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일 때 은퇴를 해서 몇 해 꼼짝도 못했다. 작넌에 좀 괜찮아 보여서 가을에 유럽 여행을 했다. 이때는 유럽을 잘 아는 분을 모시고 갔다 왔다. 덕분에 현지에서 검색하면서 다니는 것만으로 충분히 잘 여행을 했다. 지난번 여행은 이탤리 중에서도 투스카나를 여행하고 마지막에 로마를 간략히 봤다. 이때의 기록은 나중에 따로 올려 보자. 

 

올 봄에 다시 유럽에 갔다. 이번에는 잘 아는 분 없이 가는 것이었다. 보통 어떤 블로그의 여정이 괜찮아 보이면 이를 따라서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에 지난 한해 동안 세간의 화제가 된 GPT를 사용해 보았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인터넷에서 블로그와 카페에 들어가 봤지만 단편적인 정보가 흩어져 있어서 대부분 감만 잡을 수 있었다. 이탈리아 여행 카페에는 좋은 정보를 모아놓았고 여기서 어떤 것을 봐야 하는지는 많이 알게 됐다. 하지만 여행 스케쥴은 이곳에서 얻기 어려웠다. 

 

chatGPT는 지난 한해 동안 조금 사용해보았고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많이 불편하지는 않기 때문에 수월하게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물론 hallucination이라는 큰 문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내가 사용한 것은 chatGPT4의 plugin들 가운데서 Travel Guide라는 서비스를 썼다. 지금은 plugin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지만 올봄만 해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여기에 물어본 결과 많은 좋은 답변을 받았다. (그냥 plain chatGPT4)에 물어봐도 비슷한 답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비교해보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내가 얻은 답변 가운데는 미진한 것도 있고 조금 헛갈린 답변도 있었지만 초벌 답변으로는 훌륭했다. 얼핏 조금 이상해 보이면 "그거 맞아?" 하는 식으로 다시 물으면 틀린 곳을 정정해서 답한다. 보통 한 번 수정하면 거의 정확한 정보를 준다는 것을 최근까지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물론 자기가 답하기 어려운 것들은 계속 틀린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나 코딩에서 복잡한 부분은 생각할 것을 알려줘도 못 고치는 부분이 많다. 그런 경우에는 자기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는 스텝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서 한 스텝 한 스텝 나눠서 질문하고 답을 듣는 형식으로 바른 답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럴거면 뭐하러 쓰냐고 할지 모르지만 이 각 스텝이 어려운 것은 아니더라도 복잡해서 머리쓰기 싫은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된다. 즉 머리 노동은 chatGPT에게...

 

자세한 것은 직접 해 보면 안다. 하나의 채팅창에서는 처음에 "여기서 하는 것은 목표가 무엇이고 어떤 점을 기억하면서 답변해줘" 하는 식으로 전제를 달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빡센 여행이 좋다든가, 어떤 사람 몇 명이 같이 여행한다든가, 싸고 깨끗한 숙박시설을 원한다든가, 멋진 풍경을 찾는다든가, 놀이터가 중요하다는 식의 조건을 단다. 하지만 개별 물음에서 조건을 달리 해도 된다. "이번 질문에서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답해줘"라고 하고 다음 질문에서 다시 처음에 이야기한 조건으로 돌아가라고 하든가 하자. 내가 이것을 사용할때만 해도 4o 버젼은 나오지 않았을 때고 기억하는 memory가 크지 않았던 것 같지만 지금은 정말 큰 파일도 한 번에 읽는다. 다만 답을 할 때는 너무 긴 답은 못하는 듯. 어느 정도 길이를 넘어가면 답변이 요약된 형식으로 바뀐다. 적절히 질문하는 것이 좋다. 답을 나눠서 받을 수 있으면 더 정확해지는 듯.

 

구체적으로 몇 가지 보자. 

 

내가 여러 정보를 통해서 먼저 정한 것은 여행지를 세 군데로 하고 날자를 약 2주 반 정도로 잡은 것이다. 이것은 꽤 일찍 정해서 비행기 표를 미리 사 놓았다. 처음에 파리에 도착해서 프랑스에서 두 군데를 관광하고 마지막으로 암스테르담으로 가서 서울로 오는 일정이다. 그리고 자세한 사항을 물어봤다. 우선 처음 갈 곳은 남프랑스, 그 다음은 루아르 지방, 그리고 네델란드 공항 근처의 튤립공원이다.

