를 쓰기 편한방법으로 나타내는 기호를 고안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내지는 대학교 교양과정까지 순차적으로 교과서에 나오지만, 엄밀하고 논리적인 수(數)의 정의는 유보하여 두는 편입니다.

2. 이러한 입장에서 우리 문제를 봅시다.

우리의 대상은 1 이라는 수입니다. 위와 같은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어떻게든 1 이라는 수를 정의하여 개념으로 갖고 있습니다. (이미 모든 실수를 알고 있다고 보며, 이러한 실수가 서로 같거나 다르다고 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도 이론적으로 알고있다고 가정합니다.) 이러한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숫자 1 은 다른 수들과의 관계(셈법)를 떠나서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쓸모도 없습니다. 이러한 쓸모에 맞게 1 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방법을 만들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정수들의 나눗셈에 맞게 1/1, 2/2, 3/3 (-4)/(-4)와 같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1 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여러가지 쓸모에서 생긴 방법들 가운데 무한소수로 실수를 나타내는 방법도 들어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 무한소수는 그 자체가 실수라고 보기보다는 실수를 나타내는 한가지 방법에 불과합니다. 1 또한 이러한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3. 그러면 무한소수는?

무한소수란 무한히 이어진 자연수의 열을 가지고 실수를 나타내는 방법입니다. 실수의 위치를 유한한 소수들을 길게 늘여나감으로써 이 수에 점점 가까이 가는 방법을 써서 나타내는 방법이므로, 이러한 방법으로써 나타내어지는 수는 바로 이 수열이 나타내고자 하는 수가 됩니다. 즉 0.1111...은 1/9이 나타내는 실수를 나타내기 위하여 쓰는 또 다른 방법이었기 때문에 0.1111... = 1/9 라는 것은 수학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수를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이"같은" 수를 나타낸다고 하는 당연한 말에 불과합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우리가 1/9이라는 표기법을 먼저 배우고, 0.1111... 이라는 표기법을 나중에 배운다고 하여서 1/9가 진짜 실수고 0.1111...은 1/9와 비슷한 숫자가 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가지 표기법이 나타내는 실수는 이보다 먼저 있는 것이고 이를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이 나중에 만들어진 것 뿐입니다.)

4. 이제 이타놀님의 관점에서 ... 1.
 
0.1111...이라는 숫자는 진행되는 상태변화를 나타내는 꼴이고, 1/9은 이 변화가 끝난 결과를 나타내는 꼴이므로 서로 다르다고 합시다. 이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을 견지한 것이 Leibniz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극한이라는 개념이 애매한 동안이어서 Leibniz는 이러한 방식으로 극한을 대신하여 실수보다 더 복잡한 수체계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1 과 0.9999... 사이의 차이와 같은 것을 단자(monad)라고 하여 미적분학의 이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서 안 될 것은 없읍니다만, 현대 수학은 실수만을 수로서 생각하고 Leibniz의 수 체계는 극한개념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여러가지 상황에서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실수라는 이름으로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Leibniz의 개념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현재 미적분에서 나타나는 dx 와 같은 개념으로 살아 있으며 아직도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5. 이타놀님의 관점에서 ... 2.

한편 여기서 0.9999... 라는 것은 진행수이고 1을 보통 실수라고 보는 관점은 수학자들이 약속한 실수와 (또는 보통의 수와) 다른 어떤 수의 체계(=진행수 =(?) Leibniz의 수)를 생각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 경우는 다루는 수의 체계가 위풍..님(수학자들)과는 서로 다르고, 또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서로 다르므로 서로 이야기하는 것 또한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마침

아마도 이로써 0.999...=1 이라는 것이 어떤 뜻에서 "약속"인가가 밝혀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 갈은 이야기는 수학자의 관점에서만 타당한 것이며 관점을 바꾸면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수학 밖의 이야기가 되며 이는 철학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입니다. (여기서 수학자란 수학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람을 모두 말합니다.) -------------------------------------

제 목 : 이타놀님의 결론  등록일 : 1998-06-28 20:28:48

그 사이에 이타놀님이 올리신 글을 보면 대체로 수학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다만 얼핏 보기에 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음직한 점이 있어 덧붙입니다.

0.999...=1 에서 = 은 정확한 equal 개념이 아니라고 하신 점이 그 것입니다. 우선 = 은 정당하게 사용하는 것은 모두 정확한 equal 입니다. (수학자의 입장에서 말입니다...)

