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TeX 학회가 있다. 아마 전 세계에 TeX 학회가 있는 나라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 학회는 매우 부지런해서 다른 학회 수백명의 active한 회원을 가지고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한손가락 꼽을 active 임원들만 가지고 모두 다 한다. 최근 10년 동안 해 놓은 일만 보아도 입이 벌어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일이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점은 다른 학회와도 많이 다르다.


이 학회는 매 년 학술대회 말고 문서작성 워크숍이라는 것을 연다. 대략 이맘때쯤 하는데 근래에는 대부분 공주대학교에서 열렸다. 전 회장님이 공주대학교에 계시는 관계로 계속해서 이 대학의 지원을 받게 된듯하다. 이 모임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열린 워크숍이다. 하지만 열성 팬이 아니면 별로 참석하지 않는다. 나도 몇 번 이 모임에 참석하였다. 올해도 이 모임이 11월 9일에 공주대학교 구내 백제교육문화관이라는 삐까번쩍한 건물 국제회의실 205호에서 열렸다. 


요즘이 단풍철 막바지란 것을 생각지 않고 2시간 잡고 고속버스를 탔더니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가 다 막혀서 같이 서 있어보기는 처음이다. 결국 2시간 30분이 좀 더 걸렸고 강의를 1개 반을 놓쳤다.


이 모임의 후기는 안그래도 "날쌘" Progress 님의 후기가 모든 것을 요약하고 있고 홍페이지에서 내가 찍어 올린 동영상을 보면서 올라와 있는 자료들을 함께 보면 (앞의 한 개 반을 빼고는) 대략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므로 따로 적지는 않는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의 하나인 DeHi님 얼굴을 보지 못한 것 정도...


단지 한 가지 새로운 소식은 이제 한글 TeX인 ko.TeX이 세계 2대 TeX Distribution인 MikTeX과 TeX Live에 모두 탑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아무데서나 이 대표적인 텍을 (full로) 깔고나면 그 순간에 한글로 컴파일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업데이트도 바로바로 될 것이다. 이제는 (서양에서는 아니겠지만) unicode가 널리(?) 사용된지도 몇 년 지났고 XeTeX도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니 (이제는 pdfLaTeX과 크게 차이도 안나고 에러도 거의 없다.) TeX의 발전이 눈부시다고 하겠다.


초창기의 plain TeX과 여기에 amsppt를 얹어 쓰던 시절에서 LaTeX이 나와서 오랜 동안 TeX계를 평정했는데... 그리고 이 동안에 여러 형태의 한글 텍이 자리를 바꾸었는데 이 모든 것이 모이고 수정되어서, TeX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Xe(La)TeX과 Lua(La)TeX에 맞추어졌으니까 한글 사용자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어보인다. 이제는 한글을 모두 찍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옛한글도 다 찍을 수 있고 동양에서는 한자도 대략 6만자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XeTeX 등이 중국 글꼴을 사용할 수 있게 하여주므로 글꼴이 모자라 한자 자리가 비어 나오거나 하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 간다.


위의 홈페이지의 사진에 얼굴이 비친 많은 분들은 (나는 물론 빼고) 모두 이 TeX의 역사에 초석을 놓은 그리고 지금도 놓고 있는 분들이라고 하겠다. 이분들의 노고에 답하는 것은 KTUG 홈페이지에 열심히 *제대로된* 질문하는 것? 특히 형식을 갖추어 (테스트 파일을 첨부하여) 질문하는 것이 첫번째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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