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페북에서 본 이야기 하나는 초등학교 수학문제에 대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아이의 답이 우스워서 댓글을 하나 달았지만...


각설하고 이 문제에서 생각할 점은 아이들 입장을 생각하고 문제를 냈으면 한다는 것이지만 이 문제의 내용이나 수준이 잘못되었다는 오해는 없으면 한다. 문제는 "왜 3671이 3609보다 큰지 설명하시오"라는 문제이다. 아이에 대답은 "이것도 이유가 있나?" 라는 항의식 답변. 아마 이것은 교과서 익힘책인가? 아니면 참고서에 나온 문제이거나.


이에 대한 댓글 가운데 몇 가지 들면

  1. 저는 다수의 의견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부모로서 저도 아이들 문제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들 봅니다만, 아이들은 이에 대한 내용을 학교에서, 교과서에서 배워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위의 문제라면, 학교에서 같은 자리수의 숫자 크기 비교는 가장 큰 자리수부터 비교한다 라고 배우는 거죠. 그래서 ... 천의 자리, 백의 자리 숫자가 같기 때문에 십의 자리를 비교하는 거라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설명을 선생님이 분명히 하셨겠죠? 제 아이였다면 아이 의견을 인정해주되, 당연한 것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 있으면 더 좋다는 것과, 당연하다 여기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었을 겁니다. - "4학년학부모"님 
  2. 익숙해지겠죠. 풀이과정을 외울테니까. 그렇다고 창의력이 키워진답니까? 조금 더 싫어하게 되는거죠. 생각하는 수학은 무슨... 만드는 사람이랑 설명하는 사람이야 생각하겠지만, 배우는 사람은 포기하게 됩니다. 댁들이 하려는 건 그나마 외우기라도 하면 되던 걸 그것조차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 "쓰리고"님
  3. 현직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사실 저도 요즘 교과서 보면 '왜 그런지 설명하시오.'나 '이 단어를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시오.' 같은 문제가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옛날 교과서랑은 너무 다르죠. 요즘은 연산보다 수학적 의사소통을 중시해서 그렇습니다. 즉 자신에겐 당연한 것도 더 어린아이에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걸 설명해줄 수 있는 능력을 요하는 거죠. 나아가서는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전문 분야를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능력의 초석이 됩니다. - "초등교사"님
  4. 웃자고 올리신 글이겠지만, 외국에서처럼 논리력을 키우려면 필요한 문제인 듯 싶네요. 그리고 학교에서도 충분히 수업한 내용일 거구요. 수학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물론 다른 사회 과목이나 과학 과목도 중요하고요. 아이들이 계속 문제나 현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문제들이 좋은 문제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니까요. 다음부턴 같이 생각해보자~라고 하시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면 좋겠네요. - "ㅎㅎ"님
  5. 숫자는 관념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그것을 이성적으로 분석할 능력까지는 가지지 못하는게 당연한 겁니다. 오히려 당연히 큰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머리속에 표상으로서 숫자가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겠죠. 초3이 저런 문제를 푼다는 것 자체가 주입식 교육의 폐해입니다.

이런 답글들이 달린다. 아마도 대부분 자신의 주변에서 경험한 바에 따른 것이리라.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들의 차이가 대단하다는 것이고 꼭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이러한 차이를 야기하는 것은 무엇일까? 또 해결방법이 있는가? 한 50%라도 해결할 수 있는가?


나의 댓글은 

문제를 내는 사람이 줄여서 생각하는데 익숙해져서 문제라 어구대로 해석하면 이상하지만... 

"어떤 물건이 3671 있으면 3609개보다 많다. 사실을 3671 3609라는 ( 표현으)로부터 알아냈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있을까?" 

이런 식으로 문제를 만들면 저런 일은 생기겠죠. 혹시 이렇게 내면 문제를 이렇게 꼬아 냈어 하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이 생기려나?

였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저런 문제가 도움이 되고 어떤 학생은 안된다. 모두에게 저런 능력을 키워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인가?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최근에 포항공대 박형주 교수님이 국가수리연의 수학원리응용센터장으로 부임하셨다. 이 기회에 박교수님을 인터뷰한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수학이 나라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박교수님의 이야기를 통해 잘 소개하고 있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교토대학교에서 수학사 워크샾이 있어서 참석차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은 놀러 한 두번 갔었지만 공부하러는 처음 간 길인데, 하던 가락이 있어서 이번에도 주로 놀다 왔다.