아마도 이타놀님은 좀 더 정확한 equal을 말씀하시려는 듯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정확한 equal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심지어는 1=1 이라고 쓰더라도 왼쪽 1은 왼쪽 1이요 오른쪽 1은 오른쪽 1 이라 서로 다릅니다. 즉 쓴 위치가 다르고, 쓴 시간도 다르고, 언어학적 쓰임도 다릅니다.)

equal은 단지 상대적 개념으로, 서로 같다고 인정하는 개념으로서 존재합니다. 이를 어렵게 동치개념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 이 문제에 대한 증명은 옳지 않습니다. 단지 정확하게 실수가 무엇인지 모르는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려는 편법입니다. 이 문제는 증명이 필요하지 않은 정의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제 목 : 0.999...가 아직도   등록일 : 1998-07-05 12:37:06


0.999...=1 이라는 중학교 교과서의 증명은 어떤 뜻인가?


우선 실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서 0.999... 와 1 은 같은 실수를 나타냅니다.
둘 째, 중학교 수학책의 증명 (10을 곱하고 빼는 식)은 이 문제의 엄밀한 증명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두 표현은 이미 같은 수를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에 불과하니까요. (증명의 필요가 없습니다. 정의입니다.)


세 째,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 0.999... 가 나타내는 유리수를 분수꼴로 찾으려면 어떻게 하는가 하는 방법으로서 10배를 하여 계산하는 방법을 써 놓은 과정으로 보면 이는 훌륭한 증명입니다. (이렇게 찾은 것이 옳은 답임을 증명하는 증명입니다.)

즉 0.999... 가 원래 1 과 같은 수를 나타낸다는 것은 증명 불필요. (정의이므로 - 대학교 교과서에 나옵니다.) 그러나 0.999... 가 1 을 나타내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을 때 이를 알아내는 방법을 기술한 증명(유도과정)은 필요. (중학교 교과서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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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의 질문과 답변

> 그러니까 2x^2y와 3x^2y의 최소공배수가 6x^2y가 아닌 x^2y
> 라면요, 배수의 개념이... 그러니까 2x^2y에 정수배를 한것이
> 이것의 배수가 아니던가요...그치만 최소 공배수를 x^2y라고
> 하면... 에휴~~ 이게 왜 7차 교육과정에서는 바뀌었을까요?
> 6차때만 해두...
>

제가 설명드렸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항식의 계수를 정수만을 쓰기로 정한다면 2x^2y와 3xy^3의 최소공배수는 6x^2y^3이라고 해야 합니다.

(2) 다항식의 계수를 유리수나 실수를 쓰기로 정한다면 2x^2y와 3xy^3의 최소공배수로는 x^2y^3이라고 해도 됩니다. 왜냐하면 (x^2y^3)/(3xy^3)=(1/3)x가 되어 잘 나누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최소공배수가 cx^2y^3(c\neq0)와 같은 일반형을 갖는다고 할 수 있겠지요.

(1)의 경우에 다루는 다항식의 집합(환)을 대수학에서는 보통 Z[x]라고 부르고요, (2)의 경우의 것을 R[x]라고 부르지요. 중 고등학교에서는 이 가운데 어느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집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다항식을 공부할 때의 전후 문맥을 보면 계수를 실수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따라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다항식은 R[x]의 원소들이라고 보야야 하고 이 환 R[x]에서의 최소공배수는 위의 (2)와 같이 계산하여야 옳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왜 (1)로 하면 안되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은 없습니다. 당연히 Z[x]에서의 최소공배수와 R[x]에서의 최소공배수는 다를 수도 있으니까 어디서 하는 이야기인지를 명시해야 옳은 것이지요. 그러나 중고등학교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 하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을 오히려 혼동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조만간에 다항식의 계산을 하면서 계수를 실수 또는 복소수로 다루는 계산을 가르치게 됩니다. 따라서 중간에 굳이 Z[x]에 머물렀다 R[x]로 가서 교과서 내용을 복잡하게 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다음과 같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 단항식들 사이에 나누어 떨어지는 것은 단항식의 미지수의 차수와 관련된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고 싶은 것이 첫째 목표일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이 상황을 잘 보다 보면 자연수나 정수에서 약수를 이야기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파악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이러한 파악은 학생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좋지(유도는 하더라도), 절대로 주입식으로 공부할 성질의 것이 아니지요.
제 생각에는 아마 이 정도가 중 고등학교의 다항식 계산에서 수학교육이 (그리고 교육과정이) 바라는 것이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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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수학사랑에 올렸던 글을 옮긴 것입니다. 수학사랑에 한효관님이 쓴 글에 대한 답 형식으로 궁금님의 질문에 대답한 것입니다. 수학사랑에는 한지호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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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 wrote;
> 모든 유리수는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있다.
>
> 위의 명제는 0때문에 거짓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 최근에 어떤 학교의 선생님께서 참이라고 말씀을 하셔서요.
> 혹시 7차교육과정에서 바뀐 것은 아닌가요?


