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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서 점심을 마친 일행은 영도로 들어가 해양박물관을 구경했다. 해양대학 근처에 세워진 건물이면서 꽤 큰 규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별로 볼 것이 많지 않았다. 역시 수족관이 커야 하겠지만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수족관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은 것 하나 뿐이어서 아쉽다. 동식물을 보여주는 것은 별로 많지 않았고, 이보다 나은 것은 우리나라 옛 선박의 모형과 역사적 자료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몇 가지 새로운 것, 유물 등을 관람하고 3층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몇 가지 논의를 한 다음 다시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 맞은편의 차이나 타운에서 유명하다는 만두집을 찾아 들어갔다. 여기서 우리나라 중국 음식의 진수를 맛볼 줄은 몰랐다. 푸짐한 탕수육과 깐풍새우(?) 두 접시에 6명이 넉넉히 먹고 추가로 시킨 찐만두와 물만두 두 접시는 거의 남길 뻔 하였다. 다른 상에 앉은 젋은이 4명은 우리와 비슷하게 먹었다. (만두만 한 접시로 줄인 정도) 비가 많이 오는데 택시로 다시 영도로 들어와 고신대학교를 찾아 올라갔다. 산 정상 부근에 학교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안개가 끼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채로 학교 기숙사에 들어와 잤다. 


기숙사는 정말 깔끔했는데 아마 게스트룸이었던듯. 편안하게 10시 좀 넘어서 잠을 잤고, 아침에 7시 반 정도까지 잤으니 푹 잤다. 일어나서 샤워하고 안개낀 캠퍼스에서 사진을 조금 찍었다.



약속한대로 9시가 되어서 계영희 교수님의 안내로 발표장인 월드미션센터로 향했다. 안개가 낀 캠퍼스를 걸어가며 찍은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오른쪽 안개 속에 잠긴 건물이 월드미션센터이고 홍성사 교수님과 계영희 교수님이 걸어가시는 모습이 보인다. (이 사진에서 사진사의 키가 앞에 보이는 두 사람보다 큰지 작은지 알아내 보십시요.)


여름컨퍼런스를 하게 된 발표장은 새로 지은 건물에 아주 깨끗한 교실이어서 웬만한 세미나실 보다도 더 좋다. 여기에 고신대학교 학생들이 전날 떡과 과일, 차와 과자 등을 정말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아침 식사를 제대로 했다고 할 정도로 대접이 좋았다. 참석하신 분들도 20명이 되고 고신대학교 학생들도 도우미 겸 와서 있었다. 발표장이 꽉 찬 느낌이었다. 오전에 홍성사 교수님께서 일본의 세키 타카카즈가 일으킨 일본 산학의 특징을 이야기해 주셨다. 계속해서 조재근 교수님의 통계학사와 김종명 교수님의 삼각법의 역사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점심은 고신대에서 많이 멀지 않은 고기집에서 푸짐한 갈비를 먹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발표장으로 돌아와서 오후 세션을 계속했다. 오후의 유일한 발표는 박창균 전회장님의 발표였고 수학의 방법론을 잘 정리하여 소개해 주셨다. 곧이어서 이상욱 부회장님의 수학사 연구의 방법과 그 의의에 대하여 여러 수학사가들의 관점을 설명해준 워크숍이 있었다. 청중에게 질문도 하시고 해서 1시간이 길지 않은듯 잘 듣고 이어지는 break에 홍교수님 내외분은 일찍 서울로 향하셨다. 너무 늦으면 힘드셔서 우리도 나가 배웅하고 나머지 워크숍을 계속했다.


둘 째 시간은 고영미 교수님께서 19세기 초반의 duality의 성립 과정에서 있었던 일종의 paradox 같은 문제를 수학자들이 어찌 해겼해 갔는가를 설명해 주었으며 이것은 사영기하학을 강의할 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내용이었다. 아직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3차곡선을 가지고 한 번 계산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짧은 40분 동안에 사영기하의 기초부터 다 강의하느라 정말 속도감 있게 이야기하셨는데 나중에 시간을 가지고 계산을 해 보아야겠다. 


마지막 시간은 내가 19세기의 기하학 발전과 클라인의 Erlangen 목록을 번역하는 작업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로 했었지만, 화요일 밤에 왕승호박사와 이야기하던 것이 머리에 남아 있고 정작 이야기 해야 할 내용은 별로 더 읽어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새로이 생각하게 된 것을 이야기했다. 결국 처음으로 발표자료를 준비하지 않고 발표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한 이야기는 별로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어서 조금 더 생각해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된다. 


최대한 빨리 컨퍼런스를 마치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에 도착하여 롯데리아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졸면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작한 시간은 9시 15분. 예정보다 3분 늦었다. 지하철로 갈아타고 집에 들어오니 식구가 모두들 기다리고 있는 듯. 큰애만 나보다 늦게 퇴근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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