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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예전에 하이텔에 논쟁이 되었을 때 쓴 글 가운데서 발췌한 것입니다. 조금 자세한 것은 이곳에서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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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학교 수학에서 나오는 0.999... 라는 무한소수가 1과 같은가 정확히 같지는 않은가라는 논쟁에 있습니다. 이 논쟁은 이 표현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것으로서 잘못된 수학교육이 야기하는 혼동의 대표적인 예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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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계속된 논쟁의 일부를 읽어보고 이 글을 씁니다.

아래 두분의 논쟁을 보면 수학의 여러가지 면이 들어나고 있으며 또한 수학과 수학 밖의 학문과의 관계도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수학의 여러 측면을 혼동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우선 0.9999...라는 표현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에 대하여 두분이 나누는 이야기는 서로 전혀 다른 대상과 방법에 대한 것으로 서로 이야기가 될 리가 없습니다. (아래에 설명할 것입니다.)

1. 이에 대하여 수학자들의 입장을 봅니다.

수학자들은 (저를 포함해서) 수(number)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집합이라는 매개체를 써서 자연수, 정수, 유리수, 실수,... 등의 과정을 통해서 인간이 서로 공통으로 인정하는 양(量)의 개념으로서 수를 정의합니다. 그 이후에 이러한 (이미 존재하는) 수를 쓰기 편한방법으로 나타내는 기호를 고안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내지는 대학교 교양과정까지 순차적으로 교과서에 나오지만, 엄밀하고 논리적인 수(數)의 정의는 유보하여 두는 편입니다.

2. 이러한 입장에서 우리 문제를 봅시다.

우리의 대상은 1 이라는 수입니다. 위와 같은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어떻게든 1 이라는 수를 정의하여 개념으로 갖고 있습니다. (이미 모든 실수를 알고 있다고 보며, 이러한 실수가 서로 같거나 다르다고 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도 이론적으로 알고있다고 가정합니다.) 이러한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숫자 1 은 다른 수들과의 관계(셈법)를 떠나서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쓸모도 없습니다. 이러한 쓸모에 맞게 1 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방법을 만들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정수들의 나눗셈에 맞게 1/1, 2/2, 3/3 (-4)/(-4)와 같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1 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여러가지 쓸모에서 생긴 방법들 가운데 무한소수로 실수를 나타내는 방법도 들어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 무한소수는 그 자체가 실수라고 보기보다는 실수를 나타내는 한가지 방법에 불과합니다. 1 또한 이러한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3. 그러면 무한소수는?

무한소수란 무한히 이어진 자연수의 열을 가지고 실수를 나타내는 방법입니다. 실수의 위치를 유한한 소수들을 길게 늘여나감으로써 이 수에 점점 가까이 가는 방법을 써서 나타내는 방법이므로, 이러한 방법으로써 나타내어지는 수는 바로 이 수열이 나타내고자 하는 수가 됩니다. 즉 0.1111...은 1/9이 나타내는 실수를 나타내기 위하여 쓰는 또 다른 방법이었기 때문에 0.1111... = 1/9 라는 것은 수학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수를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이"같은" 수를 나타낸다고 하는 당연한 말에 불과합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우리가 1/9이라는 표기법을 먼저 배우고, 0.1111... 이라는 표기법을 나중에 배운다고 하여서 1/9가 진짜 실수고 0.1111...은 1/9와 비슷한 숫자가 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가지 표기법이 나타내는 실수는 이보다 먼저 있는 것이고 이를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이 나중에 만들어진 것 뿐입니다.)

4. 이제 이타놀님의 관점에서 ... 1.
 
0.1111...이라는 숫자는 진행되는 상태변화를 나타내는 꼴이고, 1/9은 이 변화가 끝난 결과를 나타내는 꼴이므로 서로 다르다고 합시다. 이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을 견지한 것이 Leibniz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극한이라는 개념이 애매한 동안이어서 Leibniz는 이러한 방식으로 극한을 대신하여 실수보다 더 복잡한 수체계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1 과 0.9999... 사이의 차이와 같은 것을 단자(monad)라고 하여 미적분학의 이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서 안 될 것은 없읍니다만, 현대 수학은 실수만을 수로서 생각하고 Leibniz의 수 체계는 극한개념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여러가지 상황에서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를 실수라는 이름으로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Leibniz의 개념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어서, 현재 미적분에서 나타나는 dx 와 같은 개념으로 살아 있으며 아직도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5. 이타놀님의 관점에서 ... 2.

한편 여기서 0.9999... 라는 것은 진행수이고 1을 보통 실수라고 보는 관점은 수학자들이 약속한 실수와 (또는 보통의 수와) 다른 어떤 수의 체계(=진행수 =(?) Leibniz의 수)를 생각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 경우는 다루는 수의 체계가 위풍..님(수학자들)과는 서로 다르고, 또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서로 다르므로 서로 이야기하는 것 또한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마침

아마도 이로써 0.999...=1 이라는 것이 어떤 뜻에서 "약속"인가가 밝혀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 갈은 이야기는 수학자의 관점에서만 타당한 것이며 관점을 바꾸면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수학 밖의 이야기가 되며 이는 철학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입니다. (여기서 수학자란 수학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람을 모두 말합니다.) -------------------------------------

제 목 : 이타놀님의 결론  등록일 : 1998-06-28 20:28:48

그 사이에 이타놀님이 올리신 글을 보면 대체로 수학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다만 얼핏 보기에 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음직한 점이 있어 덧붙입니다.

0.999...=1 에서 = 은 정확한 equal 개념이 아니라고 하신 점이 그 것입니다. 우선 = 은 정당하게 사용하는 것은 모두 정확한 equal 입니다. (수학자의 입장에서 말입니다...)

아마도 이타놀님은 좀 더 정확한 equal을 말씀하시려는 듯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정확한 equal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심지어는 1=1 이라고 쓰더라도 왼쪽 1은 왼쪽 1이요 오른쪽 1은 오른쪽 1 이라 서로 다릅니다. 즉 쓴 위치가 다르고, 쓴 시간도 다르고, 언어학적 쓰임도 다릅니다.)

equal은 단지 상대적 개념으로, 서로 같다고 인정하는 개념으로서 존재합니다. 이를 어렵게 동치개념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 이 문제에 대한 증명은 옳지 않습니다. 단지 정확하게 실수가 무엇인지 모르는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려는 편법입니다. 이 문제는 증명이 필요하지 않은 정의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제 목 : 0.999...가 아직도   등록일 : 1998-07-05 12:37:06


0.999...=1 이라는 중학교 교과서의 증명은 어떤 뜻인가?


우선 실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서 0.999... 와 1 은 같은 실수를 나타냅니다.
둘 째, 중학교 수학책의 증명 (10을 곱하고 빼는 식)은 이 문제의 엄밀한 증명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두 표현은 이미 같은 수를 나타내는 두가지 방법에 불과하니까요. (증명의 필요가 없습니다. 정의입니다.)


세 째,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 0.999... 가 나타내는 유리수를 분수꼴로 찾으려면 어떻게 하는가 하는 방법으로서 10배를 하여 계산하는 방법을 써 놓은 과정으로 보면 이는 훌륭한 증명입니다. (이렇게 찾은 것이 옳은 답임을 증명하는 증명입니다.)

즉 0.999... 가 원래 1 과 같은 수를 나타낸다는 것은 증명 불필요. (정의이므로 - 대학교 교과서에 나옵니다.) 그러나 0.999... 가 1 을 나타내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을 때 이를 알아내는 방법을 기술한 증명(유도과정)은 필요. (중학교 교과서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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