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이모군이 「수학의 정석이 싫어」라는 요지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하는 말의 내용은 어떤 부분은 이해가 되고 몰라도 아마 이런 뜻이겠거니 짐작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수학의 정석을 요즈음의 책들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


예전에 내가 고등학교 공부할 때도 수학의 정석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참고서였고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던 시절까지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요즈음은 잘 모르겠다. 이제는 관심이 별로 없어서 상황이 어떤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도 정석이 싫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정석의 위치가 아직 비교적 건재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수학의 정석은 꽤 옛날에, 내가 정석을 사야 하던 시절보다 훨씬 더 먼저 만들어졌다. 내 기억으로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던 시절(1960년대 초)에는 정석이 없었던 듯하다.(우리 집에는 수학책이 다 있었으니까. 내 기억에 없다.) 다른 분의 정석보다 조금 간결한 참고서는 기억난다. 저자 성명은 기억 안나는데 김모라는 분이었던지? 어쨌든 그것도 일본 참고서를 참고하고 쓰신 것인지 간결한 설명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하지만 내가 고등학교 가기도 전에 정석이 나왔고, 저자는 홍성대 선배님으로 되어 있지만 들은 풍문으로는 홍선배님의 여러 후배들이 힘을 합쳐서 참고서를 저술하였다고 한다.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적어도 몇 분이 같이 작업하셨다고 하고 그 중 한 교수님은 이미 몇 년 전에 타계하셨다. 내용을 보면 당시 구할 수 있었던 일본 수학 참고서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총 망라하고 있어서 내용은 많고 정리는 조금 잘 안 되어 있다고 할 그런 책이다.(우리 집에는 당시 중요한 일본 참고서가 여러 개 있었다.)


요즈음은 내가 수학사를 공부하다 보니 이 책을 보는 눈도 수학사적인 관점이 조금 들어간다. 우리 나라가 해방된 이후, 사실 6.25가 지난 후의 학교 공부 관점에서 보면 많은 수학자와 수학 선생님 그리고 교육과정을 언급할 수 있지만 이와 함께 병행해서 참고서도 수학사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아야 하겠고 이 부분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던 책이다. 이 책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반은 된다.


사실 이 책이 지금도 학생들이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놀라운 현실이다. 다른 모든 것이 부침을 계속하는 동안 이 참고서는 중요한 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상황에 맞게 변화하려는 노력도 있었겠지만 사실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말이다.


수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은 좋은 문제를 많이 모아놓았다는 장점을 제외하면 교과서를 앞지르기 힘들다. 교과서의 정확하고 핵심을 짚는 설명, 꼭 필요한 내용만 모아 놓은 점, 그리고 특히 한 마디도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비하면 일반 참고서들은 정말 엉망이다. 문제도 틀리고 설명도 틀리고 정의도 없고...  수학의 정석은 이에 비하면 비교적 낫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참고할 책으로서의 참고서를 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이런 책이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공부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이 이런 참고서에 너무 의지하는 것이다. 공부하기 싫은 학생들을 공부로 끌어들이는 것은 선생님이 할 몫이지만 사실 아무런 방법도 주지 않고 그냥 교실에서 끌어들이는 것은 아무도 할 수 없다. (교실에서의 방법은 약장사가 되는 것 뿐이다.) 참고서가 이런 부분을 대신한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나마 할 수 있게 해 주는 부분은 조금만 읽어도 조금은 할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참고서이다. 문제는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는 수학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괜히 책 이야기를 하다가 수학 교육 이야기로 들어가는 듯한데 들어간 김에 한 마디만 더 하면 이렇게 공부한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수학공부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 모든 분야가 더 탄탄해졌을지도 모른다. 단적으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은 학생들이 많이 수학과로 진학하기는 하지만 그런 중에서도 많은 뛰어난 인재들이 결국은 수학을 떠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만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진짜 공부하는 데에 가면 지금까지 공부한 방법이 결코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만 줄이기로 하자.


다시 수학의 정석으로 돌아가자.


첫 째, 이 책은 지금의 책과 비교하는 것은 조금은 무리가 있다. 이것은 마치 100년전 수학 전공 서적을 지금의 서적과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석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기술 방식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둘 째, 이 책이 좋은 참고서가 아니라고 한 이 군의 말은 일리가 있지만, 이것은 이 책이 의도하였던 것이 문제를 풀이까지 쓰는 시험에 맞게 기술한 책이었기 때문이고, 현재 입시 문제 형식에서 보면 별로 깔끔하지도 못하니 좋은 참고서가 아니겠지만, 원래 의도대로라면 별로 나쁜 참고서가 아니다. 풀이를 쓰는 시험을 아직도 보는지 일본 참고서는 아직 이런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이 책의 표지가 너무해 보인다면... 이것은 정석 초창기 때랑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디자인을 할 줄 몰라서라기 보다는 아마 원래의 것을 고집한다고 보인다.


원래 쓰고 싶었던 것은 뭔가 다른 이야기였는데 시작하고 보니 너무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그냥 쓰지 말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두서 없는 이야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니까 그냥 두기로 한다. (글 쓰는 사람이 나이가 든 것도 한 가지 이유.)


한 가지만 추가해 둔다면 수포자가 공부 못하는 이유가 교과서나 참고서가 나빠서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일률적인 교과과정은 문제이다. (못하는 사람은 아래 학년 것을 늦게라도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교과서가 정말 사람의 마음을 끌어서 공부하기 싫은 사람을 공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니면 교과서 설명이 너무 멋있게 되어 있어서 수학 공부하기는 싫어도 교과서만 읽으면 이런 싫은 수학이 머리 속에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큰 오산이다.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것은 그 수학이 재미있을 때 뿐이고, 재미있으려면 (1) 문제가 풀릴 때, 그리고 (2) 내용이 이해될 때 뿐이다. 그러니까 수포자는 모두 여기까지 못 와봤기 때문인 것이다.


