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어떤 대학 교수님이 클레이 재단이 걸어놓은 수학의 7대 난제 가운데 하나를 풀었다는 기사가 났고 이에 대해 몇 분께서 이 상황을 해설하는 페북과 블로그의 글들을 쓰신 것을 보았다. 이 가운데 박부성 교수님의 해설 글이 상황을 잘 설명해 주셨었는데 다시 신문 기사로 보게된 이철희 교수님의 글은 자세한 설명과 날카로운 해석이 돋보이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드는 걱정은 다음 두 가지다.


1. 수학자로서, 미분기하학자로서 이 설명을 읽고 드는 생각은 이 논문이 클레이 재단의 상에 대한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교수님이 걱정하는 것처럼 나중에 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혹시 일반 사람들 중에 이 해프닝의 결말이 궁금했던 사람은 혹시 조 교수님의 논문이 사기였다 라는 식으로 반응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비록 이것이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논문이 못되었더라도 물리학 논문으로서는 훌륭한 논문일 수 있는데 말이다.


2. 또 다른 가능성으로 클레이 재단에서는 별 성과를 못 얻었는데 물리학적으로는 훌륭한 논문임이 입증되어서 물리학의 훌륭한 상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혹시 일반 사람들은 이 논문이 상을 받아야 마땅한데 수학자들은 옹졸하게 상을 주지 않고 물리학에서 결국 상을 받고 말았다는 식으로 해석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있다.


어쨌든 이런 복잡한 상황을 만든 것은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전문가의 해석을 들어보지도 않은 보도진 측에 잘못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위의 걱정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사실 이 기자분들 가운데 가장 이러한 과학 방면에 정통한 분들도 어쩌면 이 사건에서 오가는 위와 같은 이야기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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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 낮에 후배 따님의 결혼식에 참석차 모교를 들렸다. 오랫만에 들리기도 했지만 들려도 수학과 건물에만 들렸다 돌아가곤 해서 캠퍼스를 돌아본지는 꽤 오래되었다. 결혼식이 있는 엔지니어 하우스는 학교 속 끝까지 들어가서 있는 건물이었다. 예전 같으면 우리가 공부하던 건물이 학교의 가장 안쪽 끝이었는데 이제 이것은 한 중간 쯤에 위치하는 건물이 되었으니 학교가 꽤 커졌다. 건물도 많이 늘어서 이런 많은 건물을 유지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장에서 친구와 점심을 하고 그 친구 교수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저녁때는 다른 행사에 잠시 참석하고 집에 왔다.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에 버클리 대학의 수학과 교수이셨던 小林昭七(Kobayashi) 교수님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지난 8월 말이었고 세수가 80이시라고 하셨다. 함자의 昭七은 쇼와(昭和) 7년 생이라는 뜻이었다고 이 친구가 알려주었다. 서기로 바꾸는 것은 쇼와에 25를 더하라고 했으니 32년 생이시니 올해 80이 맞다. 이 친구의 지도교수이셨고, 내가 국내에 들어와 자리잡고 몇 년 후에 한 번 한국에 오셨을 때 우리 학교에서 말씀도 해 주셔서 잘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만나뵌 것은 이 때 한번 뿐이었지만 인상깊은 만남이었다.


워낙 유명한 수학자이고 그분이 만든 복소다양체 위의 계량(metric)은 복소기하학의 기본이 되어버렸으니 뭐라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그분의 이름을 따서 Kobayashi metric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분이 오셨을 때는 아직 활동이 활발하실 때였다. 오셔서 강연하셨던 내용은 오히려 기억에 없지만 강연이 끝나고 나의 교수실에서 말씀을 나누시면서 몇 가지 말씀을 하셨었다. 이 중에서 수학 공부에 대하여 오래된 내용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은 일본에서 3판까지 나온 이와나미 서점의 유명한 수학 사전도 자신은 1판을 옆에 놓고 항상 그것을 보신다고 하셨다. 1판은 꽤 오래된 것이라 새로운 수학 내용은 없고 정말 오래된 내용도 들어있는 그런 사전인데 나는 부친께서 가지고 계셨던거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친구에게 들으니 이 분이 1980년 경에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유명한 수학자인 엘리 카르탕(Elie Cartan)의 논문 모음집을 다시 인쇄하였을 때 이것을 주문하면서 기뻐하셔서 자기도 한 부 같이 주문했다는 말을 했다. 이 책은 꽤 오래된 것이지만 이분 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본 여러 사람들이 중요한 책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대학 도서관에는 거의 없는데 나는 최근에 이중의 일부를 낡은 중고책으로 구입하였다.


코바야시 선생님께서 공부하신 내용은 이 친구 뿐만 아니라, 나도 그리고 포항공대에 있는 나의 또 다른 동기 교수도 연구의 시작으로 삼고 있는 내용인데, 세월이 흘렀는가, 20세기 복소기하학 및 기하학적 함수론의 1세대가 퇴역하고 있다. 20세기 중 후반에 크게 발전하고 수학 연구의 중심에 있었던 이 이론은 20세기 말이 되면서 점차 연구 문제가 너무 어려워지면서 응용수학과 해석학 연구 중심으로 선회하는 수학계 속에서 조금은 옆으로 밀려난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코바야시 선생님은 자신이 공부하신 내용을 집대성하여 10여년 전에 Springer Verlag에서 Hyperbolic Complex Spaces라는 이름의 두꺼운 책으로 내어놓았다. 그의 생애 초반의 중요한 저작인 Holomorphic Mappings on Complex Manifolds인가 하는 책과 또 두 권의 대작 Foundations of Differential Geometry는 수학에서 이쪽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bible과 같은 책들이다. 이 밖에 Transformation Groups in Differential Geometry라는 조금은 덜 알려져 있는 책과 일본어로 된 교과서들로 몇 있다.


1960년경 당시 어렵다는 대수기하학에서 유명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공으로 젊어서 Fields 상을 받아서 우리에게는 유명한 일본의 Hironaka(廣中) 교수님을 내가 학생시절에 뵈었을 때, Kobayashi 교수님을 가리켜서 2년만에 박사학위를 받고 대단한 업적을 내고 계시는 천재에 비유하시면서 수학 공부하는 데에서는 마음이 편안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던 말씀도 기억이 난다. 코바야시 교수님은 일견 깐깐해 보이는 외모와 태도이실 수 있지만 말씀을 나누어보면 사소한 일까지도 마음을 쓰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점이 쓸데 없는 일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delicate한 수학에서 master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8월달에는 또 다른 유명한 수학자 Bill Thurston도 타계했다. 현대 수학을 지금의 모양으로 만든 대표적이 수학자 중에 두 분이 타계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 버렸다. 코바야시 교수님께서 1990년대 초에 우리 학교에 오셨을 때 강연료는 정말 적었고 이 밖에 선물로 우리 학교 로고가 새겨진 넥타이를 선물로 드렸던 것이 기억에 있다. 뭔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선물을 받으실 때는 좋아하셨던 모습이 생각난다. 수학적으로는 이런 분이 드무니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인격면에서는 이런 분을 본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의 만남이었지만 이런 면에서 조금이라도 배운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갖는다.


Obituary of Professor Shoshichi Kobayashi


I had a chance to visit my old college last Saturday to attend the wedding ceremony of a daughter of my friend and colleague. It has been long since I have been to the place and even longer to look around the campus. The ceremony was held at the Engineering House which is located at the farthest inside the campus. In the 70's, our Math building was located the most inside among the buildings, but now it is in the middle of the campus. The campus is growing rapidly and it must be hard to maintain such a big complex.