교토가 일본에서는 꼭 가봐야 한다는 곳이어서 궁금하기도 했지만 발표도 하나 해야 해서 조금 신경쓰이는 여행이었다. 여러 분들이 동행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여행을 마쳤다. 교토를 간 길은 오사카 부근의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교토로 왔다. 어떤 호텔 앞에서 내려서 그곳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택시로 우리 호텔로 왔다.


이곳은 매우 저렴한 작은 호텔로 방은 좁지만 깨끗은 하다. 아침 식사가 1050엔에 부페식인데 음식이 괜찮았다. 야채가 많고 육류, 밥, 등과 함께 차와 커피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화려한 호텔의 서양식 식사가 아니라 조촐한 일본식 퓨전 식사 정도 된다고 할까. 사진은 찍은 것이 없는 듯. 다른 선생님 사진을 얻어야 하겠다.


호텔은 교토시 3조(条) 구역의 가와라마치(河原町)에 있었다.

첫날은 오후에 나와 교토시 반대쪽의 天龍寺 뒤에 있는 竹林을 보러 갔다. 버스를 타고 갔는데 도착하니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근처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고 올라가서 죽림을 얼른 보고 내려왔다. 죽림 속에는 노노미야(野宮)신사도 있었는데 이 신사는 켄지(原氏)이야기에 나오는 장소라고 써 있었다. 


노노미야 신사의 팻말


내려와서는 버스를 내린 곳의 좀 넓은 개천(이름은 桂川)을 건너 중지도를 지나 개천 건너편의 전철 종점에서 전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4조(기온祇園)에서 스키야키를 먹고 왔다.


둘째 날은 교토를 보기로 했는데 날이 너무 더웠다. 여러 곳을 보기로 했지만 결국은 두 군데를 보았는데 오전에는 키요미즈데라(淸水寺)를 보고 오후에는 킨카구지(金閣寺)를 보았다. 청수사는 한참 걸어서 올라갔고 절 앞에는 많은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아마 본당이겠지? 옆에서 본 받침 구조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지붕은 삼나무를 잘게 찢어서 초가처럼 얹었다고 홍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돌아 내려오다 빙수를 한 그릇씩하고 홍교수님은 학회 시작을 보러 가셨고 나머지는 아래로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 앞에 맛있는 소바 집이 있다고 해서 거기 가서 소바를 먹었는데 어두워 흔들려서 사진이 엉망. 국물은 소바마다 맛이 달랐는데 모두 맛있었고 우리는 잘못해서 대부분 온면을 먹었다. (온면도 맛있는 집.)



금각사 구경을 끝내고 우리는 집에 돌아왔는데 내일 발표를 준비하는 목표. 다른 이들은 조금 더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저녁때 다시 만나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가려했던 곳이 만원. 그래서 옆에 있는 경양식집에서 간단한 요기 거리 몇 개와 맥주 세 조끼로 저녁을 대신하고 잤다. 


다음 날은 발표날이어서 하루 종일을 교토대에서 보냈다. 유명한 연구소인 RIMS에서 하는 워크숍이지만 그날은 RIMS 입학생들이 입시를 본다고 해서 그 옆의 더욱 훌륭한 Maskawa 빌딩을 사용했다. 오전에 조금 앉아서 준비를 하고,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고 오후에는 한국 산학에 대한 발표를 듣고 또 발표를 했다. 저녁에는 만찬이 준비되어 있어서 만찬장까지 걸어가서 괜찮은 부페 만찬을 했다.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듯.


유명한 RIMS 입구이다.


즐거운 만찬장 분위기.