혹시라도 수학은 어려운 것이어서 수포자 대부분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 또한 크게 잘못된 것이다. 아무 수포자도 초등학교 수학에서 시작하여 어디까지는 잘 안다. (숫자 계산도 잘 할 것이다.) 자기가 아는데 까지 수학을 들여다 보자. 하나라도 어려운 것이 있는가? 그 위의 수학도 마찬가지다. 알고 나면 너무 쉽다. 다시 잘 말하면 익숙해지만 너무 쉽다.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싫어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천재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수포자가 할 일은 첫째가 이것이 어째서 재미있는지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수학의 정석은 그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홍성대 선배님은 수학의 정석으로 얻은 이익에서 후학들을 위해서 수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셨다. 서울대에 처음으로 수학과 전용 빌딩이 생긴 것도, 이 분이 세운 상산고등학교도 이 밖에 우리나라 교육의 여러 부분이 이 분의 도움을 받았다. 이것만으로도 모범적인 참고서(!)라고 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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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일 2014.10.18 15: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의 차트식 수학이라는 책을 많이 참고했다고 들었습니다.
    후에 야노 켄타로 교수의 "테크닉 해법 수학"이라는 책을 적절히 참고한 참고서가 나중에 "알파 테크닉 난제수학"이라는 이름하에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많이 닮은 듯 합니다.

    • 그로몹 2014.10.20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나라 교과과정은 크게는 일본 교과과정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내용은 조금 '가감'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가'는 없고 '감'만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참고서를 놓고 적당히 '감'만 하면 좋은 참고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일본 교과서와 참고서는 오랜 기간동안 연구하여 만들어진 좋은 교과서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교과서나 참고서는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테크닉 해법 수학(?)은 야노 교수님이 쓰신 것이 아니라 감수한 것이었던 듯합니다.)

  • 안녕하세요 2016.10.15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글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 부분에

    "진짜 공부하는 데에 가면 지금까지 공부한 방법이 결코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이 부분에 대해 더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지금까지 공부한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요

  • ㅁㅁㄴ 2018.02.20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학의 정석, 특히 실력정석 같은 경우는 교과서에서 다루는 증명같은걸 빠짐없이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참고서들에 비해서, 내용설명이 꽤나 정확한 편이기도 하고요. 정의나 정리 같은걸 좀 정확히 구분해서 써줬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동흔 선생님이 페북에다 올려 주신 책이 있다. 이름하여 Symmetry라는 책이고 몇 년 전에 미국수학회에서 대학 학부 학생들을 위해 출간하는 수학교과서 시리즈에 행렬군으로 리군의 이론을 소개한 좋은 책을 쓴 분이 새로 쓴 책인가보다. 책의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링크에 있는 목차만을 보고 이 책이 괜찮은 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책은 읽어봐야 알겠지만 지난번 책이 간결하게 잘 설명되어 있었던 것을 보면 이번 책도 지지하게 풀어쓴 책은 아니리라는 생각이고 여러 장의 뒷부분에 있는 절의 제목을 보면 조금은 폭넓은 예까지 다룬듯 보여서 판에 박힌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군group의 이론을 설명하는데 구체적인 예로서 변환군transformation group을 주제로 잡아 이것을 보면서 군의 이론을 알아보겠다는 식으로 설명한 책일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이것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이다. 실제로 갈루아Galois가 군의 이론을 처음 만들었들 때 갈루아도 이런 것 중의 한가지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마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많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싹틔우고 있었을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다.


내가 처음 대수학을 배울 때 군론은 추상적인 이론과 구조적인 아름다움에 깊이 매료되었던 과목이지만 사실 구체적인 예가 너무 부족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너무 대수적인 예들만 보면서 당연히 그런것을 다루는 이론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기하학을 전공하고 나서 보니 이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풍부한 예를 가진 분야였다. 물론 학부 때 내가 들었던 군론 강의 중의 하나에서 박승안 교수님께서 설명하시면서 비록 군론을 공부할 때 유한군 또는 이산군론을 먼저 배우지만 사실 이 이론은 모두 리군Lie Groups의 이론에서 비롯되었다고 여러차례 강조하셨다. 하지만 이 이론은 대학원에 가야 배울 수 있는 어려운 이론으로 치부되어서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보면 이것들을 당연히 함께 공부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이 그에 필요한 내용을 잘 소개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갈루아가 군론을 만든 때에서 10년이 지나서 리Sophus Lie가 태어났다고 되어있다. 그러니까 리가 그의 리군 이론을 만든 것은 갈루아보다 몇십년 늦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이 상미분방정식의 계로서 리군의 변환에 잘 따라 움직이는 방정식은 그 해들도 그러한 좋은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면 이것은 지금에 보아도 상당히 어려운 이론이다. 오히려 이보다 조금 늦게 클라인이 에를랑겐 목록Erlanger Program을 발표할 때 사용한 변환군의 개념에 오면서 훨씬 더 구체적인 공간의 움직임에 대한 변환군으로써 이해하기 쉬운 대상이 된다.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지만 클라인이 기하학적 변환을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갈루아 전후해서부터 이러한 공간적인 변환을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이러한 바탕에서 리가 미분방정식에도 변환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하자 클라인이 거기 필이 꽂히게 된 것일 것이다. 즉 클라인은 리가 소개한 방법인 하나의 변환을 보지 않고 변환 전체를 군으로 보면 설명이 편하여진다는 것을 처음 일반적인 방법론으로서 간파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갈루아가 처음이지만 갈루아는 이산군만을 생각했고, 연속군을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니까.) 즉 일종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난 시점들이다.


추측성의 역사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나로서는 이러한 내용을 알수 있었으면 공부가 훨씬 편하고 이것을 더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흔 선생님은 이러한 내용을 고등학교 학생들의 공부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금의 학생들은 복받은 학생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만 사족을 붙이면, 위와 같은 긴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내가 공부한 것처럼 예를 별로 많이 주지 않고 공부하는 방법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방법의 장점은 이론을 많은 구체적인 예가 없이 파악해 내면서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새로운 돌파구나 응용가능성 찾아내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즉 많은 구체적인 예를 주는 것은 이해의 깊이를 깊게 해 주지만, 반대로 창의성의 눈을 가려버릴 수 있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선생님 노릇 하기 어려운 것은 이 양면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고, 특히 학생 개인마다 이것이 다르다는데 딜레마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도 이동흔 선생님은 특유의 재간으로 학생들에 맞는 공부거리를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이런 재주는 흔치 않은 것이니, 아마 지금 학생들이 받은 복은 이런 좋은 설명이 있다는 것 차체 보다는, 이런 설명을 적절히 선별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난 복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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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주일 전에 미국에서 소포가 왔다.