I met another friend of mine, who is a professor in the university. We had lunch together and had a long chat in his office. Among what he told me was the obituary of Professor Kobayashi, a world renowned mathematician who used to be a professor at UC Berkeley. He passed away last August at the age of 80. His given name Shoshichi(昭七) has the meaning of 'born in the 7th year of Showa(昭和)'. The transformation rule of Showa is adding 25 and he must have been born on 1932, he is 80 alright. He used to be the thesis advisor of this friend of mine when he was in Berkeley. Thanks to that when he visited Korea in the early 90's(?) he came to my Korea University and gave a talk. I forgot what he talked about, and I am sure it is about the geometric methods in complex analysis or so. But I clearly remember that he came to my office and we three had a chat for an hour or so. Among the chat he mentioned about old mathematics. His idea is that old math is never to be thrown away but must be kept and reviewed over and over. He mentioned also that he still kept the 1st edition math encyclopedia of Iwanami Shoten. This edition is pretty old, is missing many new maths and contains some very old ones. I still keeps this old edition owned by my father. In the 80's, he was so very much excited to order the, then newly reprinted, Oeuvres of Elie Cartan, my friend said, and he (my friend) also had ordered them. This book is old fashioned but many people i have met mentioned it as a very important reference. It is very hard to find the copies of this book in Korea, and I recently purchased some parts of it as used books.


Professor Kobayashi's mathematical works became the starting point of not just my friend's research but also mine and that of another friend of ours in Postech. But already the 1st generation of complex geometry and geometric function theory of 20th century is retiring. This field of math had been in the center of math during the mid 20th century, but due to its difficulty in problems and due to the applied math trends, it looks like giving way to other fields. Some 10 years ago Professor Kobayashi collected the materials in this field into a huge book named 'Hyperbolic Complex Spaces,' which was published from Springer Verlag. He also wrote two other books, 'Holomorphic Mappings on Complex Manifolds' and 'Foundations of Differential Geometry (with Professor Nomizu)' in his early years, and these became a bible in our field. Another small book named 'Transformation Groups in Differential Geometry' is less known but it was very important to me. He also wrote several texts in Japanese.


When I met Professor Hironaka when I was a student, he mentioned about being able to be free from anxiety is the key in studying math, and mentioned Professor Kobayashi as a young genius finishing his PhD in 2 years and being very fruitful. Professor Kobayashi may look a bit hard to come close to at first sight but as I talked to him I found he is very caring in every ways. This seems to be his power which kept him from being easily-shaken and which made him a master in this delicate field of mathematics.


Last August another famous mathematician, Bill Thurston, passed away. They were two of the most important figures who shaped the modern mathematics in this form. When he spoke in Korea University, the honorarium was very small, and I added the university souvenir, a tie with a university emblem on it. It was nothing compared to his talk but he looked very pleased to receive it. It is my hope that I had learned a little bit of something, if not math, from him through this occa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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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강의를 모두 종강하였다.


두 강의 중 하나는 복소해석학이었고, 이 강의는 강의를 개설하는 것을 깜박하는 실수가 있었던 관계로 학기 시작할 때즘해서야 개설했었다. 덕분에 수강신청한 학생들 수가 10여명에 불과했고 결국 12명의 학생이 끝까지 수강을 마쳤다.


보통 강의를 하면 학기 중간쯤 되어서는 학생들의 1/3 이상이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지 재미가 없는지 강의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 심한 강의는 반 이상이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이번 복소함수론은 낙오자가 거의 없어보였다. 신기하게도 마지막 수업시간에도 출석 12명으로 수업을 마쳤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이후에도 쉽지 않을 것이다.


복소함수론 강의는 어땠는가? 학기초에 강의를 계획했던 것처럼 Noguchi의 교과서를 따라서 나갔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Noguchi는 학부에서는 조금 어려운 교과서임에 틀림 없었다. 물론 우리가 학생 때 사용했던 Silverman의 내용도 만만치 않았었지만... 그러나 초반에 나오는 평면의 위상과 멱급수power series의 이론을 조금 자세히 보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그래서 멱급수의 후반부는 조금 빨리 마치고 겨우 복소미분에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residue의 정리는 이야기했으면 했지만, singularity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끝났다. 겨우 한 것이 코시의 적분정리와 적분공식, 모레라의 정리 정도이다.

하지만 Fujimoto의 교과서를 잠시 참조하면서 \( \partial/\partial\overline{z} \) 에 대한 공식도 다루었다. 이것은 보통 교과서에서는 찾기 힘든 것이다.


다음 학기 복소해석학 강의는 어찌될지 잘 모른다. 학교에서는 10명 이상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해야지만 과목을 열어준다. 이 12명 가운데 졸업하는 학생도 있고 하니 10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물론 다음학기에 수학사 강의를 계획하고 있어서 결국 기하학개론과 함께 3개의 강의를 계획하고 있는데 벅찬 강의 스케쥴이기는 하다. 열렸으면 하는 마음과 너무 힘들까 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학기이다.


이와 함께 강의했던 집합론은 반학기 집합론과 반학기 거리공간 이론을 공부했다. 집합론을 줄인 이유는 조금 어렵고 논리적인 부분을 희생하고 실수의 구성과 그 위의 수렴 이론을 더듬어봄으로써 해석학 공부에 도움이 되고 또 공부한 집합론의 위상 이론에의 활용을 맛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방향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된다. 교과서인 Munkres의 Topology는 집합론 부분이 약간 이상하게 쓰여 있지만 직관적이라는 점에서는 높이 살만 하고, Spanier의 1955년도 강의록은 매우 요약되어 있지만 꼭 필요한 것만 있다는 점도 좋다.이렇게 연계된 강의록을 하나 쓰는 것도 좋겠다. Spanier의 강의록이 원래 이런 형태이지만 이것은 이미 50년이 넘어서 조금은 구식이고 너무 형식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용만은 최고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음학기 강의는 앞에 말한대로 기하학 개론, 복소해석학, 그리고 특강으로 동양수학사를 할 예정이다. 복소해석학 부분은 어려워지는 부분이고, 동양수학사는 처음하는 강의인만큼 신경이 쓰인다. 내가 재미있으니 학생들도 재미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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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여 전 세계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나에게 오고 또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MIT 대학의 강좌 공개 프로그램인 OCW 사이트에는 이 대학의 많은 강의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이 올라와 있다. 수학에서 대표적인 것은 Gilbert Strang 교수가 수년 전에 했던 선형대수 강의로 30시간 정도의 강의 전체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요즈음은 유튜브에도 동시에 공개되는데 거기는 영어 자막까지 들어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 이 강의는 매우 짜임새 있는 강의로 선형대수를 수강할 때 같이 병행하여 들으면 좋을 것이다.

이 사이트를 돌아보던 중 최근에 T. Colding 교수가 학부생을 상대로 한 편미분방정식 강의록을 보았다. 기하학자가 편미분방정식을 강의하는 것은 가끔씩 있는 것이지만 원래 편미분방정식이란 분야가 넓다 보니 공부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학부의 강의는 고전적인 계산기법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내가 공부하던 시절 UCLA에서 S. Y. Cheng 교수가 강의하던 편미분방정식도 그의 스타일 답게 계산에 많이 치우쳐 있었고 나는 그런 강의에서 매력을 못느꼈다고 할까 (결국 따라가지 못했다고 할까)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Colding 교수의 강의는 이런 것을 조금 뛰어 넘고 대학원의 수업 내용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직접 들어가고 있다. 강의록 뿐이고 동영상이 없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강의록으로도 무엇을 했는지 어렵쟎게 알아볼 수 있는 강의가 편미분방정식이므로... 사실 복잡하고 정신없는 여러 가지 방법론에 계산까지 제대로 정리하기도 쉽지 않은 것인데 학부 학생들이 알 수 있는 수준으로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려고 한다. 내용은 유클리드 공간의 Laplacian에 대한 계산 반의 반학기, 그리고 뒤에 가면 divergence form의 strongly elliptic 미방으로 앞의 계산을 일반화해나간다. 중간에 열방정식을 잠시 다루고...

더 일반적인 경우 특히 비선형인 경우를 결국 알고 싶지만 직접 이런 이론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방법론 속에서 길을 잃기 쉬운데 이렇게 한 번 모든 이론을 쉬운 경우에 한 번 훑어보고 난다면 이런 어려움이 한결 덜할지도 모른다. 응용을 위하여는 구체적인 계산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것은 이미 100년이 넘은 이론이고 지난 100년은 편미방의 해의 존재와 미분가능성의 이론을 만드는데 전념했던 만큼 이제는 학부에서도 왜 지난 100년이 이처럼 힘들고 더디었는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미분방정식 계산법은 어쩌면 상미분방정식과 함께 다른 과목을 알아볼 때가 되었는가?

