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서 최근 교육부가 계획하는 새로운 계획을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는 눈이 많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반기는 매스컴의 기사들도 눈에 뜨인다. 그런 기사를 훑어보면 여러 이야기가 뒤섞여 있어서 뭔가 논점을 잡기 힘든 경우가 있다. 이번 교육부의 개선 방향을 이야기하는 기사에도 이런 개선을 옹호하는 전체적인 방향에는 동감하면서도 그에 대한 이유를 드는데 있어서는 조금 조심해서 말하면 좋겠다는 것들이 보인다. 예를 들어 한 기사에 나온 여러 가지 논의 가운데서 몇 가지만 들어서 조금 수정된 이야기를 해 보자.
이 기사는 수학도 재미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며 누구나 어려서의 재미있는 기억에서 출발하여 수학을 좋아할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록 이런 것이 증명하기는 힘든 것이지만 나도 분명히 누구나 수학을 좋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 자신도 어려서 언제까지인가는 수학을 싫어했지만 몇 가지 계기를 지나며 수학이 재미있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이유로 든것 중에서
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잘못된 생각인지도 모른다. 비록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보는 것을 싫어할지 몰라도 6, 70년대의 문제풀기식 대입제도를 통해서도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똑같은 문제풀기식이더라도 푸는 문제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문제라면 풀리면 재미가 생기지만, 맨날 보는 문제인데 아차 실수하면 틀리는 식이라면, 풀어도 감흥이 없고 틀리면 스트레스만 쌓인다. 그러니까 "문제풀기식 대학입시"보다는 "쉬운 문제풀기식 대학입시"가 주범이 아닐까? 또,
"수학문제 하나 더 푸는 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수학이 재미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
라고 하지만, 어느나라에서나 수학을 잘 하고 재미있다고 하는 학생들에게 `무엇이 재미있는가?' 하면 문제가 풀리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문제가 풀릴 때가 아니면 수학에 어떤 부분이 재미있겠는지 알 수 없다. (혹시 수학의 역사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미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듣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겠지만 암만 들어도 이것만 들어서는 수학을 배울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motivation이 될 뿐이다.)
그러니까 수학문제를 (하나든 많이든)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요한 점은 문제를 풀 때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말씀을 한 분의 생각은 똑같은 문제를 되풀이해서 풀며 틀리지 않도록하는 훈련 같은 것을 피할 것이지, 문제를 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해방이후 지난 60여 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라는 말은 겉을 보고 하는 말이 될 수 밖에 없다. 분명히 어떤 형태로든 입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입시 하나만 본다고 해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내용은 정말 많이 변했다. 일정한 방향으로 변해오는 것도 아니다. 즉 좋은 방향이나 나쁜 방향으로 계속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이리 저리 떠다니듯이 마구 변해 왔다. 교육의 내용도 6차에서 7차 그리고 그 이후의 변화들은 결코 작은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새롭게 노력해야 하는 것은 재미 있는 이야기만을 늘리는 것으로는 턱도 없다. 학생들이 문제를 풀며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 말고는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 이것은 위의 기사에서 이야기하기를 개선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선생님들이 짊어질 힘든 일"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 될 것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쉬운 문제만을 교육하는 시스템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을 일선의 선생님들께 떠안기는 일이 되지 않을까? (이것으로 학교 선생님들을 평가하지나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