미국에 주문했던 중고책 몇 권이 들어 있었다.

이 책은 amazon이나 alibris를 통해서 찾아 주문했었다.

이 가운데 한 권의 책은 어딘가에서 좋은 책이라고 해서 주문해 보았다.


제목은 Calculus of Variations이고 Gelfand와 Fomin의 책이다.



이 책은 아마도 20세기 중엽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는 책이고 이보다 조금 일찍 구입한 Lanczos의 Variational principles of mechanics라는 책도 여러 군데서 언급하는 유명한 책이다. 이 책은 수학의 이론 부분에서 잘 해설한 조금은 짧은 책이라고 하겠지만 Lanczos는 응용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라고 보인다.

(요즘 Springer의 Grundlargen? 시리즈에서 나온 Calculus of Variations 책으로는 두꺼운 2권짜리 책으로 순수이론을 총망라한 편미분방정식 책이 있다.)


Lanczos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20세기 중엽의 책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편안하게 쓰여있고 내용도 깊게 들어가지 않는 듯하다. 물리적인 문제도 들고 계산도 보여주면서 나가서 기초적인 변분학 내용을 익힐 수 있게 쓰여져 있는 듯하다. (아직 한 번 들쳐본 정도라서 잘은 모른다.) 이 사람이 쓴 Applied Mathematics 책도 이와 비슷하게 너무 이론적인 것에 치우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여러 공학자, 물리학자 등에게 읽히고 그런 논문에 refer되는 것 같다.


이렇게 구입하는 책들 가운데 상당부분은 미국의 지방 대학 도서관이나 public library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을 방출한 것이다. (Released 도장이 찍혀 있는 적법하게 방출된 copy이다.) 더 이상 둘 곳이 없고 읽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되어서 방출한 것일 것이겠지 싶다.


그런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 현재 산업과 기술이 발전하는 단계에 있는 우리 수준에는 초보적인 연구 기반을 구축할 때라고 보인다. 비록 S사가 세계적인 상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 뒤를 받치는 기초적 연구는 아직 초보단계이다. 이럴 때 꼭 필요한 수학적 지식은 이런 책에 들어있는 것처럼 조금은 낡은 그리고 조금은 쉬운 수학일 것이다. 그리고 공대에서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이런 이론을 알아야 하겠지만 분명히 제대로 배우고 있을 리가 없다. 공대 교수님 중에 이런 수준의 강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고, 수학과에 와서 듣지도 않으니까... 


선진국은 필요 없다고 버리지만 우리는 꼭 필요해 보여서 버리는 책을 사고 있는데, 사실 이런 것이 제대로 기반이 되려면 우리 말로 쓰여져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번역 내지는 교과서 논리로 돌아가게 되겠지만 이런 것들을 얼마나 accessible한 형태로 만들어 두는가가 다음세대의 발전을 위해서 중요할 것이다. Calculus of Variations 없이 응용수학이 나아갈 수 없을것이고, 지금은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지만 조금 있으면 산업체에서 이런거 잘 하는 사람 없나 하고 찾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우리나라에 준비되지 않으면 이런 것은 외국 사람을 불러서 시키는수 밖에 없는데, 지금 교과부의 생각이 이런 것이라면, 글쎄 과연 이런 식으로 기반되는 이론을 얼마나 받쳐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결국 우리나라에는 이 결과로 남는 end 기술만 있고 이를 개발하는 능력은 영원히 정착하지 못할지로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늦었어도 빨리 대비하는데는, 특히 현재의 부족한 인력으로 감당할 수는 없으니 지금 공부하는 세대가 빨리 진입할 수 있게 하려는데는, 쉬운, 하지만 핵심을 짚는 책이 필수이다. Gelfand와 Fomin의 책은 이런 것을 할 수 있게 쓰여진 듯하다. 응용문제는 별로 없지만 본론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쉽게 쓰고 있다. (러시아의 수학 책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이런 것과 Lanczos와 같은 이론 문제 해설서 정도를 가지고 있으면 어떤 문제집을 가지고와도 해결할 수 있는 준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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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빈 2012.05.03 0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도 이제 설계도 받아서 대충 해석해서 짓는 게 아니라 고유의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가슴이 아픕니다. 쉘이나 GE는 라이센스 팔아서 앉아서 돈 버는데 우리나라는 서로 제 살 깎아먹으면서 플랜트 수주하고 파견나가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천 기술, 라이센스(쓸모 있는)....

    • gromob 2012.05.05 1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반적으로 정책입안자들이 너무 급합니다. 예전 (아마도 제가 박사를 받고 들어온지 얼마 안됐을 때인 1990년 경)에도 수학은 필요하면 외국사람을 불러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윗분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분들 생각은 아마도 수학은 투자해서 그 결과를 얻어내는데 사람은 많이 필요하고 시간은 오래 걸리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고 넘어갔는데, 요즘은 수학 (응용수학)이 곧바로 산업체에 쓰이므로 이렇게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특히 수학은 워낙 넓어서 수학자가 많이 있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도 생기지만, 반대로 수학자를 양성하는데는 인력양성에 드는 비용 외에는 실험실이나 그 밖의 돈 많이 드는 것들이 필요없기 때문에 굉장히 효율적인 투자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정책입안자들은 이런 것을 잘 모르고, 이를 보좌하는 사람들 중에 수학자가 없는 것이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박상빈 2012.05.05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저는 새로운 형태의 석탄화력발전연구를 하는데 수학없이도 해석도 잘하고 논문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았던 논문주제나 연구주제가 떠오르면 앵무새가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앵무새가 따라하는 건 잘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는 못하잖아요. 문제는 앵무새라도 SCI논문을 쓸 수 있고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는 거에요. 하지만 앵무새가 사람이 될 수는 없죠.
    앵무새는 웁니다 ㅠ.ㅠ

  • 박상빈 2012.06.09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서는 확실히 아마존에서 구입하는게 나은 것 같습니다.
    교보문고에서 파인만의 강의 3권세트를 21만원에 파는데, 아마존에서 사니 배송료 합쳐서
    9만 5천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

1990년도에 일본 이와나미(岩波) 서점은 基礎數學選書라는 교과서 시리즈를 간행하기 시작했다. 일본서적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던 시절이어서 이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제작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이와나미는 이 이전에 1970년대에 강의록 시리즈를 출간했고 이것들 가운데 좋은 책들은 나중에 책으로 되어 나왔었다. 그러나 이 1990년대의 시리즈는 따로 기획된 강좌에서 시작되었고 앞의 것과 별로 상관이 없던 듯하다. 

