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친분을 통해 읽게 된 어떤 글에서 이 분야 박사 한 분이 미래의 인공지능에 대하여 말씀한 것이 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모든 사람이 사용하게 될텐데 모두 수학을 공부할 수 없을 것이고 인공지능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어려운 수학공부는 필요 없고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자신이 하는 일, 또는 사업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들은 지금과는 달리 (마치 통계패키지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우선 인공지능의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사용할 것이 아니면 뭣하러 배우겠는가? 하지만 위의 견해는 한 가지 가정을 하고 있다. 즉 인공지능이 가르쳐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즉 인공지능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는 것이 쉬워야 어디다 활용할지만 고민해도 된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가르쳐주는 것이 이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우선 이렇게 사용하기 쉽다면 모든 사람을 똑같은 상황에 놓인 것이고 인공지능이 있든 없든 차이가 별로 없어야 한다. 이렇다면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쉽다면) 차이는 인공지능을 살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돈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렸겠지 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통계패키지처럼 인공지능이 잘 포장되었다고 하여도 이것은 너무 종류가 많을 것이고 정말 여러 가지 답을 줄 것이다. 서로 다 다른 답이 될 수도 있다. 마치 요즘 바둑 AI들처럼 이것이 좋다 저것이 좋다 하는 식으로 다른 답을 준다. 그러면 어떻게 판단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답을 주는 것도 바둑같으면 다음 수를 예측해 준다거나 가장 좋은 과정을 추천해 주는 것이면 좀 낫지만 이보다 훨씬 복잡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이중의 하나를 선택해라 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날텐데, 이 때 각각의 경우가 어째서 좋은지를 AI 나름의 근거를 들어 설명하게 될 것이다. 이 때 AI가 설명하는 것을 알아들을 방법이 있을지? 예를 들어 바둑에서 다음 수는 a, b, c가 있는데 a는 다음 테이블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고,... 하는 식으로 여러 특성 수치를 들어준다면...?? 이 수치를 말로 바꾸는 것을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여러 수치를 설명해줄 수 있는 복잡한 언어 및 개념을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개념을 만들면? 불가능하다. 너무 많은 단어를 만들어야하고 각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AI 자체를 이해하는 것과 같은데 이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이 AI의 수학을 이해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사용하기 쉬운 interface를 만들어 인공지능의 활용성을 높이는 것은 한쪽으로는 계속 발전해야 하는 방식이지만 반대로 인공지능의 속을 이해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 또 다른쪽으로 경주해야 할 노력일 것이다. 이것은 마치 50년 전쯤에 이제 컴퓨터가 발전하면 사람들은 컴퓨터에게 모든 것을 시키고 노력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유사하다.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려고 해도 컴퓨터를 이해하고 코딩도 하고 문제를 모델링해야 하며 컴퓨터가 하는 말을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AI에게 일을 시키려고해도 똑같다. 달라진 점은 AI는 자신이 이해한 상황을 설명할 말 (인간의 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사람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고 AI의 생각을 전부 읽어낼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언어에 가장 가까운 것이 현재는 수학이다. 즉 인간은 지금 사용하는 언어와 개념보다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언어와 개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 언어의 바탕은 수학적 개념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면 미래가 사람에게 얼마나 힘든 세상인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이 때는 정말로 머리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구별되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며 머리가 좋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것만이 자산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