다음 날은 나라(奈良)다. 나라까지는 기차를 타고 갔고 거기서도 결국 두 군데를 보았는데 첫번째는 토다이지(東大寺)이고, 두번째는 호류지(法隆寺)이다. 토다이지는 매우 더운 시간에 들어갔고 정말 큰 건물과 부처상을 모신 것이었다. 조금 일본식이라고 생각되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점심시간이 가까워와서 역 근처에서 부페식 점심을 먹었다. 더위에 지쳐서 점심을 먹고 근처의 커피샵에서 앉아서 몸을 식히고 나서 법륭사를 향해 떠났다. 기차를 타면 편한 것을 버스를 타서 시간이 꽤 걸려서야 도착했는데 여기는 일본 분위기는 없지 않지만 꽤 편안한 느낌인 것이 한국에 온 것 같기도 하였다. 기분 좋게 본관과 동원을 보고 나니 막차시간이다. 서원의 건물 한두개는 포기하고 버스, 기차타고 교토로 돌아왔다. 



법륭사의 마당이다.


법륭사는 담징(맞나?)이 그렸다는 금당 벽화가 유명한 곳이고 바로 옆에 금당이 있다. 많이 지워져가는 벽화를 철창 밖에서만 볼 수 있었고 뒷뜰로 가니 쇼오토쿠(聖德) 태자의 업적을 기려 만든 박물관이 백제 이름을 달고 있었다. 

JR 교토역에 도착해서 소바 등으로 저녁을 마치고 호텔에 와서 잤다.


다음날은 귀국일. 오전에 홍교수님 등은 학회 closing을 보러 가셨고 나는 한 두가지 souvenir를 사고 짐을 싸니 시간이 다 됐다. 점심은 오무라이스였고 모두 모여 버스타고 떠나서 간사이 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집에 온 것은 밤 9시 경인듯.


이정도 여행도 이제는 힘이 들다. 엄청 많이 걸어서 나중에는 아침부터 다리가 아팠는데... 그래도 커다란 관광명소를 잘 본 듯하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준용이가 고등학생 문제 풀어주다가 \( 2 \times 2 \) 행렬의 \( n \) 승 멱이 가지는 성질을 발견했다고 해서 증명을 어찌하는가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TeX을 사용해서 이 블로그에 쓸 수 있으니까 오랜만에 한 번 써보자. 근데 AMSTeX 명령도 듣나?




문제는 \( A=\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 \) 라고 하면 \( A^n \) 의 두 entry에 대해서 \( a_{12}:a_{21}= b:c \) 라는 것이다.




\[ A^{n-1}=\begin{pmatrix} e  & \alpha b \\ \alpha c & f \end{pmatrix} \]


라고 하자. 그러니까 수학적 귀납법을 써서 \( A^{n-1} \) 에 대하여도 성립한다고 하자. 그러면


\[ A^n=A A^{n-1}=A^{n-1}A \]


이다. 그러니까 위의 표현을 이 두 가지로 계산하면 같아야 한다.

이 표현에서 해당하는 (1,2) 원소와 (2,1) 원소는 각각 \( b(\alpha a + f) = b (e + \alpha d) \) 와 \( c(e + \alpha d) = c(\alpha a + f) \) 이다. 여기서 \( \alpha a + f = c + \alpha d \) 가 항상 성립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 A^n \) 에 대하여도 가설이 성립한다. \(n=1\) 일 때는 확인하지 않아도 되겠지?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부산역에서 점심을 마친 일행은 영도로 들어가 해양박물관을 구경했다. 해양대학 근처에 세워진 건물이면서 꽤 큰 규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별로 볼 것이 많지 않았다. 역시 수족관이 커야 하겠지만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수족관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은 것 하나 뿐이어서 아쉽다. 동식물을 보여주는 것은 별로 많지 않았고, 이보다 나은 것은 우리나라 옛 선박의 모형과 역사적 자료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몇 가지 새로운 것, 유물 등을 관람하고 3층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몇 가지 논의를 한 다음 다시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 맞은편의 차이나 타운에서 유명하다는 만두집을 찾아 들어갔다. 여기서 우리나라 중국 음식의 진수를 맛볼 줄은 몰랐다. 푸짐한 탕수육과 깐풍새우(?) 두 접시에 6명이 넉넉히 먹고 추가로 시킨 찐만두와 물만두 두 접시는 거의 남길 뻔 하였다. 다른 상에 앉은 젋은이 4명은 우리와 비슷하게 먹었다. (만두만 한 접시로 줄인 정도) 비가 많이 오는데 택시로 다시 영도로 들어와 고신대학교를 찾아 올라갔다. 산 정상 부근에 학교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안개가 끼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채로 학교 기숙사에 들어와 잤다. 