이 시리즈는 일본 수학의 거봉인 코다이라 쿠니히코(小平邦彦) 교수님이 감수하고 7명의 편집진이 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 감수자와 편집진들 중의 상당수가 책을 집필하였다. 이 시리즈의 맨 처음에 감수자인 코다이라 교수님이 간행사로 쓴 글이 한 페이지 있어서 여기 옮겨 둔다. (일어를 거의 모르는 사람이 번역한 것이니 대략만 보시기를...)

부제는 "수학적 현상의 파악을"이라고 되어 있다. 1990년 6월의 글이다.

간행을 맞아서
- 수학적 현상의 파악을 -

현대의 수학은 형식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 수학 책도, 정의, 공리, 정리, 증면을 나열한 형식으로 쓰여진 것이 많다. 형식주의에 의하면 수학은 그 자신은 의미를 갖지 않는 기호를 주어진 '룰'에 따라 나열해가는 게임에 불과하다고 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수학의 가장 본질적인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면, 공리적 구성의 규범이 된 Hilbert의 기하학기초론에는, '점', '직선', 등은 의미가 없는 무정의술어, 즉 기호여서, '고양이', '참새', 등으로 바꾸어도 전혀 문제 없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것은 사실과 반대이다. 실제로, Hadamard가 지적하였듯이, 기하학기초론에는 그의 매 항목마다 그림이 게재되어 있다. 그림을 그리지 않고, 머리 속에서 그림을 상상하지도 않고, 논리만으로 Hilbert의 기하학기초론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 형식주의의 입장에 서는 한, 기하학기초론마저도 이해할 수 없다.

나의 관점에서는 수학은 실재하는 수학적 현상을 기술하고 있는 것이고, 수학을 이해한다고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 기술한 수학적 현상의 이미지를 말하자면 감각적으로 파악해서, 형식주의로는 포착할 수 없는 수학적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와나미 강좌 '기초수학'은 현대 수학의 기초부분의 기본적인 내용을 위에 설명한 의미로 감각적으로 알기 쉽게 해설하는 것을 목표로 편집되었다. 이번 시리즈는 이 강좌 중에서 학부정도의 기초교과에 상당하는 것을 뽑아 '岩波其礎数学選書'로서 편집한 것이다.

이 기회에 각장 끝의 문제에 대하여 해답과 힌트를 첨부하여, 학생의 공부에 도움을 주도록 하였다.

1990년 6월

小平邦彦 
 
이 시리즈는 일본 강의록에서는 처음으로 정리와 증명이라는 형식에서 벗어나서 될수 있으면 예를 많이 들고 다른 곳에 응용되는 것을 해설해 넣은 책 시리즈이다. (그렇다고 해서 증명은 대충하고 응용수학 문제를 끼워넣었다거나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빡빡한 이론적인 수학을 펴고 있다.) 이것은 20세기 말에 나타난 이해에 대한 새로운 사조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이해하는 것은 그 사실을 문자 그대로 머리속에 적어 넣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어떤 것을 이해할 때는 그것과 관련된 어떤 선행된 경험과 내가 이해하려는 것을 매치시켜 놓아야만 한다. 새로운 이론을 공부할 때 이 선행된 경험이 되는 것은 예로 들어주는 것들이 되고, 이것이 부족하면 내가 상상으로 만들어서라도 이러한 경험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말만으로 기억하고 있을 뿐 이해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공부해나가는 과정은 이러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도록 새로운 경험들을 추가하고 그것을 이론에 맞게 배열하여 이론과 링크시키는 과정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이 기억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기억하는 것이 매우 쉽고 효율적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내가 이런 식의 분석이 가능하게된 것은 공리주의적인 생각에 많이 익숙해지고 이를 통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서였다.)

이 시리즈는 간행되었을 때 한 두권만 사서 보았다. 이 중에 함수해석학 책은 아마도 Brezis의 책을 흉내냈던 것인지 아니면 독창적인 것이었는지 편미분방정식론을 기본으로 해서 쓰여졌었고 이를 보고 강현배교수와 함께 감탄했던 적이 있다. 최근에 중고 책으로 코다이라 교수님이 쓴 '해석입문'과 '복소해석학'을 구했다. 평범한 내용을 적은 것이지만 매우 유용한 책으로 널리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우리도 이러한 수준의 책이 적어도 한 권씩이라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이번학기 복소함수론은 어느것을 따라갈까라고 생각하면서 기본적으로 노구치교수의 교과서를 따라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용이 비교적 기하학적이고 너무 어렵지도 않다. 일본에서는 조금 수준 높은 강의로 (어쩌면 대학원에서) 한 학기에 강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학부에서 1년에 걸쳐서 강의하면 자세히 따라가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Ahlfors를 같이 읽는다면 미국에서 내가 공부했던 1년 트랙의 복소함수론의 2/3 정도는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열심히 하고 잘 이해해 내는 학생에 한한 이야기이다. 기하학적인 이야기는 결국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니까 이해가 필수다. 계산만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조금 미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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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학기에 복소해석학 강의를 하게 되었다. 집합론도 맡았으니 잘 안 하던 강의를 두 개 씩이나 하게 된 것이다. 다른 교수님의 강의를 넘겨 받은 것이지만 내가 선뜻 하겠다고 한 것이니 변명의 여지는 없다. 복소해석학 강의는 예전 내가 부임하고 몇년 지났을 때에 한 번 해보았다. 당시 복소해석학을 맡으시던 김성운 교수님께서 안식년으로 나가시는 해여서 대신 했던 것이고 그 다음번 안식년때 즈음에는 복소해석 전공하는 교수님들이 늘어서 내가 할 필요가 없었다.

당시에 썼던 교재는 Marsden의 책이었는데 이미 사용하고 있던 것이었던가 내 선택은 아니었다. 이제 새삼 교재를 정해야 하는데 무엇을 쓸 지 모르겠다. 가지고 있는 책은 많고 또 일부 보충도 했는데 마땅한 책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욕심이 너무 많은지 선뜻 손에 잡히는 책이 없는 것이다.