이 질문은 다음과 같은 질문과 함께 여기 게시판의 단골메뉴인 것 같습니다.


%%%%%%%%%%%%%%%%%%%%%%%%%%%%%%%%%%%%%%%%%

다음 중 순환소수가 아닌 것은?
1) 3.2
2) 0.141414
3) 0.1999...
4) 1.234567...
5) 5.5555
%%%%%%%%%%%%%%%%%%%%%%%%%%%%%%%%%%%%%%%%%


이에 대하여 여러 선생님의 의견이 있었습니다만 너무 혼동스러워서 요약된 내용을 올리려고 합니다. (1년 전에 한효관님이 1년 있다가 다시 논하자고 한 글을 읽었습니다만 다시 논의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의견이 아니며 (물론 그렇다고 제가 권위있는 단체를 대표하여 답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권위에 가까운 경험을 가지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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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까지만 보겠습니다)
수의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수는 유리수와 무리수로 나뉩니다.(즉 유리수집합과 무리수집합은 서로 소이며 합집합은 실수집합입니다.)
유리수는 정수와 나머지(정수가 아닌 유리수)로 나뉩니다.
정수는 자연수와 나머지로 나뉩니다.


이것이 수 자체의 분류 끝입니다.


이제 문제가 되는 부분을 말씀드리면 분수, 소수(무한, 유한 ...) 등 모든 것은 엄밀히 말하면 수의 분류가 아닙니다. 이는 수의 표현법의 분류입니다.


이제 ...


1. 자연수는 우리가 잘 아는 표기법(아라비아숫자)을 써서 나타낼 수 있습니다.


2. 정수는 자연수, 0, 부호'-'를 써서 모두 나타낼 수 있습니다.


3. 유리수는 보통 두 가지 방법으로 하나는 분수꼴이고 하나는 소수꼴입니다.


4. 실수는 소수꼴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중학교 교과서를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만 제대로 서술되었다면 맨 처음에는 '무한소수로 나타낸다'는 표현을 쓸 것이며 이렇게 나타내어진 것을 무한소수라고 불렀을 것입니다. 즉 무한소수는 이렇게 나타내어진 실수의 모양을 지칭하는 것이지 이 수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무한소수가 이 수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0.333...=1/3 이므로 '소수=분수'가 되어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따라서 위에 소개한 문제는 자체로 옳은 문제가 아니며 다음과 같이 표기되어야 합니다.


%%%%%%%%%%%%%%%%%%%%%%%%%%%%%%%%%%%%%%
다음 실수 중 순환소수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1) 3.2
2) 0.141414
3) 0.1999...
4) 1.234567...
5) 5.5555

답) 4번
%%%%%%%%%%%%%%%%%%%%%%%%%%%%%%%%%%%%%%


%%%%%%%%%%%%%%%%%%%%%%%%%%%%%%%%%%%%%%
다음 실수 중 순환소수꼴로 표현되지 않은 것은?
1) 3.2
2) 0.141414
3) 0.1999...
4) 1.234567...

답) 1번, 4번
%%%%%%%%%%%%%%%%%%%%%%%%%%%%%%%%%%%%%%


(그러나 이 문제도 아주 좋은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람에 따라서는 3은 3.000...을 줄여쓴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3=3.000... 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러나 줄여썼더라도 이미 줄여서 쓰면서 순환소수꼴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보이므로 이 정도 문제는 참을 수 있습니다.)


----------------------------------------------


한편 고등학교 교과서의 순환소수 표현 부분을 예를 들면,


%%%%%%%%%%%%%%%%%%%%%%%%%%%%%%%%%%%%%%
(상략)
정수가 아닌 유리수는 소수꼴로 나타내면, 1/8=0.125와 같이 유한소수가 되던가, - 4/3 = - 1.333... 과 같이 소수의 어떤 자리 아래에 같은 숫자의 배열이 무한히 반복되는 무한소수가 된다. 이와 같은 무한소수를 순환소수라고 한다.
(하략)
%%%%%%%%%%%%%%%%%%%%%%%%%%%%%%%%%%%%%%


이와 같이 유리수는 소수꼴로 나타내는 것일 뿐이며, 이렇게 나타내어진 것이 무한히 순환하면 순환소수(꼴)라고 부를뿐입니다.


