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강원도 정선에서 고등과학원 미분기하 겨울학교가 있었다.
월-금 5일에 걸친 기간에 4개의 집중강의가 계획되었다.
강의 시간은 오전과 저녁시간(저녁 식사 후)로 계획되었고 organizer인 최재경 교수님에 의하면 낮시간은 스키를 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시간으로 배정해두었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하루를 지나본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오전에 빡센 두 강의를 듣고 점심먹고 스키를 타고 다시 저녁먹고 두 시간의 빡센 강의를 듣고 보니 너무나 힘든 일정이라는 것이다. 나같이 점심먹고 한잠 잔 사람들의 경우에도 힘든 일정이라고 느껴지니 스키탄 사람들은 무리임에 틀림 없다. 왜 이런 일정을 잡으셨을까?
보통 때의 겨울학교 일정을 더듬어 보면 이렇다. 오전에 강의, 점심먹고 또 강의, 저녁때쯤 조금 쉬운 대학원생을 위한 강의, 이렇거나 오전엔 강의, 오후에는 논문 발표, 저녁먹고 자유시간, 이렇다. 이러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우선 조금 놀고 싶은 경우에 (여기라면 스키) 낮시간을 어찌 내야 한다. 즉 강의를 빠지는 것이다. 주변에 관광이라도 하고 싶어도 저녁먹고 깜깜해지만 볼것이 없다. 그러니까 어차피 많은 사람이 빼먹기 쉬운 시간은 아예 준다는 것. 이것 그럴듯 하다. 그런데 보통 때는 또 한가지가 있다. 저녁을 먹으면 백발 백중 한잔을 걸치게 된다. 어떤 친구들은 저녁 내, 그리고 가끔은 밤새도록 한잔이 이어져서 다음날 아침 강의를 빼먹기 일수다. 아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저녁때 강의를 듣고 나면 피곤해서 그냥 자게 되고 한잔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는 낮시간에는 더욱 불가능하니... 공부시키자는 묘수였다는 중론이다.
이번에 강의를 맡은 네 사람이다. 사진 순서로 왼쪽부터 최재경, Mark Haskins, Peter Topping 그리고 Mohammad Ghomi 교수이다. 강의 내용 등은 아래에 첨부할 포스터와 KIAS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되겠다. 강의실은 중형의 세미나실을 빌렸는데 50명 가까이 들어가는 방이 거의 꽉 찼다. 생각보다 많은 젊은 기하학자들, 중견 교수님들로 성황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오랜만에 기하학 강의를 들었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뭐 저런 것도 하나부다" 하고 쳐다보는 사람도 많았을텐데, 지금은 모두 그 내용도 열심히 듣고 질문도 하는 것이 이 내용들을 따라가고 있구나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젊은 박사들 경우에는 이 내용에 정통한 친구들도 보이고 하는 것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격세지감이 든다.
이번 강의는 각자 맡은 내용을 정말 잘 요약해서 강의해 준 듯하다. 나는 듣다 말다 한 듯 했지만 평소 이런 내용을 알고 싶어도 감히 책을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을 각각 4시간 동안에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해 주는 것은 드물다. 단지 정말 쉽지 않은 내용이어서 이 4시간으로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몇 명은 좋은 참고도서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진짜로 공부해 보겠다면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집중해서 들은 것은 Ghomi 교수의 h-Principle 강의이다. 내가 박사 공부하던 시절에 처음 나와서 그 때 세미나에서 들어보면서 뭔말인지 하나도 몰랐던 내용이어서 다시 들어봤다. 다른 교수들의 설명과 Ghomi 교수의 비교적 자상한 강연으로 어떤 식의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본론은 이야기할 수 없어서 전혀 듣지 못했고 응용의 방식만을 이해했지만 한 번 보고 싶은 내용이다. Eliashberg의 책이 Gromov의 어려운 책을 잘 풀어 설명하고 있다고 하니 주문하자고들 한다.
최재경 교수님이 디자인한 듯한 포스터가 첫날 책상위에 가져가라고 놓여 있었다. 한 장 들고 왔었는데 마지막날 강의 사이에 연사들에게 사인을 받았다. 참가자 모두에게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괜히 분위기를 망칠 듯도 해서 연사 것만 받았다.
우리가 묵은 방은 콘도가 새거기도 하지만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아주 편안하게 묵었다. 식사도 사북과 고한의 맛집들을 돌며 각종 음식을 맛보았다. 신해용 교수님의 차로 돌아다니며, 또 신교수님의 고향도 강원도라 해설도 들으면서, 재미있는 한 주를 보냈다. 내 방에서 바라보면 콘도 전경과 그사이에 있는 눈썰매장이 보이는데 아침 햇볓을 받은 사진은 꽤 예쁘다. 하지만 콘도 선전으로 보일 것 같아서 여기다 올리지는 않는다. 콘도의 서비스는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된다.
역시 끝나고 나니 이 내용에 대한 강의록 욕심이 난다. 영어로 번역할 논문이 열흘 안에 끝나야하니 거기 집중해야 하겠지 그 다음이 되면 다 잊어버렸을까?