교과서를 보면 우리나라 뿐이 아니라 외국도 점차 쉬워지는 추세이다. 인류가 퇴보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것이 더 좋은 교육방법이라는 것인가? 쉽게 잘 이야기하는 것만이 좋은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이런 변화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굉장히 힘들어하면서도 학부 3학년에서 Ahlfors를 교재로 사용하던 세대 틈에서 공부했던 나에게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내가 공부한 학년에서는 Herb Silverman을 썼다.) 결국 유학가서 대학원에서 교재 아닌 교재로 Ahlfors를 사용했는데 공부하는 동안에는 감명깊게 읽었다. 지금도 당연히 Ahlfors를 최고의 교재로 꼽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내가 교재로 선정할 경우에는 과연 강의가 제대로 될까 생각해보면 자신이 없다. 학생들이 못견딜 것 같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우선 Ahlfors의 delicate한 생각을 영어 틈에서 읽어낼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한 문장 한 문장을 정성들여 읽고 영어의 뉘앙스까지도 감지할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해석학에서 Rudin을 사용하는 것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Rudin은 현재 교과서로 쓰이고 있는데 학생들 가운데 이 내용을 제대로 읽어내는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 복소해석 교과서로 돌아가자. 복소해석학은 학부에서 보면 학생들에게 너희가 수학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나 보자 하는 식의 내용이다. 학부에서 공부하는 거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여 제시하고 심지어는 대학원에서 공부할 내용은 물론 물리학이나 공학까지 넌즈시 이것 저것 들추는 그런 과목이기 때문이다. 이것 다 캐무시하고 그냥 계산만 시켜서 내보낼 수는 있지만 이것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게 욕심 때문인듯 하다.) 그러다보니 학부에서 교과서를 무엇을 쓸지가 고민되는 것이다. 

몇 가지 내용을 검토하게 된다. 한 가지는 해석학적 부분이다. 구르사 정리의 증명을 넣으려면 증명 자체는 짧아도 결국 해석학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질텐데  이것은 학생들의 흥미가 어떨지...  이것을 빼고 함수가 실 미분가능하다는 가정을 하고 나가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그러면 복소수를 가르쳐주고 다변수 미적분학만 리뷰해주는 것으로 필요한 것은 더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point set topology나 함수 급수의 이야기도 해석학에서 알고 와야 하는 것이지만 어차피 한 번 다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니까 논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타카기의 해석개론에서 복소해석에 대한 장을 보는 것 정도 뿐일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기초적인 계산법, 급수, 미분, 코시-리만 방정식, 해석함수의 성질들, 적분과 코시이론, 선적분의 계산과 residu이론, 등각사상의 구성법, 그리고 어려운 것 한 두 가지를 1년 동안에 한다고 생각해 보자. 

토픽은 아마도 리만사상정리를 생각하는 방법인 normal family와 compactness, 리만면으로 나아가는 복소함수의 사상적 측면과 고전 계산, 극소곡면의 구성에 사용된 Weierstrass의 이론과 그림그리는 방법, 이밖에 또 뭐가 있을까? 다변수는 안 다루겠지만 log함수 같은 것을 다루다 보면 sheaf를 생각하는 당연한 이유가 보일 것이고 이러다 보면 잘못하면 sheaf cohomology를 이야기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결국 내가 학부때 복소해석학 2학기에 지동표 교수님께 들었던 이야기랑 같게 되는데 이거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던 강의였으니 이러면 안되겠지. 이 가운데 꼭 해본다면 리만사상정리 관련된 것이나, 리만면, 극소곡면의 표현공식과 그림 가운데 한 두가지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그러면 교과서는? 역시 마땅한 것이 많아보이지 않는다. Silverman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쓰이고 있지만 뭔가 방대한 것 같고, 새로이 Silverman이 인도 수학자와 낸 새 버젼은 조금은 쉬운데 조금 두꺼운 듯하고,  그러다보니 문제를 중심으로 보는 것은 어떤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각 토픽마다 문제를 미리 정해놓고 이것을 풀 수 있게 이론을 전개하면 전혀 새로운 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과서 중에는 Kapoor의 책이 문제집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과 함께 이론적인 문제 한두 개를 미리 뽑아서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교과서를 새로 쓰는 것인데 그래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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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트윗에 박부성교수님이 "우리 나라에 제대로 번역된 수학책이 (별로) 없다"고 해서 내 답은 "직접 번역하시오"였는데... 사실 좋은 수학책은 많지만 번역이 나쁜 것도 있고 또 번역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 

예전에 TeX을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그 글 말미에 한글로 된 책(교과서)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사실 책 쓰기가 정말 힘들고 번역을 제대로 하기는 쓰기보다 몇 배나 더 힘들기 때문에 제대로된 번역이 아니더라도 번역을 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 것 같다.

단지 전공도 수학이 아닌 분이 직접 원서를 번역하지도 않고 다른 언어로 번역된 것을 중역하는 일이 흔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번역서들은 번역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칠 방법은 별로 없다. 수학책이 만들어져도 팔리는 부수가 1년에 몇 백부 정도라면 잘 팔리는 것이라서 보통 출판사는 출판도 안 해주려고 하는데다가, 여기다 몇 년씩 번역하고 고치고 강의해보고를 되풀이하면서 책을 번역해야 하니 내려는 사람이 없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들에게 맡기면 언제 일이 끝날지를 모르니 당연히 뚝딱 번역해 주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도 나무라기 힘들다.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은 양질의 번역서, 저서를 만들어 경쟁력을 갖춘 책들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비록 일반인은 구별하지 못하고 이책 저책 다 보겠지만 전공하는 사람들은 어느 책이 좋은지를 금방 알 수 밖에 없으니까 좋은 책을 제대로 번역하면 돈은 안 되더라도 조금의 개선 효과는 있지 않을까?

요즈음은 컴퓨터가 좋아져서 책을 만드는 일이 쉬워졌다. 앞에 말한 TeX을 사용하면 일반인도 거의 전문가 수준의 교과서 쯤은 만들 수 있다. 그래도 번역과 저술은 쉽지 않아서 몇 사람이 같이 작업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낀다. 이런 동료를 모을 수 있으면 한 번 시작해봐도 좋다는 생가이 든다. 우리 학교 교수님 가운데 이에 관심있는 분이 한두 분 또 있어서 본격적인 작업을 해 보나 하는 생각을 한 지는 1~2년 되었고 학교니 학회니 이곳 저곳에서 일이 돌아가는 것이 이런 일을 시작할만큼 환경도 조성되어가는 것 같다.