기숙사는 정말 깔끔했는데 아마 게스트룸이었던듯. 편안하게 10시 좀 넘어서 잠을 잤고, 아침에 7시 반 정도까지 잤으니 푹 잤다. 일어나서 샤워하고 안개낀 캠퍼스에서 사진을 조금 찍었다.



약속한대로 9시가 되어서 계영희 교수님의 안내로 발표장인 월드미션센터로 향했다. 안개가 낀 캠퍼스를 걸어가며 찍은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오른쪽 안개 속에 잠긴 건물이 월드미션센터이고 홍성사 교수님과 계영희 교수님이 걸어가시는 모습이 보인다. (이 사진에서 사진사의 키가 앞에 보이는 두 사람보다 큰지 작은지 알아내 보십시요.)


여름컨퍼런스를 하게 된 발표장은 새로 지은 건물에 아주 깨끗한 교실이어서 웬만한 세미나실 보다도 더 좋다. 여기에 고신대학교 학생들이 전날 떡과 과일, 차와 과자 등을 정말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아침 식사를 제대로 했다고 할 정도로 대접이 좋았다. 참석하신 분들도 20명이 되고 고신대학교 학생들도 도우미 겸 와서 있었다. 발표장이 꽉 찬 느낌이었다. 오전에 홍성사 교수님께서 일본의 세키 타카카즈가 일으킨 일본 산학의 특징을 이야기해 주셨다. 계속해서 조재근 교수님의 통계학사와 김종명 교수님의 삼각법의 역사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점심은 고신대에서 많이 멀지 않은 고기집에서 푸짐한 갈비를 먹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발표장으로 돌아와서 오후 세션을 계속했다. 오후의 유일한 발표는 박창균 전회장님의 발표였고 수학의 방법론을 잘 정리하여 소개해 주셨다. 곧이어서 이상욱 부회장님의 수학사 연구의 방법과 그 의의에 대하여 여러 수학사가들의 관점을 설명해준 워크숍이 있었다. 청중에게 질문도 하시고 해서 1시간이 길지 않은듯 잘 듣고 이어지는 break에 홍교수님 내외분은 일찍 서울로 향하셨다. 너무 늦으면 힘드셔서 우리도 나가 배웅하고 나머지 워크숍을 계속했다.


둘 째 시간은 고영미 교수님께서 19세기 초반의 duality의 성립 과정에서 있었던 일종의 paradox 같은 문제를 수학자들이 어찌 해겼해 갔는가를 설명해 주었으며 이것은 사영기하학을 강의할 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내용이었다. 아직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3차곡선을 가지고 한 번 계산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짧은 40분 동안에 사영기하의 기초부터 다 강의하느라 정말 속도감 있게 이야기하셨는데 나중에 시간을 가지고 계산을 해 보아야겠다. 


마지막 시간은 내가 19세기의 기하학 발전과 클라인의 Erlangen 목록을 번역하는 작업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로 했었지만, 화요일 밤에 왕승호박사와 이야기하던 것이 머리에 남아 있고 정작 이야기 해야 할 내용은 별로 더 읽어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새로이 생각하게 된 것을 이야기했다. 결국 처음으로 발표자료를 준비하지 않고 발표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한 이야기는 별로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어서 조금 더 생각해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된다. 


최대한 빨리 컨퍼런스를 마치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에 도착하여 롯데리아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졸면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작한 시간은 9시 15분. 예정보다 3분 늦었다. 지하철로 갈아타고 집에 들어오니 식구가 모두들 기다리고 있는 듯. 큰애만 나보다 늦게 퇴근해 들어왔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두 가지 학회를 거퍼 했다. 아마 욕심이 과한 탓이리라.


