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 초보자의 경험 (1)

TeX 2011. 11. 19. 16:34
TeX을 사용하는 초보자로서 KTUG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질문 가운데 몇 가지에 대한 조언이랄까 아니면 경험담을 적어둔다.

TeX의 초보자가 자주 경험하는 것은 남이 만든 파일의 preamble을 그냥 가져다가 쓰는 것이다. TeX에서 사람들이 만든 (특히 가져다 쓸만한) preamble은 오랜 시간을 걸쳐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혹시 금방 만들었더라도 오랜 경험의 산물이다.) 그러니까 몇 줄 안되는거 같지만 실제는 많은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는 것이고 사실 잘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나를 위시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preamble을 받아다 쓰면서도 그렇게 만든 이유를 생각해보지 않는다. 이럴 경우에는 적어도 그 preamble의 명령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식으로 작동하더라도 불평할 수 없다. 그런데 정말 원하지 않는 feature가 있어서 바꾸고 싶으면 어찌 하는가? 물론 만든 사람에게 물어보던가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단 한번만 쓸 것이라면 그 내용을 몰라도 되지만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공부해서 알아내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매우 효율적인 일이 된다. 내가 TeX의 여러 명령어를 배워 쓰는 일이 많지 않으므로 새로운 것을 배워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도 명령어 작동법을 기회날 때마다 생각해 두면 잘 모르는 새로운 상황에서도 비교적 쉽게 타개해 나갈 수 있다. 다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조금 귀찮아도 꼭 해 두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얻은 preamble이 있으면, 그리고 이것에서 몇 가지를 고치고 싶은데 어떤 생각으로 만든 것인지 잘 모른다면, 또는 고치고 싶은 feature가 어느 명령에서 생기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면 어찌할 것인가? 

우선은 document 부분은 간단히, 내가 원하는 feature가 나타나는 부분만을 남기고 다른 부분을 지운다. (물론 새 파일로 복사해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이 파일에서 preamble을 전부 comment out 한다. (%를 붙인다.) 그리고 나서 하나씩 %를 지우며 살려나간다. 찾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물론 반만 comment out하고 시행해서 어느쪽 반에 그 feature에 대한 명령이 있는지를 찾는다. 그리고 그쪽 반에서 또 반만 comment out 하고 컴파일 하는 식으로 좁혀나간다.

특히 옵션이 있는 경우 옵션을 하나씩 살려가면서 어느 옵션이 그 feature를 activate하는지를 찾는다. 이 때 한 style이나 class에 옵션이 많다면 옵션 하나가 한 줄을 차지하도록 줄을 바꾸어 나타낸 후 각 줄에 %를 붙였다 떼었다 하는 것이 능률적이다. %를 자리를 맞추어 직접 치는 것보다는 그 문단 앞에 붙이고 떼는 명령(맥이라면 cmd+shift+{, cmd+shift+} 명령 등)을 사용하는 것이 쉽다. (마우스를 쓰지 않고 커서와 명령으로 된다.)

이런 식으로 분석해 보고 그 명령이나 옵션이 무슨 뜻인지를 매뉴얼에서 찾아보면 차츰 style파일을 만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이 조금은 생긴다. 젊은 사람이고 조금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이렇게만 해도 텍의 언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고 명령어를 자주 공부해 쓰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냥 감을 키우는 수준이지만...

조금 언어에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면 도사급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설마 이렇게 되면 남을 도와줘야 해서 안한다는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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