책을 쓰면 가장 어려운 것이 책이 통일된 내용을 갖도록 하는 것이니 착실한 Editor를 확보하는 일인데 나 같이 게으른 사람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다른 교수님께 부탁드리는 방법 밖에는 없을 듯... 그래도 우리도 좋은 교과서를 제대로 번역한 것이 나올 수만 있다면... 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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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현대벡터해석이란 조금 오래 된 책에 대하여 글을 쓴지 넉 달은 된 것 같다.

그 동안 바삐 이것 저것 하다 보니 별 일 못하고 여름 방학을 다 보냈다. 학기중 보다는 방학이 더 바쁜듯이 느껴지는 것도 이제는 5년이 넘은 것 같다. 아마 계속 이런 추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인다.

오래 전에 (아마도 2년 전 쯤에) 일본 나고야 대학 수학과의 홈페이지에서 그 학교 강의 목록을 받아보았었다.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그냥 저장해 두었는데 이제야 한 파일을 열어서 살펴보았다. 일본의 학부 및 대학원 수학과 강의 목록은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것이 아닐까 한다. (일본에서 공부한 적이 없어서 예전에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본의 교과서들의 제목을 보며 내가 공부하던 때의 과목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은 제목들도 조금 통합되거나 하고 틀에 박힌 내용들이 줄어들었으며 새로운 내용의 강의가 많이 보인다. 우리학교의 강의 내용과 비교하면 우리 것이 좀 낡은 듯이 보이기도 해서 벤치마킹이라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

그 학교 2007년도 2학기의 강의를 보던 중 내 전공인 기하학 분야의 강의로 기하학요론II 라는 강의가 보였고 무엇을 가르치나 보니 벡터해석과 그 응용 정도라고 보인다. 교과서는 없고 참고서만 6권이 있는데 거기서 맨 마지막에 적혀있는 책이 이 스틴로드/스펜서/니커슨 등이 쓴 현대벡터해석으로 되어 있어 놀랐다.

강의는 학부 3학년생 대상인데 벡터해석을 가르치는 참고서들 중에 Fukaya의 "전자기장과 벡터해석"이나 "해석역학과 미분형식"이 들어 있고, Matsushima의 "다양체입문"과 이 책이 있으니 그 수준은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Fukaya의 해석역학 책은 몇 년 전에 내가 대학원 강의에서 교재로 썼던 것이다. 그리고 이 현대벡터해석은 그보다도 수준이 더 높다고 해야 한다. 물론 참고서이다. 하지만 나라면 학부학생들에게 이것을 참고서로 소개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중에 한 번 보아라 할 정도 일까?

일본은 기초과학과 수학에 대한 경시 풍조가 없는가? 아닐 것이다. 일본이 더 하면 더 하겠지... 그런데 이런 강의를 열면 학생들이 따라 오는가? 아니 이런 강의를 듣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혹시 필수로 지정하고 꼭 듣게 하는가? 잘 알 수 없지만 이런 강의가 제대로 열린다면 우리보다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일반인(학생을 포함해서)들의 수학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우리 나라의 대학 강의도 이러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어떤 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어쩌면 조금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해 볼 시점일지, 아니면 좀 늦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잘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책이 버젓이 지금도 참고도서에 올라 있는 것에 한 방 먹은 것 같은 느낌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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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아는 분 사무실에 갔다가 책을 몇 권 업어왔다. 아니 안고 왔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가운데 관심이 가는 책이 한 두권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현대벡터해석"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부제는 "벡터해석에서 조화적분으로"라고 되어 있다. 원 제목은 Advanced Calculus로 Nickerson, Spencer, Steenrod 세 사람이 쓴 책으로 Van Nostrand에서 1959년에 출판된 책이다. 번역은 岩波서점에서 1965년에 原田重春, 佐藤正次 두 사람이 하고 있고 1971년까지 5刷가 나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Princeton 대학의 교과서로 쓰여졌다는 것이고 책에는 학부 3학년생을 위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Advanced Calculus라면 학부 3학년에서 공부하기에 적절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일반적인 교과서라고 할 수 없다. 프린스턴 대학의 교육 수준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수준 면에서 조금 산만하다. chaper를 살펴보면

벡터대수, 벡터공간의 1차변환, 스칼라 곱, R^n의 벡터곱, 자기 준동형 대응, 실수 상의 벡터값 함수, 벡터를 변수로 갖는 스칼라값 함수, 벡터를 변수로 하는 벡터값 함수, 텐서곱 및 다원환, 위상수학과 해석학에서의 준비, 미분형식의 미분법, 적분정리, 복소구조

등이다. 이 책은 학부에서 사용되었던 교과서임에 틀림 없다. 이 보다 앞서서 어떤 수업을 듣고 Advanced Calculus를 들었을까? 적어도 미적분은 듣고 그리고 또 한 두학기 정도의 1변수 미적분을 epsilon-delta 와 함께 공부했던지 아니면 이것들을 1~2학년동안에 나누어 공부했던지 어쨌든 3학년에서는 다변수 해석학을 확실하게 공부하고 있다. 각 장의 내용을 보아도 벡터함수는 물론, 선형대수와 다중선형대수의 이론을 잘 공부하고 있고 뒤쪽으로 가면 텐서와 미분형식으로 무장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보통 공부하는 이 부분 강의에 비교하면 정말 단단히 공부했다는 느낌이다. 50년 전에 말이다.

뒤쪽에 가면 외미분과 리만계량, singular homology 와 cohomology, 그리고 de Rahm정리, 조화형식과 cohomology의 관계, 복소미분형식과 복소 Poincare 도움정리, Hermite계량, Kaehler계량 까지도 다룬다는 것이다.

이 내용들이 저자인 Spencer, Steenrod 등의 전공인 복소기하학과 위상수학의 내용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학부 3학년에게 이런 강의를 하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른다. 비록 프린스턴 대학의 학생들이 천재에 가까워도 이렇게 빨리 나가도 제대로 공부하는가?