우선 AMC2013은 아시아 수학자들의 모임이다. 별로 계획이 잘 되지 못한 듯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잘 치루어진 것 같다. 부산 벡스코에서 6월 30일(일요일) 저녁 무렵부터 시작하여 7월 4일(목요일) 점심 때 끝났다. 내가 맡은 것은 Session 1의 sub-organizer쯤에 해당되는 일이다. 세션 1은 3 가지 전공이 함께 묶인 세션이어서 각 전공마다 한 분씩 3명의 오거나이저를 가진 세션이다. 나는 수학사 파트를 맡았고 국내 2명 국외 2명의 invited speaker를 모셔왔다. 발표할 사람이 없으면 어쩌나 하고 우려했는데 아시아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발표를 신청하여 배정된 시간 slot을 꽉 채웠으니 예상 밖의 일이다. 


수학사 파트는 화요일 저녁에 시작하였지만 나는 일요일 저녁부터 가 있었다. (덕분에 일요일에 김홍종 교수가 조화평균에 대하여 소개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도 들을 수 있었다.) 원래 계획으로는 한 이틀은 학회는 신경쓰지 말고 이 학회 이후에 계속해서 열리는 수학사학회의 여름컨퍼런스에서 발표할 내용을 준비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회장에 오고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하다 보니 책을 들여다볼 시간은 없었다. 그리고 화요일 밤에는 나랑 같은 숙소에서 묵은 왕승호 박사와 밤 늦게까지 수학 이야기를 하다 보니 결국 나중에 내가 발표한 내용은 이 때 이야기한 내용으로 대체되게 되었다.


화요일 오후의 발표는 이상구 교수님의 발표로 시작되었고 네팔에서 오신 교수님의 발표 하나로 끝났다. 또 한 분의 발표자는 결국 오지 못하여 발표가 cancel 되었다. 저녁에는 만찬이 있었는데 수백명 (아마 6-700명 정도)의 참가자가 부페 식사를 하는 것은 거의 disaster라고 할 수 있겠다. 긴 줄을 참고 서고 나중에는 새치기 아닌 새치기도 하여 decent한 식사를 마쳤다. 후반에 연주를 해 준 국악 연주단은 동양 몇 나라의 노래를 연주해 주어서 조금 나았던 듯. 부페이다 보니까 식사를 하면서 주최측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고 아무리 짧게 해도 여러 명의 이야기는 시간을 끌 수밖에 없어서 옥의 티라고 아니할 수 없다.


화요일 밤의 열정에 찬 공부 (나에게만 일방적인 공부) 덕분에 수요일 아침에 늦잠을 잤다. 8시 30분에 시작하는 세션에 거의 30분 늦게 도착해서 첫 발표는 못 듣고 둘 째 발표인 한경혜 교수님 발표도 반 밖에 못 들었다. 하지만 취안징 교수님의 발표는 제대로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역사와 관련된 사항들은 잘 집어서 새로운 방법론으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모두 극찬을 한 발표였다. 


수요일 오후에는 수학사학회의 임원진과 편집진이 회의를 했다. 회의를 마치고는 초청강연자 두분과 함께 광안리 식당에 가서 회를 중심으로 한 한식을 먹었다. 식사는 괜찮은 수준이었고 두 분은 꽤 좋아한 듯하다. 숙소에 돌아오니 왕승호 박사가 컴퓨터가 고장나서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미리 서울로 간다고 나오는 것을 현관에서 마주쳤다. 보내고 들어와서 일찍 잤다.