그러나 우리에게는 MIT의 강의가 아직 어렵다. 대학원 1학년 정도에서 공부하기 좋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물론 원론적으로는 학부 4학년이면 들을 수 있어야 하지만 해석학, 선형대수를 매스터하지 못하고 헤매는 친구들에게는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방학 동안에 한 번 세미나 하듯이 훑어 보려고 하고 있다. 이런 강의록은 어떻게든 우리말로 바꾸어 놓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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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학기부터 UCLA의 Terrance Tao 교수는 대학원 1학년 core 과목인 실해석학(Real Analysis)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그의 블로그 홈페이지에 이 강의의 강의록도 올려 놓는다. UCLA는 내가 대학원 시절이 공부한 곳이어서 감회가 따른다. 이 강의는 대학원 수강 번호가 245A이고 245B, 245C로 시리즈를 이루며 대학원 실해석학의 1년 코스이다.

내가 강의를 들은 1979~80년도는 Paul Koosis 교수님이 강의해 주셨는데 매우 concrete한 예와 증명법을 사용한 소위 hard analysis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들은 강의들이 매우 soft했던 데에 비하여 hard analysis는 조금 둔하고 느리다는 느낌이었는데 묘한 것은 이렇게 얼마 안 공부한 것 같은데도 soft analysis에서 하는 내용을 모두 카버했었다는 것이다. 

이제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같은 강의를 Fields' Medalist인 Tao 교수가 강의하는 것을 보니 지금은 실해석학이 얼마나 변했는가? 그리고 이 사람은 이 강의를 얼마나 잘 하는가? 하는 두 가지 궁금증이 고개를 든다. 이 강의를 해 본 일은 한 번도 없고 예전에 알던 것들도 다 잊어버린 마당이지만 이제와서 PDE를 한 번 review/공부해 보려는 마당이니 실해석학을 다시 더듬어 보는 것은 어떨런지...

강의를 맡아서 하게 되면 제대로 공부해 볼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게을러서 다 공부할 자신이 없으니 그런 욕심은 내지 말고 그냥 세미나 정도로 한 번 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우선 Tao 교수의 강의록부터 제대로 볼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볼 필요가 있겠다. 아마 이번 겨울학기 강의도 계속될 것이고, 봄학기 강의는 뭔가 요즈음의 연구 과제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내용이 될지도 모르니까 조금 준비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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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1999년도 수학사랑 마지막 호에 실렸던 것입니다. 수학사랑에는 이 글을 조금 줄여 편집된 내용으로 실렸습니다.)

19991015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수학을 좋아한다. 수학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수학은 무한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복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리 행복한 것 같지 않다.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공부를 마치고 보면, 자신이 공부한 것을 쓸 곳을 찾기 힘들고, 운이 좋은 경우에도 주위의 무지와 잘못된 정책과 엎치락뒤치락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라고 생각할 때가 자주 있다. 선진국의 훌륭한 예를 많이 보면서, 또 우리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거나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나라들도 잘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만 잘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은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전쟁후 살기 힘들던 때를 생각하며 나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믿고싶어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 천년을 눈앞에 둔 지금은 우리가 태어난 5, 60년대와는 다르다. 또 우리가 공부하던 7, 80년대와도 다르다. 지금은 잘못을 고치고 새롭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때이다.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모두 다 알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경험하는 왜곡된 교육현실과 근시안적인 대학교육 정책, 늘어나는 기초과학 경시풍조는 모두 수학을,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별다른 뾰족한 수를 대지는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문제를 바로 바라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는 생각해보려고 한다.

==== 수학은 어떤 학문인가 ====

수학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어떤 유명한 수학자가 최근에 "진정 수학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썼다. 책 한 권이 필요하다면 분명히 어려운 물음이다. 우리는 이 물음을 음미해 보면서 수학이 보여주는 여러 양상을 보려고 한다. 수학을 가르치면서 보면 공부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공식을 배우고 기억하려고 할 뿐, 그 유도 과정이나 이론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처음에는 이런 것을 보고 열심히 이론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차츰 수학을 왜 배우는가, 수학은 무엇하자는 것인가를 묻게되면, 생각나는 것은 우리도 처음 수학을 배울 때는 공식을 익히고 사용하는 것부터 배웠다는 것이다. 물론 이론도 배우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이론의 쓸모는 잘 몰랐다. 그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은 꽤 나중의 일인 것 같이 생각된다.

공식 때문에 수학을 다시 바라보고 역설적으로 알아낸 것은 수학은 공식의 학문이라는 것이다. 단지 중·고등학교 수학에만 공식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론을 만든다는 것은 우리가 접하는 현상에서 공통적인 형식을 뽑아서 공식처럼 만드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수학은 결국 현상의 틀을 공식화하여 기억하기 쉽고 적용하기 쉽게 하자는 것일 뿐이 아닌가? 그렇다면 공식을 외우겠다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수학 이론을 배우고 공식을 익힐 때쯤 되면 그냥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는 이론과 공식을 유기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더욱이, 유기적 관계를 이해하면 공부한 것을 훨씬 더 폭넓게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수준이 되면 유기적 관계라는 공식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 것을 보통은 외우지 않고 이해한다고 말한다.

==== 수학을 쓰는 단계 ====

수학을 공부하며 보면 수학에 단계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정말로 단순한 공식을 기억하고 쓴다. 그러나 단계가 올라가면 하나의 공식은 이전 단계의 여러 공식을 유기적으로 모아서 한꺼번에 서술한 것처럼 보인다. 이 것은 그 다음 단계에서도 또 마찬가지이다. 처음의 한 두 단계는 모든 사람들이 중·고등학교까지 공부하며 경험하여 알고 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이러한 단계가 있으며 대학에서의 수학 교육은 이에 맞추어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일반 사람들이 대부분 잘 모르고 있다.

한 사람을 교육할 때에는 교육의 목표를 정하여야 한다. 이 사람을 어떤 사람이 되도록 교육할 것인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수학정도를 사용하는 일상적 업무를 다룰 사람인가? 고등학교나 대학 초반의 수학 정도까지를 쓸 수 있어야 하는 기능화된 단순수치작업으로 만족할 사람인가? 아니면 대학에서 공부하는 여러 가지 수학적 모형을 이해하고 다루며 스스로 모형을 바꾸고 창의적인 방법을 개발할 사람인가? 또는 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그 가운데에도 한 두 분야에 정통한 수학의 연구자를 만들 것인가에 따라서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방법과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전문적인 수학자나, 다양한 모형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응용수학자 및 준 수학자들의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매스컴 등 여러 곳에서 들어 익히 알 수 있지만, 금융 분야나 정보 보안 분야와 같이 최근에 갑자기 중요하게 된 분야나 영상 분야나 정보 자료분야와 같이 꾸준히 연구되던 분야에서 근래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대학에서 그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수학의 기법을 쓸 수 있고 또 개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가운데 어떤 분야들은 국가 안보와도 관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이나 발전이 결정적으로 이러한 부분에 달려 있게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나라에서도 수학 전문가(technician)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길 때가 된 것이다. 수학의 앞날은 밝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이라고 하겠다.

====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

우리 수학의 상황을 살펴보자. 지금까지 우리는 근본적으로 선진국들로부터 과학과 기술을 배워오는 방법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지적인 경쟁시대에는 현장에 맞는 기술을 배우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최첨단 기초과학의 연구와 직결되는 일이 잦아짐에 따라, 수학과 같은 기초 학문의 연구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 나라의 수학의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는가? 대략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선진국에서 공부한 우수한 수학자들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음에 따라 수학의 일선은 미흡하나마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몇몇 사람이 잘 하고 있는 것은 선전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국가적 차원의 필요에는 부응할 수 없다.