하지만 이것은 프린스턴의 문제이고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또 한 가지는 일본은 왜 이런 책을 번역했는가? 특히 수학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이와나미 서점은 왜 이런 책을 번역했는가? 그리고 몇 년 동안에 5刷까지 인쇄했는가? 단지 프린스턴대학의 교재여서 당시 일본 수학자들이 최 첨단 교재를 보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잘 알수가 없지만 이 교재가 일본에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미국의 유수학 대학, 예를 들면 프린스턴, 하바드, MIT 등의 대학원 강의 수준을 보면 학부 수준도 꽤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위와 같은 교과서가 계속되어 사용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교재는 그리 popular한 책은 아니다. 적어도 우리 나라에서나 일본에서는 이런 교과서를 쓰는 곳이 몇이나 있는가? 도쿄나 교토 대학은 잘 모르겠지만 다른 곳은 절대로 아닐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교과서를 학부 3학년에 쓰는 곳은 적어도 지금은 없다. 아마 1960년대에 서울대학교에서 Advanced Calculus 교재로 당시 Dieudonne가 쓴 해석학 시리즈 첫 권인 Foundations...를 썼던 것이 아마도 가장 어려운 교재였을 것이고 그 다음에는 Rudin의 Principles...를 넘어간 일은 없을 것 같다.

지금에 와서 보면 이런 책이 한 권쯤 도서관에 있는 것은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우리말로 말이다. 교과서로는 쓰이지 않아도 공부하면서 이런 책도 한 번쯤 들춰보고 지금 당장은 필요없을 것 같은 개념들도 조금만 공부하면 읽을 수 있는 내용이구나 하고 생각해 둘 수 있다면 새로운 개념들로 나아가면서 어려움이 훨씬 덜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말로 된 교과서를 둘러보면 학부 2학년 정도 까지의 교과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고 그 이상의 교과서는 제대로 된 것을 찾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해석개론만 해도 내가 들 수 있는 것은 한 두개 뿐이고 위상수학이나 미분기하학도 나온지 오래된 교과서 아니면 외국 교과서의 편역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수학도 은퇴하신 우리 은사님 한 분이 예전에 쓰신 책 말고 또 있는지 궁금하고 집합론의 저자들도 모두 은퇴하셨다. 지금 현장을 담당하는 교수님들은 뭐를 하시는 건가? 강의 부담은 내가 처음 교수가 되었을 때의 반으로 줄었는데... 그런데도 책을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책 쓰는 것이 돈이 되지 않기는 하지만 이것이 큰 이유는 아닐 것이다. (사실 대학원 교재는 써도 팔리지 않는다고 출판해 주지 않지만...) 아마도 연구에 대한 압박에 책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저서는 특히 교과서 급은 학교에서 연구 업적으로 거의 인정하지 않는 현실에서 책을 쓸 사람이 없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하겠다.

아마도 교과부 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하는 것은 단지 정부가 모든 것을 담당해서는 안되는 것이 자명하다. 정부가 하는 만큼 일반인들도 도움이 되는 특히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논문을 많이 쓰는 것 만큼 좋은 교과서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들여다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과서라면 꼭 써야 하는 것이다. 쓰기 힘들면 번역이라도 해 두어야 한다. 우리 말로 읽을 수 있으면 고등학생 중학생이라도 읽어볼 수 있고 이런 가운데 뛰어난 사람이 나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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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joeyongile.blogger.com 조용일 2013.05.15 1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Van Nostrand Reinhol 출판사가 예전에 꽤나 유명한 저자들의 책을 많이 냈습니다.
    D.C Spencer라...... 쿠니히코 코다이라의 동료였죠.

    예전 유명한 교재를 찾아보다가 댓글을 답니다.

  • Favicon of http://joeyongile.blogger.com 조용일 2013.06.18 0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더 자세히 말하면, Princeton대학의 Honors Class에서 썼다고 합니다. 최근에 Dover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재발간 됐지요.

이 책은 포항공과대학교의 김강태 교수가 여러 해 동안 미국과 한국의 대학원에서 강의하며 다듬은 미분기하학에 대한 교재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학원 미분기하학의 교재라고 하면 마땅한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미분기하학의 주된 흐름을 따라 대학원 수준의 이론을 망라한 책은 여럿이 있다. 이 중에 몇을 예로 들면

 Helgason, Bishop and Crittenden, Kobayashi and Nomizu, Hicks

가 있고, 특히 리만기하학에 관련하여는

 Klingenberg, Cheeger and Ebin, Jost, Chavel, do Carmo

등을 들 수 있으며, 근래의 거리미분기하학 분야에 Gromov의 책을 비롯하여 몇 권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학원에서 미분기하학 강의를 시작할 때 어떤 책을 교재로 쓸까를 생각하면 위의 어느 책도 선뜻 집히지 않는다. 그 이유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내용의 구성이나 기술 방법이 우리에게 너무 어색해 보이기도 하며, 너무 어려운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분다양체 만의 이론이라면 아직도 Boothby나 Frank Warner의 책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미분기하학의 고급 응용을 생각하는 입문에서는 다른 내용이 필요하며 이에 알맞는 미분기하학 교과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리만기하학이라면 아마 do Carmo의 "리만기하학"을 선택할 것이지만 이 것도 내용이 꼭 좋아서라기 보다는 1 - 2 학기 강의에 적합한 양과 초심자가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의 설명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미분기하학에서는 아마도 Hicks를 선택할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이 매우 요약되어 있다는 점이 조금 불만스럽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김강태 교수의 "미분기하학"(교우사)은 드물게도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는 교재이다. 실제로 영어권에서도 이러한 책을 찾기는 힘들다. 내용을 살펴보자.

제 1 장 곡면 기하학 재조명

여기서는 오일러, 가우스 등에 따라 성립된 고전기하학의 이론을 역사적으로 설명하며 그 핵심 개념을 현대적 입장에서 요약하여 놓고 있다.