목요일은 늦지 않아서 아침 강의부터 다 들었다. 첫번째 발표는 원래 대학원생이어서 구두 발표가 맞나 포스터 발표가 맞나 고민한 친구인데 발표를 들어보니 의외로 멀쩡한 내용이었다. 포스터 발표를 시켰으면 후회했겠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다. 대수기하학의 발전 과정을 공부하면서 divisor의 관점에서 각 단계를 분석하고 있으니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3번 째의 모리모토 교수님의 강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특히 시작할 때에 지적한 우리 ICM2014의 한국 수학사 부분의 기사 내용에서 잘못 된 부분을 지적해 주어서 얼굴을 둘 데가 없었다. 준비 위원회가 바쁜 관계로, 또 한국수학사의 내용에 대하여 별로 잘 알고 있지 못한 관계로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원고를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이리라. 그래도 학회에 한 번쯤은 문의를 하고 조언을 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구체적으로 작업을 한 사람은 잘 알고 있는 친구이어서 이야기를 전하는 선에서 줄이고, 그 내용을 모리모토 교수님이 지적하기 전에 상의를 해서 한국수학사학회 차원에서 검토 보완해서 다시 실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외국 분에게 지적까지 당하고 보니 조금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목요일 마지막 시간은 홍성사 교수님께서 13세기 중국의 주세걸이 쓴 산학계몽이 조선과 일본의 산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와 함께 이 두 나라 산학의 비교 발표를 해 주셨고, 그 차이가 생기게 되는 이유에 대하여 문제를 던져 주셨다. 마지만 시간인 김민형 교수의 plenary talk는 들어갈 수 없었고, 우리는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1시간 가까이 걸려서 부산역에 도착해서는 역 맞은편의 밀면집에서 밀면과 만두로 점심 식사를 했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올해도 어김없이 입시와 관련된 논의가 오간다. 어려운 문제에 어려운 논의가 될 수 밖에 없다. 답이 없는 문제에 모든 사람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혼란은 가중된다.


최수일 선생님께서 논의하시는 올해 입시 문제 해결책에 대한 토의를(2013년 6월 18일) 보았다. 몇 분이 좋은 의견을 올려주시고 논의도 심도있게 진행되는 듯 싶다. 그러나 여기서도 내가 예전에 지적했던 한 두 가지 기본적인 사항을 간과하는 듯이 보여서 여기 지적해 두고자 한다.


우선 논의하시는 문제에서 대학도 입시도 고등학교도 학부모도 모두 잘못이 없다. 모두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보인다. 시험이라는 것은 두 가지 역할을 한다. 그것은 학생들이 학습한 결과를 평가하는 것과 함께 이 평가를 (선의로) 반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입시는 이 두 번째 것에 들어간다. 


입시가 과열되는 이유는 대학에 서열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을 줄세우는 것은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대학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죽어라고 하나라도 나은 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대학 사이의 격차가 너무 없어도 안되겠지만 너무 큰 격차를 줄여주는 것은 정부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위 링크의 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만일 교과과정을 줄여서 시험범위가 줄어들면 문제가 되는 것은 나머지 시험범위에서 입시문제를 어렵게 내는 것이 아니고 (문제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서 이 문제는 별로 큰 문제가 아님), 나머지 만으로는 변별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변별력이 적은 문제에서는 사교육이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사교육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사교육이 교육적인 목표를 향해서 쓰일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것이지요. 사교육으로 본질적인 공부는 하지 않고,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이상한 방법만을 익혀서 점수만 높이는 것이 가장 나쁜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최수일 선생님께서 물어보시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2) 기하와 벡터가 수능 시험범위에서 빠지면 시험이 쉬워지는가?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나머지에서 어려운 문제를 내어도 조금은 쉬워질겁니다.


(3) 수학이 왜 변별력을 책임져야 하는가?

변별력이 줄어들면 교육부나 대학이 싫어하는 것은 맞지만 이것만이라면 변별력이 조금 줄어도 되겠지요. 하지만 위에 말씀드린대로 변별력이 줄어들면 나쁜 사교육이 판치기 때문에 꼭 변별력을 늘여야 합니다.


(4) 기하와 벡터를 가르치지 않으면 학력이 저하되는가?