==== 몇 가지 비교를 해 보자. ====

어떤 나라에서 학문의 성숙도를 알고싶다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학자의 수이다. 우리와 그런 대로 유사점이 많은 일본을 보자. 1970년도에 일본수학회의 회원은 2,922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본인이 기억하는 대한수학회 회원의 수는 1975년도에 200명 정도였다. 물론 당시의 경제적 여건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1997년도 일본수학회 회원수는 정회원만 5천명이 넘는다. 대한수학회 회원은 겨우 천명 정도이다. 일본 인구가 우리의 두 세배가 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비례적으로만 우리의 두 배는 된다. 수학회의 회원수가 갖는 의미는 그 사회에서 수학에 직접적 관심을 갖는 사람의 수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수학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물론 다른 기초과학에도 관심이 없다.) 이는 국민 개개인의 잘못은 아니다. 수학에 관심이 있고 없는 것은 일차적으로 국가 정책적인 차원의 문제라고 본다.

미국의 보편적 대규모 대학이라면 보통 주립대학들로 학부 학생수가 30,000명 가까이 되고 교수수는 2∼3천명 정도인 학교를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유수한 대학의 일년 총 예산은 1980년대 말에 10억 달러 수준을 넘어 있었다. 이 수치는 아마도 당시 고려대학교 1년 총 예산의 10배 정도에 해당할 것이다. 1988년 당시 일본 와세다대학교의 일년 예산은 4억 달러에 육박한다. 지난해 고려대학교 예산은 10년 전의 두 배가 조금 넘는 2,3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외국 대학의 예산도 그에 걸맞게 늘었을 것이다.

예산이 두 배라면 학교도 두 배정도 좋은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작년 고려대학교 예산에서 인건비만 따로 보아도 약 40%에 달한다. 총 예산이 10배인 미국 대학에서 교직원 일인당 인건비는 우리 나라에서보다 10배씩이나 될 이유가 없다. 따라서 그 부분은 상대적으로 교직원의 수에 비례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제외하고 나서 실제로 설비나 도서, 기자재 등의 기본적시설(infrastructure)에 장기 투자되는 부분만을 비교하면 10배가 아니라 수십배의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가 수십년씩 쌓인 결과는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근본적 차이를 야기한다. 결국 선진국에서는 그 나라 어디서도 마음만 먹으면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자료가 우리 나라 안에서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거나 혹시 있어도 전국에 한 두 군데뿐인 현실이 되고 마는 것이다.

선진 국가들이 학문의 발전을 이룩한 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유럽은 오랜 동안에 걸쳐 발전해온 것이므로 접어두고, 20세기에 들어서며 급격히 발전한 미국과 일본을 보자. 미국은 제 1, 2차 세계 대전을 지나며 유럽의 많은 과학자들은 유치하였다. 이에는 새로 발전하고 자유로운 나라라는 이미지도 한 몫을 하였겠지만 나라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진취적인 안목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일본은 더욱 뛰어난지도 모른다. 이미 한 세기 전에 일본은 당시 가장 발전된 나라인 독일에서도 가장 뛰어난 수학자들을 장기간 유치하여 스스로도 선진 수학 이론을 개발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발전시켰다. 이 수학자들은 단기간씩 방문한 것이 아니라, 몇 년씩 걸쳐서, 전적으로 일본에서, 학자를 양성하였다. 우리는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다.

==== 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하여 논의하기 전에 우선 문제의 심각성을 조금 더 생각해 보자. 학교 재정과 재원 확보의 문제는 나중 이야기이고, 수학자의 수에 대하여 조금 더 생각하자.(편의상 수학회 회원의 수를 그 기준으로 이야기하자.) 앞에서 말했듯이 지난 25년간 우리 나라에서 약 800명 정도의 회원이 증가했다면, 지금은 수학과 졸업생의 수가 조금 증가하였으므로, 사회적 여건의 변화가 없다면 다음 20년 동안에 천 여명의 회원이 늘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 것은 최근에 수학과 같은 순수기초과학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감안하지 않고서 예상한 것이다. 이 경우 2020년 정도에 가서 겨우 인구 대비로 현재 일본 정도의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을 따라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이런 식이라면 10년도 가기 전에 확실한 낙오 국가가 되지 말란 법도 없어 보인다.

이에 반하여 세계 수학계는 연구면에서 최근 10년 동안에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뚜렷한 특징을 몇 가지 볼 수 있는데, 우선 양적인 발전이다. 발표되는 논문의 수를 보면 근래의 1∼2년에 발표되는 수는 7∼80년대의 10년 동안 발표되던 논문의 수를 능가하는 것 같다. 가히 폭발적이다. 수학의 쓸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수학자의 수가 늘고 있으며, 연구의 기법이 발전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 째 특징은 수학의 여러 분야들이 통합되는 양상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서로 분리되어 상호 교류 없이 연구되던 수학 분야들이 연구 방법론들을 서로 바꾸어 적용함으로써 빠른 발전을 이루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하학과 위상수학이 서로를 연구하기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으며, 이제는 해석학과 기하학이 융합되고, 수학 여러 분야에 대수학과 확률론의 방법이 섞여들었으며, 위상수학과 해석학이 다시 합쳐지는 등, 이미 수학의 분야를 옛날처럼 분류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보일 정도가 되었다. 이 추세는 수학 안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벌써부터 이론 물리학분야에서는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응용수학에 있다. 10여년 전만 하여도 응용수학이라고 하는 분야는 거의 수치해석학만을 지칭할 정도로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문제에 편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수학의 전 분야가 응용수학이라고 할 정도로 범위가 넓어졌으며, 그 적용 대상도 물리학과 공학의 몇몇 분야였던 것이 지금은 이·공학 전반은 물론 인문 및 사회 과학의 방법론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 말은 수학이 응용수학자를 통하여 타 분야에 응용되던 예전의 방식에서, 보통 수학자들에 의해 현장에서 직접 응용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수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양산되어야 함을 뜻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우리는 지금 세계와 견주어 우리 수학의 퇴보를 논하고 있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의 절대적인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산업체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게임이 안되는 때인 것이다.

====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

앞에서 생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는 수학의 교육과 연구에 어떤 효율적 투자를 하여야 하는가? 논의는 많다. 대학 재정을 확충하기 위하여도 그렇고, 초·중·고등학교의 여건을 위하여도 그렇다. 또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개인적인 성취를 위하여도 훌륭한 방법이 되도록 사회적 여건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것은 이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해야만 될 수 있는 일이며,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심각함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논의되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하여 그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또 획기적인 새로운 방법을 찾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보통 수학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 나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궁극적 목표로 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수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이는 단순히 수학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알리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단순한 기능적 수학을 익힌 사람들의 수요는 줄어들 것이고 능동적으로 방법을 개발하며 수학을 쓰는 사람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는 것과 이런 수학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를 알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근에 매스컴을 통한 노력들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어느 한 두 사람의 몫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하여야하는 일인 것이다.

한편, 중·고등학교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문제를 잘 풀도록 가르친다. 그러나 문제를 잘 풀게 교육받아도 현실에서는 쓸모가 없다. 문제가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될 수 있으면 생각하지 않도록 배우는 결과이다. 빠른 시간에 많은 문제를 실수 없이 푸는 것은 여러 가능성과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새 시대에 필요한 것만 꼭 빼 놓고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 대학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물론 고등학교 교육이 대학 입학 시험을 무시하고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소를 위해 대를 잃는 것이 아니겠는가? 입학시험과 관련하여 이 문제는 깊이있게 그리고 다양하게 연구할 문제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대학에도 있다. 산업체에서 대학 졸업생을 뽑으며 원하는 것은 현장의 문제, 눈앞의 문제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사회에서 수 십년간 일해 나갈 사람은 눈앞의 도구만 익힌 사람이어서는 안된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생각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키워야 하고, 이런 사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현대 수학의 발전된 연구 방법의 하나는 수학자들이 토론을 통하여 생각을 교환하고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팀을 이루어 개개인의 사고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에 익숙하도록 만들려는 교육은 어려서 시작할수록 좋다. 특히 창의적 사고력은 다양한 경험에서부터 나온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의 하나는, 보통은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사고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즉 현실 문제와 관련하여 수학적 공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또 이론을 공식으로 외우는 것을 지양하고, 오히려 주어진 이론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생각해보는 방법도 좋아 보인다. 반례를 통해 이론을 익히는 방법은 예와 증명을 통해 익히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무엇을 하지 말 것인가? ====

가르칠 때 무엇을 하라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나쁘다고 듣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에 대하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나라에서 수학(기초과학)을 발전시키는 것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수학이란 학문은 발전에 들인 노력에 대한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는 학문이다. 이런 학문이 자라는데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중도에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특히 하지 않아야 할 것이 정책을 바꾸는 것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꾸준히 변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커다란 정책의 기조는 변함이 없어야만 한다. 정책이 조금 못해도 꾸준히만 하면 그 효과는 충분할 것이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정책과 제도하에서도 훌륭히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입학 시험과 관련된 문제에서도 볼 수 있다. 완벽한 입학시험 정책은 있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을 세우더라도 기본 골격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 자주 바꾸는 것은 그에 따라 변화하는 일선의 교육 방침이 뿌리를 내릴 틈이 없다는 점에서 최악이다.