순환소수에 대하여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이 이상의 이야기가 없으며 이에 대하여는 대학 교과서에서도 가끔 언급되기는 하나 별 뾰족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하면 (수학자가 무한소수나 순환소수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순환소수에 대하여는 이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순환소수가 수라기보다는 수의 표기법이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제 0만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은 순환소수인가? 즉, "1.000... 은 순환소수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이렇게 물으면 애매해지지만, 이를 정확히 써서 "1.000...은 순환소수꼴로 나타내어진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이 옳아보인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0을 0.000... 이라고 나타내겠다면(말릴 수는 없지요^^) 이렇게 나타내어진 것은 순환소수꼴로 나타내어졌다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이럴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복잡함을 줄이기 위해서 0만 무한이 반복되는 경우는 논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고, 이들은 이 경우를 제외하도록 교과서를 쓴 것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교과서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표현이 나타나는데...


1) 모든 유리수는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있다.(어디서도 "모든 유리수는 순환소수이다." 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하십시요.)


2) 0을 제외한 모든 유리수는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때, 교과서에 2)라고 쓰는 저자도 그 어디에도 0을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없다는 말을 쓰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1)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0을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없다고는 주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혹시 1)과 같이 기술하면 0의 문제 때문에 복잡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기우에 0을 제외하면 확실히 나타낼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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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00...과 같은 표현은 안 쓴다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를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의 실수(0은 빼고)를 무한소수꼴로 표기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유한소수는 그 방법이 거의 항상 두 가지가 있습니다.


1/8 = 0.125000... = 0.124999...


와 같은 것이지요. 그래서 그 가운데 여러 곳에서 쓰기 좋은 0.124999... 쪽을 쓰기로 함으로써 무한소수꼴 가운데 단 한 가지씩만을 뽑는 방법을 잘 사용한답니다. 이것을 오해한 사람들이 0.124999... 만이 옳은 순환소수꼴이고 0.125000... 은 순환소수꼴이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표현방법(0.124999...)을 선택해서 쓰는 사람들도 0.125000...이 순환소수꼴이 아니라고 하는 말은 하는 일이 "절대로" 없습니다.


이제 많은 분의 질문처럼


%%%%%%%%%%%%%%%%%%%%%%%%%%%%%%%%%%%%%%
다음 명제는 맞는가? 틀리는가?


모든 유리수는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있다.( )
%%%%%%%%%%%%%%%%%%%%%%%%%%%%%%%%%%%%%%


와 같은 문제는 우리나라 참고서에서는 없어졌으면 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견해는 수학사랑 FAQ의 실수 부분의 '유리수 0 도 순환소수?'라는 제목 아래 카이스트 한상근 교수님의 견해와 또 여러 곳에 좋은 글을 많이 적어주시는 puzzlist님의 견해를 들 수 있습니다. 가볍게 쓰느라고 취향이라고 쓰셨지만 실제로 이러한 부분은 어떤것이 옳은 것이라고 엄밀히 정의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어쩌면 100년 전쯤에는 정의하였었을지도 모르지만 현대에는 정의하지 않고 있다고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위와 같은 문제를 내고 틀린 답을 찾게 하는 것은 몇 사람을 골치아프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많은 혼란과 실수체계에 대한 바르지 않은 개념만을 심어주는 나쁜 문제의 전형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떤 분인가가 쓰셨던 것처럼 중학교 교과과정이 바라는 것은 유리수가 주어지면 어떻게 순환소수로 나타낼 수 있는가? 또 순환소수꼴로 주어진 수는 어떻게 분수꼴로 나타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익히라는 것이지 그 이상은 아닌 것입니다. 특히 실수를 모두 무한소수로 나타내는 것은 거의 대학교 수준에서 다루어도 벅찬 내용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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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효관님의 질문 몇 개를 답하고 마칩니다.


1은 정수입니다.
0.999...는 정수입니다.(1입니다)
0.999...는 순환소수꼴로 표현된 정수입니다.
1/1은 분수꼴로 표현된 정수입니다.
2/2로 마찬가지입니다.


