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에 해당되는 글 1건

이번 학기 강의를 모두 종강하였다.


두 강의 중 하나는 복소해석학이었고, 이 강의는 강의를 개설하는 것을 깜박하는 실수가 있었던 관계로 학기 시작할 때즘해서야 개설했었다. 덕분에 수강신청한 학생들 수가 10여명에 불과했고 결국 12명의 학생이 끝까지 수강을 마쳤다.


보통 강의를 하면 학기 중간쯤 되어서는 학생들의 1/3 이상이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지 재미가 없는지 강의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 심한 강의는 반 이상이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이번 복소함수론은 낙오자가 거의 없어보였다. 신기하게도 마지막 수업시간에도 출석 12명으로 수업을 마쳤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후에도 쉽지 않을 것이다.


복소함수론 강의는 어땠는가? 학기초에 강의를 계획했던 것처럼 Noguchi의 교과서를 따라서 나갔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Noguchi는 학부에서는 조금 어려운 교과서임에 틀림 없었다. 물론 우리가 학생 때 사용했던 Silverman의 내용도 만만치 않았었지만... 그러나 초반에 나오는 평면의 위상과 멱급수power series의 이론을 조금 자세히 보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그래서 멱급수의 후반부는 조금 빨리 마치고 겨우 복소미분에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residue의 정리는 이야기했으면 했지만, singularity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끝났다. 겨우 한 것이 코시의 적분정리와 적분공식, 모레라의 정리 정도이다.

하지만 Fujimoto의 교과서를 잠시 참조하면서 \( \partial/\partial\overline{z} \) 에 대한 공식도 다루었다. 이것은 보통 교과서에서는 찾기 힘든 것이다.


다음 학기 복소해석학 강의는 어찌될지 잘 모른다. 학교에서는 10명 이상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해야지만 과목을 열어준다. 이 12명 가운데 졸업하는 학생도 있고 하니 10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물론 다음학기에 수학사 강의를 계획하고 있어서 결국 기하학개론과 함께 3개의 강의를 계획하고 있는데 벅찬 강의 스케쥴이기는 하다. 열렸으면 하는 마음과 너무 힘들까 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학기이다.


이와 함께 강의했던 집합론은 반학기 집합론과 반학기 거리공간 이론을 공부했다. 집합론을 줄인 이유는 조금 어렵고 논리적인 부분을 희생하고 실수의 구성과 그 위의 수렴 이론을 더듬어봄으로써 해석학 공부에 도움이 되고 또 공부한 집합론의 위상 이론에의 활용을 맛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방향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된다. 교과서인 Munkres의 Topology는 집합론 부분이 약간 이상하게 쓰여 있지만 직관적이라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 하고, Spanier의 1955년도 강의록은 매우 요약되어 있지만 꼭 필요한 것만 있다는 점도 좋다.이렇게 연계된 강의록을 하나 쓰는 것도 좋겠다. Spanier의 강의록이 원래 이런 형태이지만 이것은 이미 50년이 넘어서 조금은 구식이고 너무 형식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용만은 최고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음학기 강의는 앞에 말한대로 기하학 개론, 복소해석학, 그리고 특강으로 동양수학사를 할 예정이다. 복소해석학 부분은 어려워지는 부분이고, 동양수학사는 처음하는 강의인만큼 신경이 쓰인다. 내가 재미있으니 학생들도 재미있었으면...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