물론 많이 저하됩니다. 기하와 벡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중학교의 기하만 해도 많은 능력을 키워주는 과목인데 지금은 그 내용이 너무 줄어서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도 중국 사람들의 능력(potential)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하문제를 풀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에 닥쳤을 때 도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고요. 이와 관련해서는 고인이 되신 Kodaira 교수님이 생전에 계속 주장하시던 것을 알아보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육과정의 운영 방법과 관련해서는 어떤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바대로 3학년 1학기까지 모든 교과과정을 모두 떼고 수능 전후해서부터는 전혀 다른 것을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어떤지 합니다. 그리고 그 2년 반 동안에 기벡을 네번 떼든지 무엇을 하든지 학교가 학생들하고 상의해서 할 문제라고 보입니다. 혹시 학생들 사이에 의견차이가 있다면 반을 나누어서 네번하고 싶은 학생, 한번 깊이있게 하고 싶은 학생 등등으로 따로 운영하면 안될까요? 혹시 교육부가 이런 것을 제한하고 있다면 쓸데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당연히 학생들은 자기가 교육받고 싶은대로 교육받을 권리가 있겠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얼마 전에 어떤 대학 교수님이 클레이 재단이 걸어놓은 수학의 7대 난제 가운데 하나를 풀었다는 기사가 났고 이에 대해 몇 분께서 이 상황을 해설하는 페북과 블로그의 글들을 쓰신 것을 보았다. 이 가운데 박부성 교수님의 해설 글이 상황을 잘 설명해 주셨었는데 다시 신문 기사로 보게된 이철희 교수님의 글은 자세한 설명과 날카로운 해석이 돋보이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드는 걱정은 다음 두 가지다.


1. 수학자로서, 미분기하학자로서 이 설명을 읽고 드는 생각은 이 논문이 클레이 재단의 상에 대한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교수님이 걱정하는 것처럼 나중에 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혹시 일반 사람들 중에 이 해프닝의 결말이 궁금했던 사람은 혹시 조 교수님의 논문이 사기였다 라는 식으로 반응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비록 이것이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논문이 못되었더라도 물리학 논문으로서는 훌륭한 논문일 수 있는데 말이다.


2. 또 다른 가능성으로 클레이 재단에서는 별 성과를 못 얻었는데 물리학적으로는 훌륭한 논문임이 입증되어서 물리학의 훌륭한 상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혹시 일반 사람들은 이 논문이 상을 받아야 마땅한데 수학자들은 옹졸하게 상을 주지 않고 물리학에서 결국 상을 받고 말았다는 식으로 해석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있다.


어쨌든 이런 복잡한 상황을 만든 것은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전문가의 해석을 들어보지도 않은 보도진 측에 잘못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위의 걱정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사실 이 기자분들 가운데 가장 이러한 과학 방면에 정통한 분들도 어쩌면 이 사건에서 오가는 위와 같은 이야기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오늘 이동흔 선생님이 페북에다 올려 주신 책이 있다. 이름하여 Symmetry라는 책이고 몇 년 전에 미국수학회에서 대학 학부 학생들을 위해 출간하는 수학교과서 시리즈에 행렬군으로 리군의 이론을 소개한 좋은 책을 쓴 분이 새로 쓴 책인가보다. 책의 내용은 보지 못했지만 링크에 있는 목차만을 보고 이 책이 괜찮은 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책은 읽어봐야 알겠지만 지난번 책이 간결하게 잘 설명되어 있었던 것을 보면 이번 책도 지지하게 풀어쓴 책은 아니리라는 생각이고 여러 장의 뒷부분에 있는 절의 제목을 보면 조금은 폭넓은 예까지 다룬듯 보여서 판에 박힌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군group의 이론을 설명하는데 구체적인 예로서 변환군transformation group을 주제로 잡아 이것을 보면서 군의 이론을 알아보겠다는 식으로 설명한 책일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이것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이다. 실제로 갈루아Galois가 군의 이론을 처음 만들었들 때 갈루아도 이런 것 중의 한가지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마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많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싹틔우고 있었을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다.