또 하나는 다양성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 개개인에 따른 학습내용과 시간의 다양성이나, 학교들 사이의 교육 방침과 내용의 다양성이나, 또는 여러 정책과 계획에서의 다양성 등을 될 수 있는 대로 살리는 것이 결정적인 것이다. 다양성이 없는 것은 발전할 수 없다. 변화의 여지가 없으면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나, 어떤 대학에 투자를 집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이 그 밖의 분야나 대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정도가 되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게 된다. 다양성으로부터 생기는 경쟁과 역동적 변화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것을 막지는 말아야한다. 특히 과외 학습의 경우이다. 오늘날 보는 과외와 학원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며, 또 과열 과외는 사회적으로도 정말 큰 문제이지만, 이 문제는 어렵더라도 새로운 쪽으로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여야한다. 하기 편하다고 해서 공부에 관한 다른 길을 전부 막는 것은 원칙적으로 또 하나의 다양성을 잃는 길일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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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바라보는 우리의 교육문제는 암울하게 보이는 한편 희망이 느껴지기도 하는 매우 복잡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에는 많은 요인들이 꼬리를 물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를 물고 돌고 돌아 결국은 어느 한가지도 꼬집어 말할 수 없게 하고 있다. 굳이 든다면 20세기 말에 들어 급격히 가속화된 변화의 물결을 따라잡지 못하는 우리 전부의 무능력정도이다. 그렇다면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하려는 일의 자연스러움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보살피고 돕는 것뿐이 아닐까? 과욕은 항상 부작용을 낳는다. 마찬가지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하여야 할 것도 사람들이 바른 인식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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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서란 앞에서 말했던 것 처럼 이미 가지고 있는 개념을 수치적으로 표현할 때 꼭 겪는 복잡함을 이해하고 이에 대하여 말하는 방법입니다. 수학에서는 단계적으로 다음과 같이 풀어져 있습니다.
그 이야기 전에 우선 다변수 미적분학(적어도 2변수)과 선형대수(적어도 행렬과 행렬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야 합니다.(사실 들어보는 정도로는 안됩니다.) 리만기하학을 배우려는 분이면 당연히 아시겠지요.(적어도 안다고 생각하시겠지요.)

우선 대수적인 텐서는 벡터공간 V 하나안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이 때 텐서는 V 위에서의 벡터들의 곱의 일종을 말합니다. 이 곱은 보통 알고 있는 곱들을 포함하는, 더 일반화된 개념으로서 우리가 보통 곱셈이 갖고있다고 생각하는 최소한의 조건만을 가지는, 가장 일반화된 곱셈입니다. (이에 대한 정의는 대수학등의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곱셈들은 이 곱셈의 하나가 됩니다. 우리가 이미 잘 쓰고 있는 예를 하나만 들죠.(잘 아는 것은 사실 이것 하나 밖에 없습니다.)

V = R^2 에 좌표 x, y를 주고 보면 V^*(dual space)는 x, y로 생성되지요. 이 때, V 위에서 정의된 다항식들은 x와 y의 곱들로 나타내어집니다. 이 들은 다음과 같이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x, y의 0차식, x, y의 1차식, x, y의 2차식, ......

이 각각은 x 와 y를 각각 0번, 1번, 2번, ... 씩 곱해서 얻어지는 것들의 일차결합을 모두 모은 것입니다.

이들이 V^*의 모든 텐서곱을 다 나타내지는 못합니다. 다항식들은 특별한 조건

xy = yx, x y^2 = yxy = y^2 x, ...

을 만족하고 있으므로 가장 일반적인 곱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항식은 소위 대칭인 곱셈(symmetric tensor product)을 모두 만드는 것 같군요.(사실인지 한번 생각해봐야겠군요^^)

일반적인 곱셈을 @ 로 나타내기로 하면,

x @ y \not= y @ x

일 뿐만 아니라 양변이 서로 아무 관계도 없어야 합니다. 즉

x @ y = - y @ x

같은 조건도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일반적인 곱셈을 통해서 곱하고 일차 결합을 만들고 하는데, 단 하나, 텐서 곱셈이 되려면 다음 성질 둘(셋?)은 만족해야 하지요 (결국 대수학 책을 쓰는군^^)

(x + y) @ z = x @ z + y @ z,
x @ (y + z) = x @ y + x @ z,
x @ (ty) = t (x @ y) = (tx) @ y (t는 스칼라 체의 원소)

그러한 곱셈을 만들어 쓰는데 익숙해지면, 해석(기하)학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앞의 글 `텐서(1)'에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즉

(1) 한 점 p에서의 방향벡터 전부를 V_p라 할 때 V_p의 텐서곱들을 p를 변화시키면서 함수로 보는 것,

(2) 이 것들이 p에 대하여 연속함수, 미분가능한 함수라는 개념들을 정의하고,

(3) 이 개념들이 서로 smooth한 관계인 두 좌표(예를 들면, 원점 밖에서 직교좌표와 극좌표)에서 볼 때 마찬가지 개념이라는 것: 직교좌표로 써서 미분가능한 텐서는 극좌표로 써도 미분가능하고, vice versa.

(4) 이러한 두 좌표계 사이에서 같은 텐서를 표현하는 방법은 항상 두 좌표계를 변환하는 변환식의 Jacobian matrix로 변환된다는 것.

등을 확인하고 스스로 항상 계산해낼 수 있게 되면 1차적으로 텐서 개념에대한 대부분의 이해가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이 것을 써서 리만기하학을 하게 되면, 기하학에서 어떤 텐서가 중요한 것인가 하는 문제의 답을 구하고, 이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으며 - 어떤 것을 미분하여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적분하여 어떤 것을 얻는가, 어떤 놈을 어떤 놈과 내적하면 어떤 놈이 얻어지는가 등등... 소위 텐서들의 공식 - 이 각 텐서들의 기하학적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답을 찾는 것이 리만기하학을 공부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하학에서는 대부분의 중요한 텐서적 개념을 곡률이라고 부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물리학도 마찬가지인데, 텐서 가운데 질량, 스트레스 텐서, 운동량, 등등 모든 개념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Gauss-Bonnet의 정리와 같은 위상수학에 걸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요. (즉 오일러지표라고 하는 숫자는 어떠한 텐서의 적분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등등...)

지금 드린 이야기는 단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이지만 이를 가이드 삼아서 초보 텐서론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시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믿거나 말거나?) 하지만 혼자서 끙끙대기보다는 잘하는 분들께 물어보기 바랍니다. 누구나 열심히 가르쳐 주겠지만, 그리고 모든 설명이 다 정말 도움이 되지만, 진짜 잘하는 분들의 설명이 필수적입니다.

책을 한 두개 소개하면,

M. Spivak의 Calculus on Manifolds : 이 책을 통해서 텐서를 이해하면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거의 다 풀어봐야만 합니다.

Sokolnikoff의 Tensor Analysis(제목도 가물가물) : 혹시 위의 현대적 표기법이 마음에 안든다면 이러한 고전적 표기법과 물리학적 이야기도 괜찮을 겁니다. 위의 책보다 훨 길어요. 고전적 물리학 책(20세기 초반의 어려운 물리학책들: 예를 들어 Eddington의 Relativity Theory(?) 같은 책) 모두 다 텐서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어요.

