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대학교에서 수학사 워크샾이 있어서 참석차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은 놀러 한 두번 갔었지만 공부하러는 처음 간 길인데, 하던 가락이 있어서 이번에도 주로 놀다 왔다.


교토가 일본에서는 꼭 가봐야 한다는 곳이어서 궁금하기도 했지만 발표도 하나 해야 해서 조금 신경쓰이는 여행이었다. 여러 분들이 동행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여행을 마쳤다. 교토를 간 길은 오사카 부근의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교토로 왔다. 어떤 호텔 앞에서 내려서 그곳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택시로 우리 호텔로 왔다.


이곳은 매우 저렴한 작은 호텔로 방은 좁지만 깨끗은 하다. 아침 식사가 1050엔에 부페식인데 음식이 괜찮았다. 야채가 많고 육류, 밥, 등과 함께 차와 커피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화려한 호텔의 서양식 식사가 아니라 조촐한 일본식 퓨전 식사 정도 된다고 할까. 사진은 찍은 것이 없는 듯. 다른 선생님 사진을 얻어야 하겠다.


호텔은 교토시 3조(条) 구역의 가와라마치(河原町)에 있었다.

첫날은 오후에 나와 교토시 반대쪽의 天龍寺 뒤에 있는 竹林을 보러 갔다. 버스를 타고 갔는데 도착하니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근처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고 올라가서 죽림을 얼른 보고 내려왔다. 죽림 속에는 노노미야(野宮)신사도 있었는데 이 신사는 켄지(原氏)이야기에 나오는 장소라고 써 있었다. 


노노미야 신사의 팻말


내려와서는 버스를 내린 곳의 좀 넓은 개천(이름은 桂川)을 건너 중지도를 지나 개천 건너편의 전철 종점에서 전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4조(기온祇園)에서 스키야키를 먹고 왔다.


둘째 날은 교토를 보기로 했는데 날이 너무 더웠다. 여러 곳을 보기로 했지만 결국은 두 군데를 보았는데 오전에는 키요미즈데라(淸水寺)를 보고 오후에는 킨카구지(金閣寺)를 보았다. 청수사는 한참 걸어서 올라갔고 절 앞에는 많은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아마 본당이겠지? 옆에서 본 받침 구조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지붕은 삼나무를 잘게 찢어서 초가처럼 얹었다고 홍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돌아 내려오다 빙수를 한 그릇씩하고 홍교수님은 학회 시작을 보러 가셨고 나머지는 아래로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 앞에 맛있는 소바 집이 있다고 해서 거기 가서 소바를 먹었는데 어두워 흔들려서 사진이 엉망. 국물은 소바마다 맛이 달랐는데 모두 맛있었고 우리는 잘못해서 대부분 온면을 먹었다. (온면도 맛있는 집.)



금각사 구경을 끝내고 우리는 집에 돌아왔는데 내일 발표를 준비하는 목표. 다른 이들은 조금 더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저녁때 다시 만나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가려했던 곳이 만원. 그래서 옆에 있는 경양식집에서 간단한 요기 거리 몇 개와 맥주 세 조끼로 저녁을 대신하고 잤다. 


다음 날은 발표날이어서 하루 종일을 교토대에서 보냈다. 유명한 연구소인 RIMS에서 하는 워크숍이지만 그날은 RIMS 입학생들이 입시를 본다고 해서 그 옆의 더욱 훌륭한 Maskawa 빌딩을 사용했다. 오전에 조금 앉아서 준비를 하고,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고 오후에는 한국 산학에 대한 발표를 듣고 또 발표를 했다. 저녁에는 만찬이 준비되어 있어서 만찬장까지 걸어가서 괜찮은 부페 만찬을 했다.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듯.


유명한 RIMS 입구이다.


즐거운 만찬장 분위기.


다음 날은 나라(奈良)다. 나라까지는 기차를 타고 갔고 거기서도 결국 두 군데를 보았는데 첫번째는 토다이지(東大寺)이고, 두번째는 호류지(法隆寺)이다. 토다이지는 매우 더운 시간에 들어갔고 정말 큰 건물과 부처상을 모신 것이었다. 조금 일본식이라고 생각되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점심시간이 가까워와서 역 근처에서 부페식 점심을 먹었다. 더위에 지쳐서 점심을 먹고 근처의 커피샵에서 앉아서 몸을 식히고 나서 법륭사를 향해 떠났다. 기차를 타면 편한 것을 버스를 타서 시간이 꽤 걸려서야 도착했는데 여기는 일본 분위기는 없지 않지만 꽤 편안한 느낌인 것이 한국에 온 것 같기도 하였다. 기분 좋게 본관과 동원을 보고 나니 막차시간이다. 서원의 건물 한두개는 포기하고 버스, 기차타고 교토로 돌아왔다. 



법륭사의 마당이다.


법륭사는 담징(맞나?)이 그렸다는 금당 벽화가 유명한 곳이고 바로 옆에 금당이 있다. 많이 지워져가는 벽화를 철창 밖에서만 볼 수 있었고 뒷뜰로 가니 쇼오토쿠(聖德) 태자의 업적을 기려 만든 박물관이 백제 이름을 달고 있었다. 

JR 교토역에 도착해서 소바 등으로 저녁을 마치고 호텔에 와서 잤다.


다음날은 귀국일. 오전에 홍교수님 등은 학회 closing을 보러 가셨고 나는 한 두가지 souvenir를 사고 짐을 싸니 시간이 다 됐다. 점심은 오무라이스였고 모두 모여 버스타고 떠나서 간사이 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집에 온 것은 밤 9시 경인듯.


이정도 여행도 이제는 힘이 들다. 엄청 많이 걸어서 나중에는 아침부터 다리가 아팠는데... 그래도 커다란 관광명소를 잘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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