월-금 5일에 걸친 기간에 4개의 집중강의가 계획되었다.
강의 시간은 오전과 저녁시간(저녁 식사 후)로 계획되었고 organizer인 최재경 교수님에 의하면 낮시간은 스키를 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시간으로 배정해두었다는 말씀이다.
최재경 교수님: organizer
그런데 하루를 지나본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오전에 빡센 두 강의를 듣고 점심먹고 스키를 타고 다시 저녁먹고 두 시간의 빡센 강의를 듣고 보니 너무나 힘든 일정이라는 것이다. 나같이 점심먹고 한잠 잔 사람들의 경우에도 힘든 일정이라고 느껴지니 스키탄 사람들은 무리임에 틀림 없다. 왜 이런 일정을 잡으셨을까?
보통 때의 겨울학교 일정을 더듬어 보면 이렇다. 오전에 강의, 점심먹고 또 강의, 저녁때쯤 조금 쉬운 대학원생을 위한 강의, 이렇거나 오전엔 강의, 오후에는 논문 발표, 저녁먹고 자유시간, 이렇다. 이러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우선 조금 놀고 싶은 경우에 (여기라면 스키) 낮시간을 어찌 내야 한다. 즉 강의를 빠지는 것이다. 주변에 관광이라도 하고 싶어도 저녁먹고 깜깜해지만 볼것이 없다. 그러니까 어차피 많은 사람이 빼먹기 쉬운 시간은 아예 준다는 것. 이것 그럴듯 하다. 그런데 보통 때는 또 한가지가 있다. 저녁을 먹으면 백발 백중 한잔을 걸치게 된다. 어떤 친구들은 저녁 내, 그리고 가끔은 밤새도록 한잔이 이어져서 다음날 아침 강의를 빼먹기 일수다. 아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저녁때 강의를 듣고 나면 피곤해서 그냥 자게 되고 한잔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는 낮시간에는 더욱 불가능하니... 공부시키자는 묘수였다는 중론이다.
발표자 네 명
이번에 강의를 맡은 네 사람이다. 사진 순서로 왼쪽부터 최재경, Mark Haskins, Peter Topping 그리고 Mohammad Ghomi 교수이다. 강의 내용 등은 아래에 첨부할 포스터와 KIAS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되겠다. 강의실은 중형의 세미나실을 빌렸는데 50명 가까이 들어가는 방이 거의 꽉 찼다. 생각보다 많은 젊은 기하학자들, 중견 교수님들로 성황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오랜만에 기하학 강의를 들었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뭐 저런 것도 하나부다" 하고 쳐다보는 사람도 많았을텐데, 지금은 모두 그 내용도 열심히 듣고 질문도 하는 것이 이 내용들을 따라가고 있구나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젊은 박사들 경우에는 이 내용에 정통한 친구들도 보이고 하는 것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격세지감이 든다.
강의실 전경
이번 강의는 각자 맡은 내용을 정말 잘 요약해서 강의해 준 듯하다. 나는 듣다 말다 한 듯 했지만 평소 이런 내용을 알고 싶어도 감히 책을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을 각각 4시간 동안에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해 주는 것은 드물다. 단지 정말 쉽지 않은 내용이어서 이 4시간으로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몇 명은 좋은 참고도서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진짜로 공부해 보겠다면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집중해서 들은 것은 Ghomi 교수의 h-Principle 강의이다. 내가 박사 공부하던 시절에 처음 나와서 그 때 세미나에서 들어보면서 뭔말인지 하나도 몰랐던 내용이어서 다시 들어봤다. 다른 교수들의 설명과 Ghomi 교수의 비교적 자상한 강연으로 어떤 식의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본론은 이야기할 수 없어서 전혀 듣지 못했고 응용의 방식만을 이해했지만 한 번 보고 싶은 내용이다. Eliashberg의 책이 Gromov의 어려운 책을 잘 풀어 설명하고 있다고 하니 주문하자고들 한다.
최재경 교수님이 디자인한 듯한 포스터가 첫날 책상위에 가져가라고 놓여 있었다. 한 장 들고 왔었는데 마지막날 강의 사이에 연사들에게 사인을 받았다. 참가자 모두에게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괜히 분위기를 망칠 듯도 해서 연사 것만 받았다.
포스터와 연사들의 사인
우리가 묵은 방은 콘도가 새거기도 하지만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아주 편안하게 묵었다. 식사도 사북과 고한의 맛집들을 돌며 각종 음식을 맛보았다. 신해용 교수님의 차로 돌아다니며, 또 신교수님의 고향도 강원도라 해설도 들으면서, 재미있는 한 주를 보냈다. 내 방에서 바라보면 콘도 전경과 그사이에 있는 눈썰매장이 보이는데 아침 햇볓을 받은 사진은 꽤 예쁘다. 하지만 콘도 선전으로 보일 것 같아서 여기다 올리지는 않는다. 콘도의 서비스는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된다.
역시 끝나고 나니 이 내용에 대한 강의록 욕심이 난다. 영어로 번역할 논문이 열흘 안에 끝나야하니 거기 집중해야 하겠지 그 다음이 되면 다 잊어버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