김강태의 미분기하학 : 기하학란과 책 소개란에 소개했지만, 미분기하학(리만기하학)의 입문서로 아주 좋은 책입니다. 단지 이 책만 읽고 리만기하학 다 안다고 하면 (라마뉴잔 같이 쬐끔만 보고도 모든 것을 다 꿰뚫을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아마 안되겠지요. (저자가 그러면 안된다고 했으므로)

P. Petersen, Riemannian Geometry : 최근에 나온 기하학 책인데 쉽게 어려운 이야기 까지 잘 설명한 또하나의 책입니다. 방대한 이야기를 다 한 책. 분량은 400쪽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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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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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풀어 봅시다 란에 텐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텐서?

텐서가 무엇이길래 (나를 포함해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인가?......???

여러분이 말하는 텐서는 내가 보는 바로는 허깨비일 뿐이다.

라고 한다면 무슨 헛소리인가 하겠지만, 글쎄, 그럴듯 하다고 할수도 있겠다. 텐서를 한마디에 또는 한번 이야기에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그 많은 복잡한 공식과 계산들은 당연히 책을 보고 배워서 외워야 할것이다. 문제는 텐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여야 하는가이다. 이를 잘 이해하려면 정말 쉬운 경우를 예로 들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설명을 해 보기 전에, 여러분은 물론 선형대수를 공부했기에 텐서를 알려고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선형대수가 '뭐하는' 것인지를 알고 있는가? 글쎄요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텐서를 이해할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예:

한 직선의 점들에다 또 다른 한 직선의 점들을 대응시키는 함수를 생각하자. 이것은 여러분이 국민학교에서 부터 지금까지 수학에서 거의 매일 다루고 있는 대상이며 사실 이것 밖에는 배운것이 없을 것이다. 이것을 보면 여러분은 우선 y = f(x) 하고 쓸것이다. 이것은 틀린것이 아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분명히 x 나 y 가 수(number 즉 실수)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는 문제가 있다. 직선 위의 점들은 수가 아니다. 여러분이 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직선위의 점들을 항상 수와 대응시켜서(수를 이름으로 써서) 불렀기 때문일 것이다.

직선위의 점들은 항상 정해진 이름(= 대응되는 수)이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해보면 금방 알수가 있다. 직선에 우리가 단위길이를 주고 눈금을 끊어나가기 전에는 '아니올시다' 이다. 이것도 직선 위에서 길이를 잴수 있을때라야 된다. 따라서 x, y 에 숫자를 넣어 생각하는 것은 우리 직선들에 수를 찍어서 소위 '수직선'을 만든 후의 이야기이다. 수직선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니까 한가지 함수 y = f(x) 라도 수직선을 다르게 만들면 f(x) 의 공식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진짜 예를 들자.

y = x 라는 함수가 있었다. (이미 수직선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x-축에서 단위길이를 원래길이의 두배로 잡았다. 즉 이전의 2 자리가 이제는 1 이 되고 말았다. 그랬더니 함수는 y = 2x 가 된다. 함수가 변했는가? (이 물음은 두 직선 사이의 대응 관계가 변했느냐는 뜻이다.) 물론 변하지 않았고 단지 x-축 위의 점들의 이름만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렇게 함수의 영역에 숫자로 이름을 주는 것을 '좌표'를 준다고 하고 '좌표계'가 주어졌다고 한다. 한 함수라도 x 나 y 의 좌표계가 바뀌면 숫자로 나타내는 식은 달라진다.

이 긴 이야기의 핵심은?

1. 우리는 숫자를 써서 나타내는 것만을 계산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름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변한다.

2. 그러나 이렇게 숫자를 써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좌표를 바꿔도 변하지 않는 함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극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딴 방법은 없다.

일차함수만 생각하자. (이것이 '선형대수'이다)
좌표를 정하고 f 라는 함수를 표시하니 f(x) = x 였다. 이 함수는 기울기 1 만 알면 되는 함수이다. 그런데 아까 처럼 좌표를 바꾸니까 기울기가 2 가 되고 말았다. 그럼 기울기가 무슨 소용인가? 좌표만 바꾸면 무슨 기울기도 다 나올텐데...(0 만 빼고)

따라서 우리가 말하고 싶은 '변화율'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런 좌표에서는 기울기가 1 이다. 하지만 x-좌표를 (0 이 아닌) a 배로 늘리면 기울기는 a 배가 되고 y-좌표를 그렇게 하면 기울기는 1/a배가 된다.
여기서 몇배 하는 부분의 설명은 언제나 그렇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번 이야기 하면 다시 할 필요가 없겠으므로 다 안다면 다시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것이 선형대수의 밑(basis)의 변환에 대한 정리이다.

즉 선형변환(Linear Transformation = 변수도 벡더이고 값도 벡터인 일차함수) 은 좌표를 이러이러하게 잡을때 (즉 basis 를 이렇게 잡을 때)

Y = [A] X

로 표시 된다면 좌표(basis)를 이러이러하게(= [P], [Q]를 써서) 바꾸면 새 좌표에서는

Y = [Q][A][P 의 역행렬] X

꼴로 표시된다는 정리이다.(여기서 X, Y 는 벡터, [A]등은 행렬이다.)

[[중요!!!]]

따라서 행렬을 하나 보면 그 행렬을 곱해서 함수(선형변환)가 나온다는 생각 뿐이 아니라 이때 basis 를 바꾸면 그 행렬이 어떻게 변할지도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최소한 생각해 낼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함수를 진짜로 (어떤 경우에도 쓸수 있게) 알고 있는 것이다.

[[[끝말]]]

자 이제부터 간단히 '텐서는 뭔가?' 이야기 하자.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나오는 많은 양(quantity)들은 위의 함수와 같은 존재이다 X(i) 들이 벡터일때 (f 는 일차인 경우만 생각하자, 아니면 '한 점에서' 미분을 해서 일차도함수인 전미분(differential = Jacobian)을 생각한다)

Y = f( X(1), ... , X(n) )

꼴이다. 이걸 좌표를 써서 나타내면 행렬 같지만 독립변수가 n 개의 벡터이므로 첨수(index)가 n+1 개나 필요하다. (선형대수에서는 독립변수가 한개, 첨수가 2개이다) 즉

               [A] = A
                      i,j,k,...
모양이 된다.

좌표도 일차식으로만 바뀌란 법이 없다. 그러나 한 점에서 벡터만을 다루므로 좌표 변환의 그점에서의 Jacobi 행렬만 쓰면 된다. 그러면 다음과 같다. f 가 좌표(x, y) 에 따라 [A], [B]등으로 나타날때,

                                                    
               dy   dy
                 p    q
       A    =  ---  ---  B
        i,j    dx   dx    p,q
                 i    j

꼴의 관계가 성립한다. (dy/dx 꼴은 좌표변환의 Jacobi 행렬) 첨자가 두개인 경우만 썼지만 여러개일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물리학의 양들을 나타낼때 자연에서 주어지는 좌표란 것이 없으므로 인위적인 좌표(km, sec, gram,...)에 대해서 계산한다. 그러면 위의 f 는 [A]같이 나타나겠지만 그 숫자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위에서 기울기가 별로 중요하지 않듯이...) 문제는 그 숫자가 여러가지 좌표계에서 어떻게 바뀌어 나타나는가 이다. 그리고 그 바뀌는 숫자들이 어떤 특성의 양(quantity)을 나타내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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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의 궁금증은 수학에서의 확률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사위를 던질때 나올수 있는경우 그 많은 결과를 어떻게 구하는가, 수학에서는 이상적인 주사위를 생각하여 주사위를 던질때 나올수 있는 결과는 단 6가지 로 만든다.
현실에서는 아주 많다.
그리고, 왜 주사위가 모서리쪽으로 꼿힐 경우는 왜 드문가 왜.
주사위를 던질때 왜 각각의 눈이 나올비율은 왜1/6에 가까이 가는가.

로 정리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더 정리하면..

확률의 2가지 정의는 이러하다.

첫째, 특정 사건후 결과 특정 결과가 일어날거라고 기대할정도는 특정사건후 일어날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분모에 특정 결과가 일어날수 있는 방법은 분자에 써 구한다.