내가 처음 대수학을 배울 때 군론은 추상적인 이론과 구조적인 아름다움에 깊이 매료되었던 과목이지만 사실 구체적인 예가 너무 부족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너무 대수적인 예들만 보면서 당연히 그런것을 다루는 이론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기하학을 전공하고 나서 보니 이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풍부한 예를 가진 분야였다. 물론 학부 때 내가 들었던 군론 강의 중의 하나에서 박승안 교수님께서 설명하시면서 비록 군론을 공부할 때 유한군 또는 이산군론을 먼저 배우지만 사실 이 이론은 모두 리군Lie Groups의 이론에서 비롯되었다고 여러차례 강조하셨다. 하지만 이 이론은 대학원에 가야 배울 수 있는 어려운 이론으로 치부되어서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보면 이것들을 당연히 함께 공부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이 그에 필요한 내용을 잘 소개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갈루아가 군론을 만든 때에서 10년이 지나서 리Sophus Lie가 태어났다고 되어있다. 그러니까 리가 그의 리군 이론을 만든 것은 갈루아보다 몇십년 늦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론이 상미분방정식의 계로서 리군의 변환에 잘 따라 움직이는 방정식은 그 해들도 그러한 좋은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면 이것은 지금에 보아도 상당히 어려운 이론이다. 오히려 이보다 조금 늦게 클라인이 에를랑겐 목록Erlanger Program을 발표할 때 사용한 변환군의 개념에 오면서 훨씬 더 구체적인 공간의 움직임에 대한 변환군으로써 이해하기 쉬운 대상이 된다.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지만 클라인이 기하학적 변환을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갈루아 전후해서부터 이러한 공간적인 변환을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이러한 바탕에서 리가 미분방정식에도 변환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하자 클라인이 거기 필이 꽂히게 된 것일 것이다. 즉 클라인은 리가 소개한 방법인 하나의 변환을 보지 않고 변환 전체를 군으로 보면 설명이 편하여진다는 것을 처음 일반적인 방법론으로서 간파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갈루아가 처음이지만 갈루아는 이산군만을 생각했고, 연속군을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니까.) 즉 일종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난 시점들이다.


추측성의 역사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나로서는 이러한 내용을 알수 있었으면 공부가 훨씬 편하고 이것을 더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흔 선생님은 이러한 내용을 고등학교 학생들의 공부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금의 학생들은 복받은 학생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만 사족을 붙이면, 위와 같은 긴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내가 공부한 것처럼 예를 별로 많이 주지 않고 공부하는 방법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방법의 장점은 이론을 많은 구체적인 예가 없이 파악해 내면서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새로운 돌파구나 응용가능성 찾아내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즉 많은 구체적인 예를 주는 것은 이해의 깊이를 깊게 해 주지만, 반대로 창의성의 눈을 가려버릴 수 있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선생님 노릇 하기 어려운 것은 이 양면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고, 특히 학생 개인마다 이것이 다르다는데 딜레마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도 이동흔 선생님은 특유의 재간으로 학생들에 맞는 공부거리를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이런 재주는 흔치 않은 것이니, 아마 지금 학생들이 받은 복은 이런 좋은 설명이 있다는 것 차체 보다는, 이런 설명을 적절히 선별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난 복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

어제 고등과학원 5층 강당에서 2013년도 TeX 학회 정기 학술대회가 열렸다. 

출범한지 6년인가? 그 동안의 발자취를 짚어본다는 취지의 행사 주제 아래서 많은 발표가 있었다. 나는 다른 일이 함께 있어서 한층 아래에서 있으면서 발표에 하나도 참석하지 못했다.

단지 시작할 때 잠시 들어가 보며 사진만 한 두장 찍었다.


발표 중에는 요즈음 발전을 거듭하는 듯한 iPad 용 TeX 컴파일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도 있었고 대한수학회 김현선 선생님은 학회에서 저널 편집과 e-journal 운영등의 경험에서 사용된 TeX 관련사항에 대하여 발표했다. 발표의 숫자도 많고 했지만 발표 녹화는 없었다. 올해는 TeX 공부 안하고 시작하는 한 해가 되었다. 여름의 공주 워크숍에는 참석해야지.


시작할 때 참석한 사람들 사진을 올려둔다. 파노라마로 찍을줄 몰라서 그냥 두 장이다.




하루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유리 공예 전시를 잠시 보았다. 수천년 전부터 있었다고 하는 유리 공예품 가운데 매우 작은 것들 (돋보기를 쓰고야 보이는...)이 있어서 한 장 사진을 찍어봤다. 생각밖으로 잘 나온 듯하다. 자동 촛점인데 자그마한 돋보기 속으로도 제대로 맞추었다...




사진은 전부 OLYMPUS PEN Mini E-PM2로 찍었다. 세팅은 기본 세팅인 iAUTO이다. 

노출 시간은 자동으로 맞추어진 시간이 발표회장은 1/80초, 박물관은 1/20초 정도이다.




블로그 이미지

그로몹

운영자의 개인적 생각을 모아 두는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