제 2 장 리만 공변 미분 연산자와 평행이동 개념

리만 계량, 표준좌표계와 공변미분, 접속, 평행이동, 곧은선(geodesic), 호프-리노브의 정리등

제 3 장 리만 곡률 텐서

곡률의 정의, 제 2 변분공식, 야코비 벡터장, 켤레점, 한계점, 초점 등의 개념

제 4 장 리만 다양체의 비교정리

지표 형식, 라우치, 카르탕-아다마르, 라플라스 연산자 비교정리, 부피 비교정리, 토포노고프 정리 등

부록 A 미분다양체, 벡터장 및 미분 형식
부록 B 상미분방정식에 관한 피카드 정리
부록 C 벡터다발과 접속

이 책의 특징은 고전의 역사적 기하학과 현대의 리만기하학의 관점을 통일하여 보여주려는 시도가 그 하나이며(1장), 기하학의 많은 결과들을 나열하기 보다는 중요한 개념 몇개 만을 따라서 현대 미분기하학의 요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 ... 이 책을 읽으면 미분기하학은 어느 정도 이해하였고, 심지어는 연구자가 될만한 지식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 (중략) ... 그러나, 이 책은 지금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다른 미분 기하학 책을 읽는 데에는 중요한 도움이 될 책이 되도록 구성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썼습니다. ..."

저자는 서문에서 Klingenberg의 책을 읽기 위한 준비로서 이책을 읽는 것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 Cheeger and Ebin의 책을 읽기 위하여 그 책의 첫째 장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책이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대 미분기하학 연구의 입문을 위한 가장 훌륭한 입문서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 책은 한글로 쓰여져 있다. 이 또한 입문서로써의 훌륭한 점이다. 처음 보는 이론을 자신의 언어(mother tongue)가 아닌 언어로 읽는 어려움은 자신의 언어로 쓰여진 책을 읽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 책이 있음으로 해서 어려워서 미분기하학에 접근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원의 미분기하학을 공부하려면 학부 미분기하학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 말이 틀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문서라면 학부 미분기하학과 관계 없이 대학원 수준의 미분기하학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본인은 이렇게 공부를 시작한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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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개는 Hitel 수학 동호회의 수학서적/세미나/정보안내 난에 실은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은 저 밑의 12번 김대현님의 list에 들어가 있어야 함직한 책이다. 그럼에도 안들어가 있는 것은 그 list를 만든 사람이 저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었으리라는 추측과 그 list가 이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유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 책은 기하학 서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하학을 공부하려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것들이 이 책에는 많이 있다.

제목은 "힐베르트 문제를 중심으로 - 현대수학입문" (김명환, 김홍종 지음, 경문사)

이 책이 출판된지 이미 1년 가까이 되고 이미 잘 알려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울대학교 교양 과목의 교재로 쓰여진 노트들을 모은 것이고 현재도 쓰이고 있으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고려대학교에서 내년에 부교재쯤으로 쓰일 것 같아서 한번 훑어보게 되었고 매우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되어 여기 소개의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현대 수학에 대한 입문서이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이미 앞에 설명되어 있지만 씌어진 형식은 매우 특이한 책이다. 보통 입문서들은 쉬운 내용으로부터 시작하여 어려운 이야기를 살짝 비치고 끝나는 식으로 쓴다. 이 책도 그렇게 쓰려고 노력한 점이 없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씌어져있다. 제목에서 말한 `힐베르트문제를 중심으로' 라는 문구가 그것을 말해준다.

여기 있는 분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힐베르트 문제에 대해서 들어보았을 것이다. 20세기가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대(大) 힐베르트가 수학자들에게 던진 문제이고 많은 문제가 수년내에 풀려버렸지만, 20세기 수학의 방향을 결정해버렸고, 현재도 영향을 주고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들 가운데 한 두개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 가운데 11개나 되는 내용을 주제로 하여 쓴 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을 쓴 사람들의 오만함과 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등을 느낄 수 있기에 오히려 작은 흥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몇가지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 같다.

첫째는 저자가 주장하는대로 현대수학에 대한 입문서이다. 이미 말했듯이 입문서 치고는 어렵다. 그러나 당연한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대부분의 수학(수학과 전공을 빼고)은 몇가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기껏해야 18세기 까지의 내용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내용 뿐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가 그러한 마당에 갑자기 20세기가 시작하는 마당의 이야기, 그것도 그 때의 연구 대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쉬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문제의 본질을 바로 꿰뚫어, 쉬운 예로 부터 설명을 시작하는 것으로 이러한 어려움의 상당부분을 바로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둘째로 이 책은 현대 또는 근대 수학의 역사를 적은 수학사의 서적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위의 관점에서보다 더 중요한 책으로 분류 될 것 같다. 사실 수학사에 대한 서적은 고대, 중세의 수학에 대하여는 매우 많지만 근대에 들어서서는 그리 많지 않다. 수학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까닭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형식적인 역사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손으로 꼽는다. 그 가운데 일본의 Takagi가 쓴 작은 이야기책이 하나요, 불란서의 Dieudonn\`e가 쓴 1700-1900까지의 방대한 수학사 책이 또 하나 있지만 둘 다 그 맥락이 다른 책이다. 이 책은 입문서를 빙자해서 현대 수학의 바탕을 가늠해보려는 수학사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20세기가 시작하는 마당에 Hilbert가 던진 문제들은 당시의 모든 수학의 범위를 망라하는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여 이 책에서 선정한 문제들은 저자의 취향(?)에 따라 주로 기하학과 대수학의 문제로 국한되고 있다. 이에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학부 수준의 입문서에 소개하는 내용으로 힐베르트의 문제들 가운데 해석학에 관련된 것들은 적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현대 수학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서로의 방법론을 빌려서 쓰고, 분야간의 이론의 유사점을 찾아나아가기 시작하는 단계로 들어서게 되며, 따라서 비록 이 책이 기하학과 대수학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현대 수학의 바탕에 기하학과 대수학 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이기도 한다. 즉 세째 관점은 이 책이 기하학과 대수학(그러나 대수기하학까지는 아니다)의 입문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이들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많은 내용을 정리하고 엮었으며 각각을 이러한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시간을 가지고 여러번에 걸쳐서 읽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즉, 고등학교나 대학교 1-2 학년에, 고학년이 되어서, 대학원에서, 그리고 자신의 직업과 전공을 가진 후에도 다시 읽어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저자의 다른 책들이 항상 그러하듯이) 본문의 내용 보다도 더 수학적으로 함축적이며 또 재미있는 주(footnote)를 가지고 있다. 첫째 장의 43번째 `논리'에 대한 주는 다음과 같다: ""논리"라는 말은 앞뒤가 잘 맞고 이성적인 때 사용하지만, 그 앞에 "정치"라는 형용사가 붙을 때에는 다른 뜻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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