둘, 어떤 행위를 반복하면 동전을 던진다는지... 아주 많이 반복하면 일정한 규칙이 나타난다. 동전을 아주 많이 던지면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경우가 거의 같아진다.즉 아주 많이 반복했을떄 특정결과는 특정 비율에 가까워진다 주사위를 아주 많이 던졌을 때 1의 눈이 나온다라는 결과의 비율은 1/6에 가까워진다.

첫째 정의에서의 의문은 분모에 쓸 모든경우를 어떻게 구하는가(수학이 아닌세계에서 이상적인 주사위는없으니.. 분명 아주아주 많은 결과를 생각할수 있을 것이다.)

또 왜 특정 결과는 덜 나온다고 하는가. 예를들어 동전을 던졌을 때, 스는경우는 드무니 생략한다고 하는데 그게 왜 드문가. 수학의 세계에서는 이상적인 동전을 2차원 원으로 생각하여 의문을 빠져나가지만 수학이 아닌경우 어떻게 하는가.

A: 이 문제는 초등학교 수준의 질문은 아닌 것 같군요.

우선 확률의 문제는 조금 정리하고 생각하여야 할것입니다. 수학의 확률은 확률의 이론입니다. 이 경우는 확률이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확률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고 이용하는 것이 수학의 확률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물어보는 것과 같이 어떤 특정한 경우의 실제 확률이 왜 이러한 값인가 하는 것은 수학에서 할 질문이 아닙니다.

동전의 경우에 앞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같다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수학에서는 이상적인 동전이라고 하여서 앞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같은 동전이라면 하고 가정하고서 문제를 시작합니다. 이 때 또 동전이 설 확률은 영이라고 설정하고 합니다. 실제로 왜 그런가는 어떤 분의 말씀대로 물리학의 이론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물리학의 이론일 뿐이고 실제 현상이 왜 또는 정말로 물리학의 이론과 맞는가 라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해 보아서 확률을 찾아야 합니다. 그 방법은 통계를 쓰는 것인데... 실제로 동전을 많이 던져봅니다. 그러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경우는 반 반으로 되어 갑니다.
이제 이 동전을 던질 때 마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같을지는 몰라도) 일정하다고 가정합니다.(물론 이 가정도 실제로 맞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복시행에서 앞의 결과가 뒤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합니다.(이것도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반복시행을 할 때 그 횟수에 따른 확률이 1/2에 수렴하려면 원래도 그랬어야 한다는 것은 수학으로 알 수 있을겁니다.

이제 이러한 반복시행을 10000번 해서 앞 뒷면의 경우가 반반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해도 이 사실만으로 계속해서 시행할 때 더욱 더 반반에 수렴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유의수준 아래서 10000번의 시행 결과를 보고 그러한 결론을 얻을 수 밖에는 없습니다.

Q: 또 주사위를 던져 1의 눈이 나온다 1의 눈이 나오지 않는다로 생각하여 각각의 확률을 1/2로 생각할때의 문제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고싶다.이에 대한 답변에 각각의 경우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이렇게 단순히는 이해가 안간다.


A: 1이 나온다와 나오지 않는다 두 경우로 나눌 때는 이 두 경우의 확률이 서로 같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물론 주사위에서 1 - 6 까지의 눈이 모두 같은 정도의 확률로 나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 두 질문에 대해서 실제 주사위의 경우의 답은 알 수 없다 입니다. 실제로 위와 같이 실험을 하고 통계를 내 보아야만 근사치의 답을 얻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수학 문제에서는 공정한 주사위라고 가정하고 이야기 합니다.(아무 말도 없으면 공정한 주사위라는 뜻입니다) 이 경우는 1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입니다.

(한편 실제 주사위의 경우에는 1이 나올 확률이 거의 1/2 이 되도록 만들 수도 있을겁니다.)

계속되는 질문과 답글도 함께 싣습니다.

우선 답변해주신점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결론을 내리려 했는데 저혼자서 그랬다간 큰일날일 아닙니까 읽던 책도 덮어두고 답변만 기다렸는데 다행입니다.


Q: 저는 수학에서 실용성이란것에 대한 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꼭 실용할수있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 확률 이라는게 원래 실생활에서 유래한 걸로 알고있고있는데. 그렇게 이것저것 받아드리기를 요청하는 가정들로 채워있는 수학의확률이론을 받아드려야 할지 고민이군요. 실용은 상관없다해도 확률을 공부하며 무슨 지적 만족이라도 줄수있는지 의문이네요.

A: 수학의 이론이 아무리 추상적이라 하더라도 실용적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물론 어떤 수학 이론은 아무도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숨어있는 실용성이 있게 마련이지요.

우선 확률뿐이 아니라 어느 수학이론도 가정으로 채워져 있기는 마찬가지이지요. 보통 미적분학은 실수에 대한 많은 가정 위에 서 있고요. 미분방정식도 대수학도 모두 다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1+1=2를 실생활에서 사과를 하나씩 두번 먹으면 두개 먹는것이다 라고 활용한다고 할 때, 이 수식은 수학의 이론이고 현실의 사과 문제는 이 이론을 적용한 것이지요. 이 때 주어진 두 사과가 똑같지 않고 한 쪽이 좀 무거우면 두 사과를 다 1이라고 해도 되는 것인가 라고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문제에 대한 수학의 견해는 1+1=2라는 식은 추상적인 개념으로서 수의 연산에 대한 성질이라고 이해하는 것이고 현실의 사과는 이러한 연산법칙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이 연산을 적용하는 대상일 뿐입니다. 이를 적용하여도 좋다고 생각되면 적용하는 것이고 적용하여 문제가 있다면 적용하지 않을 뿐이지 이 이론이 주어진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이론을 받아들일지 말지 할 것은 없습니다.

이는 마치 삼각형의 이론이 원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삼각형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Q: 확률이라는 가능성을 수치로 나타낸것이 수학의 세계에서 본질?을 잃지 않을지 고민입니다. 확률에 담긴 심오한 뜻 그게 수학의 확률이론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죄다 가정에다가 더군다가 가정이 확률의 주춧돌의 하는 역할을 하는데.


A: 수학 이론에 반영되지 않는 심오한 뜻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Q: 수학의 세계에서 이상적인 주사위를 던진떄 각각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 이다. 양자역학에서 확률은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데 현실의 여러가지 물체에 영향을 주어서 특정 결과의 기대값을 구하는 작업을 그 물체와 생김새가 비슷한 수학적 대상으로 생각해서 수학의 세계에서의 확률을 현실세계에 그대로 쓰는경우.

그러니까 주사위를 위로 던지는 일을 하면 주사위는 반드시 아래로 떨어지고 1~6중 하나의 눈이 나올텐데 그걸 어떻게 구하냐면

주사위와 비슷한? 정육면체로 생각해 수학의 세계에서 정육면체를 던져서 여러가지 붙여놨으니 쉽게 확률을 구할테고 그 값을 실제 주사위를 던진 값으로 생각할것 같은데요


A: 확률이론이 이야기하는 것은 주사위를 던질 때 한 눈이 나올 확률이 1/6이라면 두 개를 던질 때 합이 5가 될 확률은 얼마얼마이고 또 연거퍼 던질 때 두 눈이 같은 확률은 얼마이고 등등이 성립할 수 밖에 없다는 인과율 뿐이지요.

현실이 이러한 문제에서 가정하는 여러 사실들과 어긋난다고 이 이론이 틀린 것은 아니고, 이 이론은 이러한 가정들이 성립할 때만 적용하면 되니까 문제 될 것도 없지요. (여기서 가정하는 것들은 주사위의 눈이 나올 확률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연거퍼 던질 때 앞의 결과와 뒤의 결과에 인과관계가 없다 는 등등입니다. 이것이 가정되지 않으면 어떠한 이론도 이야기할 수 없겠지요?)

이제 주사위를 던질 때 1-5까지의 눈이 나올 확률이 1/5이고 6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면(즉 그런 주사위가 있다면) 확률은 이 경우에 대하여도 두개의 주사위를 던질 때 두 눈의 합이 5일 확률을 계산할 수 있게 해 주고... 등등 모두 가능하게 해 줍니다.