 

여러번 물어보고 수정하고 해서 알아낸 것은, 교통편, 숙박시설, 관광명소 등이고 이들의 관광 순서도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지방의 세세한 정보는 알려주지 못했고 몇 가지는 현지에서 확인해야했다.

 

chatGPT가 잘 알려준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정보였다. 이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게 내가 직접 알아내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데 한방에 대충 다 알 수 있었다. 가성비 좋은 숙박시설을 알려달라고 하면 가격까지 해서 선별해 알려준다. 여기서 알려준 것들은 상당히 고급인 것이 많았지만 가성비 좋은 것들도 마음에 드는 것들을 추천했다. 아마 리뷰 같은 것은 참조하는 듯하다. 관광지와 거기서 무엇을 볼지 그리고 순서를 어떻게 잡으면 되는지는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의 운송수단은 기차같은 큰 것들 말고는 잘 모르는 듯. 기차까지는 정보를 얻기 좋다. 물론 직접 다시 확인해봐야 안심할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 기차들은 일정을 결정하자마자 모두 예매해 두었다. 아주 동네 기차만 현지에서 표를 샀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묵은 곳은 모두 마음에 들었다. 식사할 곳은 추천 받은 곳도 가보고 구글맵과 tripadvisor를 잘 사용했다. 식당 가운데 한 두번 정도만 기대에 못미치는 곳을 갔고 나머지는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tripadvisor를 가지고 검증한 다음 들어간 곳은 모두 좋았다. 관광은 전부 다 하지는 못했지만 나이든 사람으로써는 충분히 했다. 하루 적어도 15000보씩 걸었고 두 번 차를 빌렸다. 

 

여정은 다음과 같다. 

파리 도착, Lyon가서 묵으며 관광, 아비뇽에 가서 묵으며 주변 관광: Arles와 Nimes는 기차로 나머지는 차를 빌렸다. 그리고 기차로 Tours로 가서 거기서 다시 기차를 타기도 하고 차를 빌려 주변 고성 5-6개를 봤다. 그리고 기차로 네델란드 스키폴 공항으로 가서 근처 호텔에 묵으며 Koekenhof를 관광하고 왔다.

 

다음은 chatGPT가 세워준 스케쥴 가운데 하나이다.


암스테르담 출발일이 4월 7일 저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암스테르담에서의 숙박을 4월 5일부터 2박으로 유지하고, 아비뇽과 아를에서의 체류 기간을 하루씩 늘려 조정하겠습니다. 이에 따른 수정된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정된 여행 일정 요약

파리 (1박):

  • 도착일: 3월 22일 저녁.
  • 숙박: 1박, 예상 비용은 €200입니다.

리옹 (2박):

  • 이동일: 3월 23일 아침에 파리 출발.
  • 숙박: 2박, 일인당 숙박 비용은 €150 x 2박 = €300입니다.

아비뇽 & 아를 (각 3박):

  • 이동일: 3월 25일 리옹 출발.
  • 숙박: 아비뇽에서 3박, 아를에서 3박. 예상 숙박 비용은 각 도시에서 €150 x 3박 = €900입니다.

투르 & 루아르 밸리 (4박):

  • 이동일: 3월 31일, 아비뇽 또는 아를에서 출발하여 투르로 이동.
  • 숙박: 4박, 예상 숙박 비용은 €135 x 4박 = €540입니다.

암스테르담 (2박):

  • 이동일: 4월 5일, 투르에서 출발하여 암스테르담으로 이동.
  • 숙박: 2박, 예상 숙박 비용은 €185 x 2박 = €370입니다.
  • 출발일: 4월 7일 저녁, 암스테르담 출발.

수정된 일정 상세

  • 파리: 3월 22일 저녁 도착 후 1박.
  • 리옹: 3월 23일 ~ 3월 25일, 2박.
  • 아비뇽 & 아를: 3월 25일 ~ 3월 31일, 아비뇽과 아를에서 각 3박.
  • 투르 & 루아르 밸리: 3월 31일 ~ 4월 5일, 4박.
  • 암스테르담: 4월 5일 ~ 4월 7일, 2박.

아비뇽과 아를에서의 추가 체류를 통해 프랑스 남부 지역의 매력을 더 깊게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의 체류는 계획대로 2박으로, 여행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조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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