실수를 소수로 분류한다는 개념은 없습니다. 혼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잘 못 쓴 참고서의 문제들일 뿐입니다.


중학교 교과과정에 대한 한효관님의 다음 생각은 절대로 옳습니다.^^


"중2교육과정의 목적중 하나가 <정수가 아닌 유리수가 소수로 바뀌었을때 유한소수와 순환소수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소수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일게다.
(중략)
'무한'의 본격적인 개념은 고2과정에서 나온다.
그런데 중2 유리수(정수가 아닌)에서 넌지시 무한의 개념이 도입되는 것이다."


즉 중 2에서는 단지 소수 표현법만 배우며 엄밀한 것은 따지지도 말자는 뜻이며, 고등학교에 가서도 위의 0.000...과 같은 문제는 다루어서는 안되는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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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가르치며 느끼는 몇가지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두서없는 말이 되겠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기 말하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에 불과하면서도 또 확실히 느끼지 못한다고 보입니다. 여기서는 수학을 이야기 하지만 일반 학문에 모두 적용될 것입니다.


<< 수학을 공부하는 법 >>


보통은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배우며 수학은 알려진 사실을 잘 기억하고 효율적으로 정리하여 문제에 적용하는 것으로 느낍니다. 이것은 틀리는 생각은 아니지만 생각해보아야 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이것으로는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리라고 봅니다.


수학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는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고교 시절의 방법에 너무 매달려 그릇된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한가지만 생각해 보지요. 예를들어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배울때 문제의 유형에 따라 수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유형을 정리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런말이 나오면 이런것을 생각해라 하고 공식같은 격언들을 외웁니다. 그러나 대학에 오면 그런 "친절한" 강의는 볼수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한가지 사실로 명백해집니다. 고교 미적분에서 우리가 배워서 쓰는 사실(정리)들은 불과 몇개 입니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예를들어 선형대수에서) 나오는 정리의 수가 수십개에서 백여개에 이릅니다. 고교에서 1-2년간 몇개의 정리를 어떻게 쓰는가를 정말 잘 배운셈인데 정리가 몇십개내지 몇백개로 되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이제는 모든 경우를 다 해보고 외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푸는 방법을 외우면 됐지만 이제는 푸는 방법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물론 한가지를 이해하는데는 외우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만 한가지라도 이해하면 그와 관련된 많은것은 같이 이해할수 있지요. 따라서 한두가지를 이해하는 것은 효율이 낮지만, 많아질수록 이해하는것이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수 있지요.


그러면 공부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됩니다. (이것은 시작 부터 이렇게 하는 것이 옳지만 규격화된 대학입시에서 효율을 높이려면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강의를 그냥 들어서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외우는 방법일 뿐인데, (고등학교때에 비해) 너무 많은 분량이어서 외워서는 이해가 되지를 않지요. 그러면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이 잘 이해하는 것(국민학교 산수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면 알수 있지만 어떤것을 잘 이해하면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이 왜 성립하는가를 아는 것이지요. 이 말도 좀 애매 모호하지요. 어떤 사실이 왜 성립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그 사실이 어떤때 성립하지 "않는지"를 잘 아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아는 것은 왜 연료가 없으면 안움직이는가? 왜 윤활류를 안치면 고장이 잘 나는가? 등등 모든 예외를 알 때 입니다. 그냥 움직이는 원리를 아는 것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알수 있지요.


따라서 이상적인 강의는 서로의 토론에서 나옵니다. 우선 문제가 주어지고 그것을 풀어나가던가, 어떤 사실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제기되는 의문을 해결해나가면 그 문제나 사실을 정말로 잘 이해하게 됩니다. 이때 제기되는 문제는 바보같은 질문일수록 좋지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 주니까. 또 그러는 동안에 제대로 생각하는 방법도 배우고요. 사실 바보같은 질문일수록 대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겁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강의실에서 그렇게 할수 없으리라는 것은 당연하지요.)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가 있어도 자기 혼자는 거의 답을 알수가 없으니까요. 금방 포기하기가 쉽지만 많이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사람에게 아는 것을 열심히 가르쳐 주다 보면 금방 터득할수 있습니다. 수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겠지만 순서대로 단계적으로 이해하면 수학보다 더 쉬운것은 없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아는" 수학을 잘 생각해 보면 정말 쉽다는 것에서 잘 알수 있습니다. 이해만 하면 어떤 수학이던 그렇게 쉬워집니다.


정말 두서없는 글이 되었군요. 여러분의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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