위에 말씀하신 문제는 확률이론과는 별개의 문제로 에너지님이 생각하시는 주사위가 왜 앞의 주사위와 같은가 하는 것인데 이것은 확률이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요. 주사위 만드는 사람의 문제겠지요.


Q: 이렇게 못 믿음직한 확률이라면 물리학의 여러이론에 써먹는건 아주 위험한것 같은데. 물리학자들은 확률부터 제대로 정립해야 하는건 아닐까요

A: 따라서 확률 이론은 믿음직한데 이를 적용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적용해야 하는 문제가 되지요. 확률이론은 이미 매우 정교하게 정립되어 있습니다.



Q: 주사위를 던지는걸 왜 정육면체를 던지는 걸로 생각해야합니까 정육면체를 던져야 그나마 비슷하게 통계수치가 나온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A: 주사위를 정육면체로 생각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주사위를 만드는 사람들이 정육면체로 만들어야 모든 면이 나올 확률이 같으리라고 생각하고(확률이론을 이용하여) 만든 것일 뿐이지요. 정육면체면 나오는 면이 모두 같은 확률을 가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쪽을 무겁게 하면 그 반대쪽 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겠지요. 속에 자성을 띄게 하면 주변 자장의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모서리를 너무 뾰족하게 하면 혹시 모서리가 바닥에 박혀서 모서리로 서게 될 지도 모르지요. 이런 모든 주사위를 가지고 게임을 할 때 나올 여러가지 확률을 알고 싶다면 ...?

확률이론은 이럴 때 각 면이 나올 확률만 알면 나머지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지 각 면이 나올 확률이 얼마인지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Q: 그러니까 어떤 현실세계의 물체를 던져서 특정결과를 기대하는 값을 구할 때, 그 물체와 비슷하게 생긴 이상적인 수학적 도형을 생각해( 동전은 원 주사위는 정육면체) 그 것을 던지는 것으로 생각하는게 왜그런가 입니다 또 그게 정당한가도 의문이구요


A: 이상적인 수학적 도형을 던지는 것은 단지 말을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요 이상적인 수학적 도형을 던진다고 확률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육면체를 던지면 각 면이 나올 확률이 1/6입니까? 알 수 없습니다. 위에서와 같이 무게분포가 어떤 정육면체인가 주변상황이 어떤가도 문제이고 모든 상황이 똑같아도 그럴 확률이 1/6인지 알 방법은 없지요.

수학문제에서 하는 이야기는 "만일 던지는 주사위(또는 정육면체)가 각면이 나올 확률이 모두 같다면" 이라고 가정할 때 다른 확률들을 구하라는 것이랍니다.


Q: 그리고 그 수학적 도형이 실제로 비슷합니까 주사위는 정육면체와 왜 비슷하며 정육면체가 가장 생김새가 가까운지도 의문이 됩니다. 게다가 모양이 아주아주아주아주 약간이 다른걸 던질떄 왜 확률이 아주아주아주 비슷할지도 의문이죠.


A: 물론 의문입니다. 이것은 물리학의 근본적인 문제이지요. 그런데 만일 그렇지 않다면 즉 상황이 아주 조금만 변해도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면 우리가 믿고 이야기할 것이 하나도 없어진답니다. 즉 에너지님의 몸에 산소분자가 하나 더 붙으면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면 매우 불안정하겠지요. 이사람이 됐다가 저사람이 됐다가... 따라서 어떤 이론을 적용할 수 있으려면 그 대상이 안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물론 이것도 가정으로 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지요.) 수학에서는 이러한 안정성을 연속성이라고 부릅니다. 즉 상황이 조금만 변하면 그 결과도 조금씩만 따라 변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것이 깨지는 상황을 파국 또는 혼돈이라고 부르고요... 위에서 말씀하신 것에 대하여는, 물리에서는 확률이 그 대상의 함수로 보아 연속적이라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확률뿐 아니라 모든 좋은 대상들은 연속적으로 변화한다고 가정합니다.


Q: 그러니까 주사위던지는 거랑 그 주사위에다가 금원자 하나 붙여놓고 던지는 거랑 왜 별차이 없냐 이말이죠.그걸 또 물리적으로 바랑의 영향을 별로 막지 못하니 하신다해도

아직은 말할수 없지만 그래도 답답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계속 언급했지만

현실의 주사위가 이상적 주사위를 닮으면 닮을수록 이상적 주사위처럼 던졌을때 각각의 눈이 나올확률이 같아진다

설마 이것까지 가정한다면 할말이 없습니다.왜그렇죠.


A: 이것은 수학은 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리는 가정할 것 같군요. 그 이유는 그것이 물리학이기 때문입니다. 물리학은 현실에서 수학적 모형을 뽑아 수학적 모형의 이론으로 현실을 설명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수학은 현실의 문제에 (이러한 의미에서) 어떻게 적용하는가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에 적용할 방법이 있어보일 때 사용할 수 있는 이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지요. 즉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물리학이고, 적용할 이론을 찾는 것이 수학이지요.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대로 써서 쓰고 나서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이해해 주시구요. 건방진 말투 너그러이 용서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확률서적 추천해주시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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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el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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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라는 개념은 간단히 영역의 원소들에게 치역의 원소들을 대응시켜 주는 관계(규칙)이다. 이 관계는 어떤 때는 한마디 말로도 표현될수 있으며, 또 다른때는 일일이 대응관계를 나타내 주기 전에는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 관계를 다음으로 나타낸다.

y = f(x)

이때 f(x) 는 3x+2 처럼 한마디로 써지기도 하지만 어떤때는 위에 이야기 한것처럼 몇마디로는 쓸수 없다.

그런데, 이런 함수관계는 어떤때는 수식(방정식)이라는 조건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즉

3x + 2y = 5 ------------ (1)

같은 식은 독립변수 x, y 로 이루어진 3x + 2y = f(x,y) 라는 이변수함수가 있을 때 특별히 이 함수값이 5 가 된다면 x 와 y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나에 대한 대답으로써 함수

y = (1/2)(5 - 3x) ----------- (2)

를 정의한 것이 된다. 자 이때 정의된 함수는 마찬가지지만 (2) 처럼 (explicit 하게) 쓰면 양함수(explicit function)이라고 하고, (1) 처럼 함수를 정의하는줄은 알지만 explicit 하게 표현하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음함수(implicit function) 이라고 한다.

자 그럼 똑같은 함수인데 왜 굳이 음양을 나누는가? 여기서 식으로 주어진 관계

x^2 + y^2 - 4 = 0 ------------ (3)

을 보자. 이 때는 이미 잘 알다시피 함수가 단 하나 정의되지 않는다. (이유는 매 x 에 대해 위 관계를 만족하는 y가 어떤 때는 두개, 어떤 때는 하나가 있고, 어떤 때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하나도 없는 x 는 함수의 정의역에서 빼버리면 되지만 두개 이상 있으면 어느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에서 여러가지 함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때, 어떤 함수가 (3) 에서 정의된 음함수라고 말하는 것은 이렇게 매 x 마다 (3) 을 만족하는 y 를 하나씩 뽑아서 만든 함수들 가운데 하나임을 말한다.
(참고로 그런 함수는 매우 많다. [-2, 2] 를 정의역으로 할 때,이 집합을 두부분으로 나누어 한부분에서는 매 x 마다 관계 (3) 을 만족하는 y 가운데서 양수를 잡고 다른 부분에서는 이런 y 가운데서 음수를 잡으면 여러가지라는 것을 알수 있다. 이중에서 연속함수가 되는것은 보통 문제풀때 쓰는 두가지 뿐이다.)

이것이 더 유용한 경우는

cos (xy) + log (x+y) = 5 ----------- (4)

와 같이 (나 같은 사람은) y 를 x 에 대하여 풀어낼수 없는 경우에는 위에서 같이 정의된 함수는 그냥 (4) 에 의하여 음함수로 정의된 함수라고 부르는수 밖에 더 있겠는가? (그러니 음함수나 양함수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종류인 두가지 함수가 아니요, 똑같은 함수되 나타내는 방법이 다름을 보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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